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L에 위기감 느낀 PGA '상금 증액'

2023년 출범.. 톱스타 이동 우려
PO 우승 상금 1800만弗로 상향
15경기 출전 보너스도 신설 예정

패트릭 캔틀레이가 지난 9월 PGA투어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최종전 투어챔피언십에서 우한 뒤 트로피를 들고 활짝 웃고있다. 애틀랜타=EPA연합뉴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한 시즌을 마무리하는 페덱스컵 플레이오프는 ‘쩐의전쟁’으로 불린다. 3개 대회로 치르는 플레이오프에서 페덱스컵 랭킹 1위에 오른 선수가 거액의 보너스 상금을 독식하기 때문이다. 올해는 패트릭 캔틀레이(29·미국)가 2차전 우승에 이어 최종전까지 집어 삼키며 보너스 1500만달러(약 178억원)의 주인공이 됐다.

이런 플레이오프 상금이 대폭 증액돼 내년 우승자는 ‘돈벼락’을 맞을 전망이다. 23일 골프위크는 PGA 투어가 플레이오프 보너스 총상금을 종전 6000만달러에서 7500만달러로 증액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우승 상금도 올해 1500만달러에서 1800만달러(약 214억원)로 대폭 늘게 됐다.

선수들의 인기를 척도로 지급하는 ‘선수 영향력 보너스’ 총액도 4000만달러에서 5000만달러로 늘어 1등 상금은 800만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또 플레이오프 이전 정규 시즌 성적을 토대로 상위 10명에게 주는 ‘컴캐스트 비즈니스 투어 톱10’ 보너스 상금도 1000만달러에서 2000만달러로 껑충 뛴다.

이와 함께 PGA 투어 한 시즌 동안 15개 대회를 출전하면 5만달러를 별도로 지급하는 ‘15경기 출전 보너스’도 신설될 예정이다. 앞서 PGA 투어는 내년 3월 열리는 ‘제5의 메이저’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총상금을 1500만달러에서 역대 최대 규모인 2000만달러로 대폭 올렸고, 우승 상금도 270만달러에서 360만달러로 증액했다. 이는 1150만∼1250만달러 수준인 4대 메이저 총상금을 크게 넘어서는 규모다.

PGA 투어가 이처럼 상금을 대폭 올리는 것은 사우디아라비아 자금으로 2023년 1월 공식 출범을 선언한 프리미어골프리그(PGL)를 겨냥한 조치로 풀이된다. PGL은 남자 골퍼 톱스타 48명만 출전하는 대회로, 8개월간 18개 대회를 개최하겠다고 지난 6월 밝혔다. 매 대회 총상금 2000만달러를 내걸었고 우승자는 400만달러, 최하위도 15만달러를 받게 된다. 올해 마스터스 우승 상금 207만달러의 두 배 가까운 액수를 우승상금으로 내건 만큼 톱스타들이 대거 PGL로 몰려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최현태 선임기자 htchoi@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