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년전 백담사로 떠난 날에 세상 등진 전두환..빈소 안팎에는 '소란'

김성진 기자, 조성준 기자 2021. 11. 23.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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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저녁 8시쯤 전두환 전 대통령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 신촌 세브란스 장례식장 특1호실 앞에 취재진이 모여있다. 2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접객실 안에는 저녁 8시 기준 조문객 40여명이 들어가 있다고 전해진다. /사진=조성준 기자.
빈소에 취재진만 북적였다. 23일 숨진 고(故) 전두환 전 대통령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 신촌 세브란스 병원 장례식장에는 조문 첫날임을 고려해도 조문객 수가 많지 않았다. 200명 수용 가능한 접객실에는 저녁 8시 기준 조문객 40여명만 들어찬 상황이다. 일찍이 정치권에서 여권과 야권은 "조문 계획이 없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친구' 노태우 전 대통령이 지난달 숨졌을 때 조문 첫날에 정·재계 인사가 줄을 지었던 것과는 비교되는 대목이다.
33년 전 백담사 향한 날...오늘은 빈소 가는 데 6시간 걸렸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별세한 23일 오후 3시쯤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에서 고인의 시신이 운구차에 실리고 있다./사진=뉴스1
전씨는 이날 오전 8시55분 서울 연희동에 있는 자택에서 사망했다. 전씨의 유족을 대신해 취재진과 만난 민정기 전 공보비서관은 전씨가 아침에 잠에서 깨어나 화장실에 갔다가 쓰러졌으며 그대로 회복하지 못하고 숨을 거뒀다고 설명했다.

공식 사망 원인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하지만 숙환인 다발성 골수종과 무관치 않을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혈액암의 일종인 다발성 골수종은 이른바 '뼈를 녹이는 병'으로 알려져 있다. 전씨는 이 병으로 그동안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서 통원 치료를 받았다고 전해진다.

빈소는 전씨의 자택과 가까운 신촌 세브란스 병원 장례식장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시신 운구에는 예상 밖 긴 시간이 소요됐다. 세브란스 병원에서 코로나19(COVID-19) 확진자가 발생해 병원 직원들이 PCR 검사를 받느라 빈소를 마련하기 어려웠던 것이다.

세브란스 병원이 한때 응급실마저 폐쇄하는 바람에 적어도 오후 4시가 돼야 운구가 이뤄질 거란 관측이 나왔다. 전씨의 시신을 검안하고 의학적 사망 선고를 내릴 의사가 시간 단축을 위해 연희동의 전씨 자택으로 직접 올 정도였다. 병원 측 노력으로 운구는 당초 예상보다 빠른 오후 3시에 이뤄졌다. 전씨가 오전 9시에 사망한 지 6시간 만이었다.
與-野 "조문 계획 없다" 한 목소리
23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故 전두환 전 대통령의 빈소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조화가 놓여져 있다. 이 대표는 이날 조화는 보내지만 조문은 가지 않을 것이라 밝혔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우여곡절 끝에 운구된 전씨의 빈소는 신촌 세브란스 장례식장에서 가장 넓은 지하 2층 '특1호실'에 차려졌다. 평수는 200평으로 장례식장에서 둘째로 큰 특2호실(100평)의 두배 규모다. 당초 다른 유족이 특1호실을 썼으나 오늘 아침 빈소를 옮긴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유족은 본래 작은 빈소를 원했으나 공실이 없어 특1호실을 쓰다가 자리가 비어 빈소를 옮겼다고 전해진다.

가장 넓은 빈소에 들어갔지만 조문 첫날임을 고려해도 정·재계 인사들은 좀처럼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정계에서 여권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송영길 민주당 대표를 비롯해 일찌감치 "조문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야권도 다르지 않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조문 계획은 없다"고 밝혔고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도 입장을 뒤집고 당 공보실을 통해 "조문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다만, 정·재계 인사들의 조화(弔花)는 도착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명박 전 대통령과 이준석 대표, 강창희 전 국회의장, 반기문 전 유엔사무 총장이 조화를 보냈다. 재계에서는 최재원 SK그룹 회장이 조화를 보냈다.
"사죄 없이 숨진 건 파렴치하다" 빈소 앞 시민들 항의
전두환 전 대통령이 사망한 23일 전두환심판국민행동은 빈소가 차려진 서울 신촌 세브란스 장례식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씨가 사죄 없이 세상을 떠나 망연자실하다"고 밝혔다. /사진=뉴스1
장례식장 밖에는 전씨에 항의에 뜻을 전하려는 시민들이 줄지어 한차례 소란도 벌어졌다.

전두환심판국민행동본부는 이날 저녁 6시쯤 장례식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씨가 국민과 역사 앞에 아무런 사죄 없이 세상을 떠나 망연자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회견에 참석한 전태일 열사의 동생 전태삼씨는 "전두환이 사죄 없이 숨진 것을 바라 보는 이 심정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장례식장 앞에는 전씨에 항의하러 온 개인 단위의 시민도 있었다. 전라남도 영암시에서 5시간 차를 타고 왔다는 안충원(20)씨는 "전씨가 적어도 숨을 거두기 전에는 간접적으로라도 5·18 유족을 향한 사과의 제스처를 취할 줄 알았다"며 "오늘 이렇게 아무말 없이 숨진 것은 책임과 도의를 져버린 파렴치한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전씨의 장례는 5일장으로 치러진다. 발인은 오는 27일 오전 8시에 잡혔다. 장지는 결정되지 않았다.

장례는 국가장이 아닌 가족장으로 치러진다. 유족 측이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고 전해진다. 국립묘지 안장에 관해서도 국가보훈처가 "국립묘지법상 국립묘지 안장 배제 대상"이라며 '불가' 방침을 밝혔다고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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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진 기자 zk007@mt.co.kr, 조성준 기자 develop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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