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기업은행 내홍 사태 '점입가경'

최희진 기자 2021. 11. 23. 21:39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경향신문]
조송화 임의해지 강행하려다 ‘반려’ 망신
감독 대행 김사니는 “서남원 감독이 폭언” 주장I

IBK기업은행 김사니 감독대행(위 가운데)이 23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흥국생명과의 원정경기에서 선수들에게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한국배구연맹 제공
본인 동의 안 받고 공문…무단 이탈 조송화, 감독 경질되자 ‘복귀 희망’
구단 “함께할 수 없어” 입장 확고…대행체제 첫 경기 승리 ‘꼴찌 탈출’

내홍에 빠진 여자프로배구 IBK기업은행이 사태의 장본인 조송화(28)의 임의해지를 본인 동의 없이 강행하려다가 서류 미비로 반려당하는 망신을 샀다. 조송화와 함께 팀을 이탈했던 김사니 코치는 감독대행으로 복귀해 “서남원 감독에게 폭언을 들었다”며 책임을 서 전 감독에게 돌렸다.

한국배구연맹은 23일 “IBK기업은행으로부터 접수한 선수 임의해지 공문을 반려키로 했다”고 밝혔다. 연맹은 “공문 내용을 검토한 결과 선수가 서면으로 신청한 자료가 포함되지 않아 이는 관련 규정에 의거, 서류가 미비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6월 새로 도입된 프로스포츠 표준계약서에 따르면 임의해지 시 구단이 아닌 선수가 먼저 서면으로 신청하도록 하고 있다. IBK기업은행 사무국은 이 규정을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조송화의 서면 신청서 없이 배구연맹에 임의해지를 신청했다. IBK기업은행 관계자는 “선수에게 (임의해지에 관한) 구두 동의를 여러 차례 받았기 때문에 배구연맹에 임의해지를 신청했던 것”이라며 “그(서류) 부분에서 우리가 부족했다”고 말했다.

조송화는 서남원 감독의 지도 방식에 불만을 품고 지난 13일 팀을 이탈했고, 구단 설득으로 복귀했다가 16일 페퍼저축은행전 이후 다시 팀을 나갔다. 구단은 지난 21일 서 감독을 경질했고, 22일 오후 구단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조송화의 임의해지를 결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그러나 임의해지는 구단의 일방적인 결정이었고, 조송화는 서면 신청서를 제출하지 않았던 것이다. 서 감독이 재직하던 당시 ‘배구를 포기하겠다’던 조송화는 서 감독이 경질되자 팀 복귀를 희망하고 있다. 구단 관계자는 “선수에게 보완을 요청했으나 심적 변화로 본인은 임의해지 신청서를 쓸 수 없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구단의 입장은 완고하다. IBK기업은행은 이날 오후 입장문을 내고 “조송화와 함께할 수 없다는 구단의 입장은 변화가 없으며, 이와 관련해 관계규정에서 정하는 바를 감안해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송화가 팀을 이탈할 때 함께 구단을 떠났던 김사니 코치는 이날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V리그 여자부 흥국생명전에서 감독대행으로 지휘봉을 잡았다. 김 감독대행은 자신이 팀을 떠났던 이유에 대해 “조송화가 팀을 이탈하자 서 감독님이 화가 많이 났다. 모든 선수와 스태프가 있는 상태에서 나에게 화를 내시면서 이 모든 걸 책임지고 나가라고 하셨고 모욕적인 말들과 폭언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감독과 대화로 풀 생각은 없었냐’는 질문에, 당시 어린 후배들도 자신이 서 감독에게 혼나는 것을 보고 있었다면서 “제가 지금까지 쌓아놓은 업적이 있다. 이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김 대행 체제로 치른 첫 경기에서 IBK기업은행은 홈팀 흥국생명을 세트 스코어 3-0(25-21 25-18 27-25)으로 꺾고 2승째(8패)를 올리며 최하위에서 탈출했다.

<인천 | 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