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비축유 5천만배럴 방출"..한·중·일·인도 동참

박하얀 기자 2021. 11. 23. 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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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치솟는 세계 유가 안정 위해 주요 석유 소비국 조율 첫 사례
한국은 2011년 이후 10년 만 “한·미 동맹 중요성 등 고려해”

세계적으로 치솟는 유가 안정을 위해 미국과 중국, 인도, 한국, 일본 등이 비축유 방출에 나섰다.

백악관은 23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조 바이든 대통령이 유가를 잡기 위해 전략비축유(SPR) 5000만배럴 방출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번 조치가 중국, 인도, 한국, 일본, 영국 등의 비축유 방출과 맞춰 진행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미국이 다른 주요 석유 소비국과 조율해 비축유 방출을 결정한 첫 사례다.

백악관은 5000만배럴 가운데 3200만배럴은 에너지부가 앞으로 수개월간 방출하고 향후 수년간 비축유를 다시 채우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머지 1800만배럴은 앞서 의회가 판매를 승인한 석유의 일부가 방출된다. 제니퍼 그랜홈 미국 에너지부 장관은 성명을 통해 “이 조치는 노동자 가족의 비용을 낮추고 경제 회복을 지속하기 위해 가능한 수단을 사용하겠다는 대통령의 약속을 강조한다”고 말했다.

전미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미국 전역의 일반 무연 휘발유 평균 가격은 갤런당 3.409달러로 7년 만의 최고치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은 세계 최대 규모인 7억2700만배럴의 전략 비축유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미국에서 90일간 소비할 수 있는 규모다.

미국의 공조 요청에 인도 등이 동참을 선언했다. 인도 석유·천연가스부(이하 석유부)는 23일 보도자료를 통해 “인도는 전략 비축유 중 원유 500만배럴을 방출하는 데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석유부는 “이번 방출 조치는 미국, 중국, 일본, 한국 등 주요 국제 에너지 소비국과 협의하에 동시에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석유부는 이어 인도는 석유 공급이 산유국에 의해 인위적으로 조정돼 가격 상승과 부정적 결과를 초래하는 데에 계속해서 우려를 드러내 왔다고 덧붙였다. 인도는 산유국이지만 워낙 수요가 많아 세계 3위의 석유 수입국이기도 하다. 인도는 현재 동부와 서부 등 3곳의 저유시설에 국내 수요의 약 9일분에 해당하는 3800만배럴의 원유를 비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도 비축유 방출에 동참하기로 결정했다. 정부의 비축유 방출은 리비아 내전 발발로 국제 유가가 급등했던 2011년 이후 10년 만이다. 외교부는 이날 “최근 급격하게 상승한 국제 유가에 대한 국제 공조 필요성, 한·미 동맹의 중요성 및 주요 국가들의 참여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미국의 비축유 방출 제안에 동참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부 관계자는 “국제에너지기구 국제공조에 따른 방출 사례와 유사한 수준에서 방출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은 2011년 리비아 내전 당시 비축유의 약 4% 수준인 346만배럴을 방출한 바 있다.

일본 정부도 비축한 석유를 방출하기로 방침을 굳혔다고 NHK가 이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우선 수일분의 비축유를 방출하고 이후 추가 방출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주요 산유국들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에너지 수요가 급감하자 생산량을 대폭 줄였다. 하지만 경기가 회복되면서 수요가 급증했음에도 생산량을 확대하지 않고 있다.

박하얀 기자 whit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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