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의 권위, 잃어버린 4년 [우보세]

박준식 기자 2021. 11. 24. 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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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그러나 금리 사례에서 보듯 굳이 체벌하지 않고 경고만으로도 이렇게 시장을 닦고 조일 수 있다.

이런 장면들을 보고 있자니 지난 4년 동안은 대체 뭘 했던 것일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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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보는 세상]

[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가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서울=뉴스1) 송원영 기자 = 이찬우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이 19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은행 가계대출 금리 운영현황 점검회의'에 참석하고 있다.이날 회의에서는 최근 급격하게 치솟은 대출 금리와 관련해 금리 산정체계를 점검할 전망이다. 2021.11.19/뉴스1


금융권 수장에 대한 적폐몰이와 불완전 상품판매 책임제재가 법정에서 하나둘씩 근거 없음으로 결론나고 있다. 여론을 의식해 누군가는 책임져야 한다며 제재를 남발했던 정권 초기 당국자들의 결정은 결국 공허한 삿대질이었다는 얘기다. 지난 4년간 득을 본 건 취업준비생이나 금융소비자도 아니고 법정을 분주히 오가며 시간당 65만원 이상 수입을 올린 변호사들이었을 뿐이다.

전 정권에서 뽑힌 특혜채용 금수저들을 솎아내겠다던 선한 동기(?)는 금융권 취업시장의 틈새를 더 조였다. 수십억 자산가가 투자한 파생상품을 두고서도 불완전 판매라고 배상케한 결정은 소비자들의 모럴해저드만 증폭시켰다.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엔 365일 배상하라는 데모가 끊이질 않는다.

단순히 시장의 순기능에 적절히 맡기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일을 잘 고치지 못할 거면서 손을 대면 부작용만 나타난다. 비정부기구(NGO) 출신 전임 당국책임자는 "내가 이 자리에서 그 정도 결정도 못 내리냐"고 허세를 부렸지만 결국 무리한 제재는 그 직책의 권위만 추락시킨 결과로 돌아왔다.

아쉬움이 크게 남는 4년을 지나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의 책임자는 노련한 관료들로 채워졌다. 집권 내내 집값을 잡지못해 민심을 잃은 정권은 이제서야 국토교통부와 국세청을 통한 조절 레버가 오작동만 일으킨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임기의 8할을 보내고 나서 대통령은 금융 레버를 손에 쥐었다. 부동산을 자기 돈만으로 사는 사람은 드무니 레버리지라는 무기를 뺏겠다는 것이다. 당장 집값을 잡지는 못해도 잠시 억누르는 방편이 될 수 있지만 하책이다.

금융위가 시작한 대출규제책은 코로나 이후 찾아올 인플레이션과 미국 금리인상에 대비해 가계부채 증가속도를 더디게 한다는 논리에 근거한다. 하지만 그런 대의명분보단 임기말 정권 재창출을 위한 집값잡기 목적이 더 크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대통령 스스로도 21일 "부동산 문제에 대해 만회할 수 있는 긴 시간이 없을진 모르겠지만, 적어도 다음 정부까지 어려움이 넘어가지 않도록 해결의 실마리는 확실히 임기 마지막까지 찾도록 하겠다"고 공언했다.

명분으로나 실리로나 정권이 고육지책을 선택한 건 분명한데, 문제는 시장의 반응이다. 대출 주체인 은행들은 정부의 총량규제를 핑계로 소비자들에게 금리 덤터기를 씌우고 있다. 당국은 대출 총량규제가 어제오늘 이뤄진 것이 아니라고 발뺌하지만 은행의 과잉대응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 그렇지 못했다면 무능한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건 4년 내내 티격태격하던 금융위와 금감원이 보조를 맞추고 있다는 사실이다. 고승범 위원장이 가계부채를 조이기 시작하자, 정은보 원장은 '퍼펙트 스톰'이 온다고 맞장구를 쳤다. 대출금리가 급등하자 이찬우 수석부원장은 은행들 산정내역을 들여다보겠다고 구두개입을 시작했다. 은행들은 축소했던 우대금리를 매만진다.

사실 완벽한 정책은 없다. 부작용은 언제나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금리 사례에서 보듯 굳이 체벌하지 않고 경고만으로도 이렇게 시장을 닦고 조일 수 있다. 그게 선수들의 역할이다. 이런 장면들을 보고 있자니 지난 4년 동안은 대체 뭘 했던 것일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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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식 기자 win047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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