'원 더 우먼' 철부지 남편 송원석 "로코 도전하고 싶어요" [스경X인터뷰]

하경헌 기자 2021. 11. 2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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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SBS 드라마 ‘원 더 우먼’에서 한성운 역을 연기한 배우 송원석. 사진 스타하우스 엔터테인먼트


배우 송원석에게 2021년은 잊히지 않는 한 해다. 물론 연기생활을 시작한지는 햇수로 10년이 돼 가지만 비로소 자신의 연기가 대중에게 어떻게 가 닿는지에 대한 체험을 했기 때문이다. 배우라는 사람은 자신 만의 만족을 위해 골방에서 혼자 다른 사람을 연기하지 않는다. 그 연기가 보는 사람에게 무언가 의미를 남기고, 어떤 가치를 만들기 때문에 연기를 하는 것이다. 송원석은 드라마 ‘원 더 우먼’을 통해 그러한 체험을 했다.

지난해 TV조선의 드라마 ‘8년’을 마치고 올해 송원석이 도전한 작품은 SBS ‘홍천기’와 ‘원 더 우먼’이었다. 공교롭게도 두 작품이 ‘홍천기’의 막바지와 ‘원 더 우먼’의 초반이 겹쳐 그는 같은 시간 ‘홍천기’의 무사 무영과 ‘원 더 우먼’의 뺀질뺀질한 한성운으로 함께 살았다. 특히 ‘원 더 우먼’의 한성운은 조금 더 임팩트가 있는 역할이었다. 무려 주인공인 강미나 역 이하늬의 극중 남편이었으며, 이하늬가 조연주라는 사실을 알게 된 후에도 그 곁에서 머무는 역할을 맡았다.

“실제 ‘홍천기’의 마지막 부분과 ‘원 더 우먼’의 초반 촬영이 살짝 겹쳤어요. 사극 톤의 대사와 현대극 톤의 대사를 오가느라 살짝 긴장했었죠. ‘원 더 우먼’의 경우에는 ‘홍천기’를 찍고 촬영 전날 예능을 보면서 마음을 홀가분하게 비우고 촬영해 좋은 컨디션으로 임할 수 있었습니다.”

그가 연기한 한성운은 전형적인 마마보이에 무능력한 재벌가 아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원래 극중 재벌가인 한주가의 둘째 아들이었지만 큰 아들이자 형이 사망했고 겉으로는 가문의 권력다툼에 큰 관심이 없는 듯 한량같은 삶을 산다. 하지만 누나 한성혜(진서연)가 본색을 드러내자 강미나를 연기하는 조연주를 알아채고 전략적 동맹을 제안했고 결국 목숨은 부지한다. 눈치는 있지만 기본적으로 화려한 삶을 좋아하며 강미나와는 정략결혼 상태라 바람도 아주 대놓고 피운다.

SBS 드라마 ‘원 더 우먼’에서 한성운 역을 연기한 배우 송원석. 사진 스타하우스 엔터테인먼트


“한성운이라는 캐릭터가 그렇게 살 수밖에 없는 이유를 설정해두고 초반에 캐릭터 분석을 시작했어요. 드라마에선 많이 나오지 않았지만 누나 하성혜가 돈과 권력을 위해서는 뭐든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형의 죽음에 대해 알게 되면서 누나가 회사를 차지한다면 자신에게도 두려운 일이 생길 거란 걸 직감하죠. 그런 느낌으로 캐릭터를 만들었습니다.‘

극 초반 강미나를 무시하던 한성운은 조연주의 성격이 드러나자 서서히 매력을 느끼고 조력자를 자처한다. 하지만 결국 조연주로 정체가 드러난 후에는 한승욱(이상윤)과 이뤄진다. 송원석은 “18회까지만 드라마가 연장됐다면 한성운과 강미나가 이혼은 안 했으니,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고 웃었다.

모델로 경력을 시작한 송원석은 2012년 드라마 ‘아랑 사또전’, 영화 ‘댄싱퀸’ 등에 거푸 출연하면서 배우로 노선을 바꿨다. 다른 모델 출신 배우들이 기본기의 부족으로 배우로서의 안착에 애를 먹는데 반해 190㎝에 육박하는 훤칠한 키에 빼어난 외모를 가졌지만 배우로서의 발성과 발음에 강점을 보이는 송원석은 빠르게 각종 드라마에서 주연급으로 안착했다. 특히 2019년 KBS2 드라마 ‘하나뿐인 내편’에 이태풍 역으로 출연하면서 인지도를 크게 올렸다.

“시청자들의 마음속 이야기를 대변하고 공감해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 연기를 꿈꿨어요. 그런데 연기를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몰라서 고민을 하던 차에 모델 오디션 프로그램을 알게 돼 모델로 먼저 입지를 쌓자는 생각에 모델로서의 경력을 시작했죠. 제 자신에게는 많이 엄격한 편이었지만 이번 ‘원 더 우먼’을 마치고나서는 좀 칭찬을 해주고 싶었어요. 많은 사랑과 응원 덕에 노력이 조금이나마 빛을 발한 것 같습니다. 힘들기도 했고, 즐겁기도 했던 지난 10년이 있어 지금이 있는 것 같아요.”

SBS 드라마 ‘원 더 우먼’에서 한성운 역을 연기한 배우 송원석. 사진 스타하우스 엔터테인먼트


송원석은 벌써 차기작으로 SBS ‘사내 맞선’에 캐스팅돼 내년 방송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에는 부드러운 성격의 셰프 이민우를 연기한다. 지금까지는 선이 날렵한 외모로 이지적이거나 악역을 연기하기도 했었는데 조금 다른 이미지 변신도 가능할 듯하다.

“사랑이 이뤄지는 로맨틱 코미디에 꼭 도전하고 싶어요. 제 얼굴이 어찌 보면 순하고, 어찌 보면 강해 보여 다양한 이미지가 있다고 하시더라고요. 장르에 구애받지 않는, 다양한 연기를 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큰 성취감을 줬던 한성운 배역과도 헤어져야 한다. 마지막으로 남길 말은 있을까.

“성운아, 나도 네 아픔에는 공감하고 조금은 이해가 돼 하지만 바람은 피우지 말자. 잘하자.”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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