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의 미 연준' 시즌2..'인플레 억제' 기조 그대로

워싱턴 | 김재중 특파원 2021. 11. 23.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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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바이든 “연속성…의장 유임”
‘진보’ 브레이너드 부의장으로
적정한 경기회복 유지가 관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차기 의장으로 제롬 파월 현 의장(68·왼쪽 사진)을 다시 지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의해 지명돼 2018년부터 재직해온 파월 의장을 유임시킨 것이다. 인플레이션 대응과 노동시장 관리를 위한 정책적 연속성에 방점을 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파월 의장을 연준 의장에 재지명하고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59·오른쪽)를 연준 부의장에 지명한다고 발표했다.

백악관은 성명에서 “파월 의장은 근대 역사상 가장 큰 경제 하강과 연준의 독립성에 대한 공격을 포함한 전례 없이 도전적인 시기에 지속적으로 리더십을 발휘했다”면서 “브레이너드는 연준에서 파월과 협력하면서 우리 경제가 튼튼하게 회복하도록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 회견에 참석한 파월 의장은 “고물가는 음식, 주택, 교통 같은 필수품의 높은 비용을 제대로 감당할 수 없는 이들에게 타격을 준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우리는 더 강력한 노동시장을 지원하고 추가 물가 상승이 고착화하는 것을 막기 위한 수단을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브레이너드 부의장 지명자도 업무의 중심에 미국 노동자를 두겠다면서 이는 인플레이션을 낮추고 경제 성장을 지원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내년 2월 임기가 끝나는 파월 의장의 재지명과 브레이너드로의 교체를 두고 장시간 고심을 해왔다. 파월 의장은 공화당 성향이긴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공개적인 금리 인하 요구 등 독립성 훼손 시도를 막아냈고,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경제적 충격 완화에 적절히 대처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다만 엘리자베스 워런 민주당 상원의원으로 대표되는 진보 진영에서는 파월 의장이 은행 등 거대 금융회사에 대한 규제와 기후변화 대응에 미흡했다면서 브레이너드를 밀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현재의 경기 회복 추세를 일관성 있게 이어가기 위해 파월 의장 재지명을 선택했다. 다만 브레이너드 이사를 부의장으로 승진시킴으로써 진보 진영의 요구를 반영하는 모양새를 취했다.

파월 의장이 풀어야 할 과제는 만만치 않다. 연준은 지난해 3월부터 사실상 제로 금리를 유지하고 있는데 인플레이션 우려가 팽배해지면서 금리 인상을 앞당겨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충격이 완전히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너무 빨리 금리를 인상했다가는 경기 회복 추세에 찬물을 끼얹을 수도 있다. 파월 의장으로선 첫 번째 임기 후반에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주력해왔다면 두 번째 임기 초반은 적정한 경기 회복세 유지에 노력해야 한다. 파월 의장 직전에 연준 의장을 지낸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인터뷰에서 “장기적으로 연준은 인플레이션이 풍토병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면서 “파월 의장이 그렇게 할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워싱턴 | 김재중 특파원 herm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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