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함께한 전략비축유 방출, 치솟는 국제유가 잡을까

김현 특파원 2021. 11. 24. 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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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사회 함께 한 4번째 전략비축유 방출..중국 첫 참여 의미
단기적 대책 불과 지적 많아..해법은 주요 산유국 적극 증산
미국이 12월 중하순부터 전략적 비축유 5000만 배럴을 방출한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영 기자

(워싱턴=뉴스1) 김현 특파원 = 미국을 중심으로 한 주요 석유 소비국들이 공동으로 전략비축유를 방출하기로 결정하면서 거침없이 치솟고 있는 국제 유가를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백악관은 23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전략 비축유 5000만 배럴 방출을 발표했다. 백악관은 조 바이든 대통령의 공조 요청에 따라 한국을 비롯한 중국과 인도, 일본, 영국 등이 비축유 방출에 동참할 것이라고 밝혔다. 비축유 방출은 12월 중하순부터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백악관은 "이날 발표는 국민들의 비용을 절감하고 미국의 강력한 경제 회복을 지속하기 위해 자신의 권한에 있는 모든 것을 다하겠다는 대통령의 약속을 반영한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은 그간 20여차례 전략비축유를 방출한 적 있다.

로이터통신 및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을 중심으로 한 국제 사회가 공동으로 전략 비축유 방출을 한 것은 이번이 4번째다.

처음은 지난 1991년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을 계기로 걸프전인 일명 '사막의 폭풍(Desert Storm)'이 시작됐을 때였다. 걸프전으로 당시 유가로 급등하자, 미국은 전략비축유 3375만 배럴의 방출을 결정했다. 이로 인해 유가가 급속히 안정되자 미국의 방출량은 1730만 배럴에 그쳤었다.

두 번째는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미국을 강타해 맥시코만 일대의 정유시설이 파괴되면서 석유 수급난으로 유가로 급등하자, 당시 미국 등 26개국 회원국이 가입된 국제에너지기구(IEA)는 6000만 배럴의 비축유를 풀었었다. 당시 미국은 1100만 배럴을 방출했었다.

세 번째는 지난 2011년 리비아 내전 등으로 원유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유가가 오르자 IEA는 6000만 배럴을 방출하기로 합의했다. 당시 미국은 가장 많은 3000만 배럴을 풀기로 했으며, 한국도 346만 배럴을 방출한 바 있다.

3차례의 전략비축유 방출이 IEA 주도로 성사된 것과 달리 이번은 미국의 주도로 주요 석유소비국들이 자율적으로 방출을 결정했다. 특히 미국과 함께 G2(주요 2개국)로 분류되는 중국이 국제 사회의 비축유 방출에 동참했다는 것은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이처럼 미국 등 국제사회가 비축유 방출에 나선 것은 국제 유가의 상승세가 심상치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재 원유 선물 가격은 고공 행진 중이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지난달 26일 배럴당 84.65달러로 7년래 최고가를 찍은 이후 다소 하락했지만 여전히 80달러 안팎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22일 기준 북해 브렌트유 1월물도 81센트(1.03%) 올라 배럴당 79.70달러 수준이다.

미 에너지부 자료에 따르면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 이후 12개월 동안 휘발유 가격은 61% 상승했고, 지난주에는 무연 휘발유의 전국 평균 가격이 갤런당 3.40달러를 기록했다. 추수감사절과 크리스마스까지 이어지는 연말 휴가철과 겨울을 앞두고 휘발유와 난방유 가격은 지난 2014년 이후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021년 11월23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미국 전략비축유에서 원유 5000만 배럴을 방출한다고 발표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김현 특파원

국제 사회가 비축유 방출에 나섰지만, 치솟고 있는 국제 유가를 잡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관측이 대체적이다.

WSJ는 “석유 공급을 늘리면 운전자들의 기름값이 낮아져야 하지만, 보장은 없다”면서 “선물 시장은 복잡하고 가격은 여러 가지 이유로 움직인다. 원유가격이 하락하더라도 휘발유 가격이 따라갈 것이라거나 그렇게 되더라도 빨리 따라간다는 보장은 없다”고 밝혔다.

스티븐 넬리 미국 에너지정보청(EIA) 청장 대행은 지난주 상원 위원회에서 비축유 방출이 가격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궁극적으로 그 영향은 상대적으로 단기적일 것”이라며 “그것은 얼마나 방출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번 비축유 방출은 단기적인 대책일 뿐 근본적으로는 산유국들이 적극적인 증산에 합의해야 한다는 의견이 중론이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원유 생산을 줄인 주요 산유국들은 증산에 소극적인 상황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 플러스'(OPEC+)는 이달 초 미국의 증산 요구를 거부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전략비축유 방출 발표에도 불구하고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대비 1.75달러(2.3%) 오른 배럴당 78.50달러에 거래됐다.

gayunlov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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