끼니 때우는 음식 아닌 '요리' 한 끼..간편식 통념 바꾼 '피코크'
[경향신문]
피코크가 올해도 두 자릿수 신장세를 기록하며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그 배경에는 인기 제품도 과감히 리뉴얼하는 끊임없는 제품 혁신이 자리 잡고 있다.
이마트가 지난 1월부터 10월까지 실적을 분석한 결과 피코크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증가하며 지난해 연매출인 32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 브랜드 탄생 이후 7년 만에 연매출 3000억원 고지를 밟은 데 이어 올해도 고성장세를 이어나가고 있는 것이다.
2013년 대형마트의 자체브랜드(PB)로 시작한 피코크는 기존 유통업체 PB제품에 대한 통념을 뒤엎은 브랜드로 평가된다. 일반적으로 PB제품이라고 하면 시중 NB(National Brand)제품 대비 저렴한 가격에 중점을 두게 마련이지만 피코크의 경우 론칭 초기부터 프리미엄을 지향해 우수한 품질과 뛰어난 맛을 알리는 데 중점을 뒀다.
피코크의 품질 및 맛에 대한 고집은 다양한 사례에서 찾아볼 수 있다.
■베스트셀러·스테디셀러도 고객이 원한다면 과감히 리뉴얼
2013년 첫선…고급진 입맛 저격
작년 연매출 3200억원 ‘폭풍성장’
올 10월까지 이미 작년 매출 돌파
히트상품 ‘오뎅식당 부대찌개’ 등
실제 맛집 찾아가 먹는 풍미 구현
피코크는 지난 6월 피코크 오뎅식당 부대찌개(870g)를 리뉴얼 출시했다.
피코크 오뎅식당 부대찌개는 피코크가 유명 맛집과 손잡고 선보인 고수의 맛집 상품 중 하나다. 의정부 명물로 자리 잡은 부대찌개 골목의 원조인 60년 전통 노포 ‘오뎅식당’과 협업해 개발한 상품으로 3대에 걸쳐 지켜온 비법 레시피를 재현한 양념장에 다진 소고기·햄·두부·채소 등이 어우러져 깊고 진한 맛을 낸다.
피코크 오뎅식당 부대찌개는 지난해 4월 출시 이후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연말까지 피코크 전체 매출 2위에 오르는 호실적을 거뒀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외식이 어려워지며 RMR(Restaurant Meal Replacement)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고, 유명 맛집인 오뎅식당의 부대찌개를 가까운 이마트에서 사다가 손쉽게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부각됐기 때문이다.
이에 힘입어 피코크 오뎅식당 부대찌개는 출시 후 1년 만에 30만개가 넘는 판매고를 기록하며 피코크 매출 톱3에 이름을 올렸다.
이처럼 잘나가던 제품이지만 피코크 밀키트 담당자인 김범환 바이어는 제품을 리뉴얼하는 선택을 내렸다. 고객들이 많이 찾는 상품일수록, 더 나은 맛과 품질을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김범환 바이어는 상품 출시 후 고객들의 상품평을 면밀히 모니터링했으며 오뎅식당 측은 물론 피코크 비밀연구소 소속 셰프와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총 5개월간 상품의 리뉴얼 연구에 착수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올 6월 리뉴얼 출시한 피코크 오뎅식당 부대찌개의 가장 큰 특징은 원조 오뎅식당이 사용하는 레시피에 한층 더 가까운 형태로 제품을 업그레이드했다는 것이다.
우선 기존에 사용되던 당면을 라면 사리로 대체했다. 고객의 상품평과 후기를 통해 대다수의 고객들이 라면을 추가해 먹는다는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이에 라면으로의 사리 변경을 오뎅식당 쪽에 제안했고, 오뎅식당 매장에서 실제로 사용되는 전용 사리면을 도입하게 됐다.
밀키트 구성품인 소시지와 김치도 오뎅식당에서 사용하는 재료와 동일한 것으로 바꿨다. 소시지는 국내산 돈육으로 만들어 우수한 맛과 식감을 자랑하고, 오뎅식당 부대찌개 맛의 비법 중 하나로 평가받는 숙성 김치 역시 얼큰한 맛을 더해준다.
햄도 마찬가지로 시판되는 제품 중 돈육 함량(92.4%)이 가장 높은 제품이자 오뎅식당에서 실제로 사용하는 스팸으로 바꿨다. 이와 함께 고객들에게 리뉴얼 된 오뎅식당 부대찌개가 실제 매장에서 먹는 것과 같은 맛을 제공한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라면사리·숙성김치·스팸에는 오뎅식당 이름을 넣었다. 소시지에는 ‘본 제품은 오뎅식당 전용제품으로 매장에서 드시는 소시지와 같습니다’라는 문구도 삽입했다.
이처럼 리뉴얼 과정을 거쳐 새로이 탄생한 피코크 오뎅식당 부대찌개는 출시 초기에 버금가는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 6월부터 10월까지 피코크 오뎅식당 부대찌개 매출은 전년 대비 43.6% 신장했으며 피코크 밀키트 매출순위 1위에 올랐다.
오늘날의 피코크를 있게 해 준 주인공인 국·탕·찌개류도 최근 대대적인 리뉴얼을 거쳐 새로운 상품으로 거듭났다.
피코크 미역국, 피코크 육개장, 피코크 소고기무국 등은 2013년 피코크 초기 라인업으로 출시돼 피코크 인지도를 높이고 오늘날의 피코크가 있게 해 준 상품들이다. 밥 반찬으로 꾸준히 먹게 되는 상품인 만큼 꾸준한 매출을 올리며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고 있다.
위 제품들의 리뉴얼 방향은 건강 식단을 선호하는 오늘날의 소비자 트렌드 반영이다. 피코크는 최근 ‘건강한 간편식-정갈한 국, 진한 탕, 우리집 찌개’라는 모토로 국·탕·찌개류 리뉴얼 작업을 진행해 총 25종의 상품을 새단장했다.
이 과정에서 나트륨을 평균 16.9% 저감했으며 5가지 첨가물(D-소르비톨·글루코노델타락톤·수크랄로스·아세설팜칼륨 등)을 뺐다. 제품에 들어가는 고형물을 평균 4.1% 증량해 단백질 함량도 강화했으며 콜레스테롤 수치도 낮추는 데 주력했다.
매년 20만개가량 판매되는 피코크 대표 상품 ‘피코크 진한 육개장’은 쇠고기와 대파 등 재료의 함량을 늘리고 L-글루탐산나트륨(향미증진제), 복합조미식품을 빼 재료 고유의 맛을 살렸다. 이를 통해 나트륨을 2043㎎에서 1880㎎로 8%가량 낮췄고 고단백(18g), 저트랜스지방(0.7g), 저칼로리(180㎉) 육개장으로 새롭게 태어나 더욱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피코크 정갈한 시금치된장국’은 소비자 리뷰를 반영해 집에서 끓일 때처럼 두부를 추가해 단백질 함량을 7g에서 11g로 57% 높이고 L-글루탐산나트륨(향미증진제), 복합조미식품 대신 국간장을 더해 나트륨을 2460㎎에서 1384㎎으로 56% 낮췄다. 덕분에 한층 건강한 제품으로 거듭났을 뿐 아니라 집에서 끓인 듯한 깔끔한 맛도 구현할 수 있었다.
이외에도 피코크 우리집 찌개류 대부분이 두부 및 고기 함량을 늘려 고단백 식품으로 거듭나게 됐다.
■고객의 진솔한 의견·객관적 평가 위해 고객 평가단 운영…이화학평가 역량도 갖춰
잘나가는 상품도 과감한 리뉴얼
끊임없는 혁신으로 식탁 점령
피코크는 바이어 및 셰프들로 구성된 사내 관능평가단은 물론 좀 더 객관적인 평가를 위한 피코크 고객 평가단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고객 평가단은 분기별로 운영되며 피코크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피코크 클럽 회원 중 50명을 선정한다. 매월 2~3개의 상품이 평가 대상에 오르며 고객 평가단은 조리난이도·맛·향·질감·외관 등 다양한 요소들을 정량적으로 평가하게 된다.
피코크는 이러한 자료를 기반으로 고객들의 진솔한 의견과 객관적 평가를 확보할 수 있으며 리뉴얼 필요 여부나 개선점을 확인하기 위한 지표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또 이마트 본사 9층에 위치한 피코크 비밀연구소에는 이화학평가를 위한 다양한 장치, 설비가 마련돼 있어 피코크 제품의 당도·산도·염도·점도 등을 측정할 수 있다. 여기서 측정된 데이터 역시 피코크 제품 품질유지 및 개선을 위한 객관적 근거로 사용된다.
■고객들의 피코크 브랜드 로열티도 높아져…10명 중 6명 이상 재구매
이마트 고객 2명 중 1명 구매 경험
구매 고객 10명 중 6명 이상 재구매
이처럼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진화하는 피코크 제품은 고객들의 브랜드 로열티도 높이는 효과를 낳고 있다.
이마트가 올 1월부터 10월까지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피코크를 구매한 이력이 있는 고객들의 비중(침투율)이 지난해(1~10월) 50.0%에서 올해 52.7%로 2.7%P 증가해 고객 중 절반 이상이 피코크 구매 경험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고객들의 피코크 재구매율도 60.4%를 기록했으며 9개월간 평균 피코크 구매 횟수도 3.57회에서 3.87회로 늘어났다. 마찬가지로 고객 1인당 구매액을 뜻하는 객단가 역시 25.2%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피코크를 구매하는 신규 고객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으며 기존에 피코크를 구매하던 고객도 피코크 구매를 지속적으로 늘려나가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최현 이마트 피코크 담당은 “피코크는 외형 성장에 안주하지 않고, 기존 제품을 대상으로 지속적인 품질·맛 검증작업을 실시하고 있다. 이를 통해 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제품은 리뉴얼에 착수하게 되며, 올 들어서만 해도 이렇게 리뉴얼에 돌입한 상품 가짓수가 전체 상품군의 10%에 달하는 100여 종에 이른다”고 말했다. 최 담당은 또 “국내 가정간편식 1세대로 평가받으며 가정간편식의 대중화에 앞장서 온 피코크인 만큼 앞으로도 고객의 목소리 및 소비 트렌드 등을 적극 반영해 상품경쟁력을 제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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