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복지원 피해자들 "교사범 전두환, 사과 없이 죽었다..피해자 울분 누구에게 푸나"
[경향신문]
대규모 인권유린 사건이었던 형지복지원 사건 피해자들이 23일 사건 당시 대통령이었던 전두환씨 사망 소식을 듣고 “교사범이 아무런 반성이나 사과 없이 죽었다. 피해자들의 울분은 누구에게 풀어야 하나”라며 울분을 토했다.
이향직 형제복지원 서울경기 피해자협의회 대표는 이날 협의회의 입장을 내고 “형제복지원 사건에서 주범인 박인근은 하나 마나한 미약한 심판을 받은 후 사과없이 죽어버렸다. 전두환과 박정희도 마찬가지”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는 입장문에서 “형제복지원 사건은 1987년 민주화 운동의 시발점이 됐던 박종철 열사의 사망 사건에 묻히면서 사람들의 기억에서 사라졌다”며 “희대의 악인 전두환 사망과 관련해 5·18 사건에만 초점이 맞춰지고 있는 언론들에 형제복지원 피해자들은 서운한 마음을 감추기가 어렵다”고 했다.
그는 “형제복지원 원장 박인근에게 연간 20억원씩 지원했던 전두환은 형제복지원 피해자들에게 있어 원장 박인근 이상으로 악마”라며 “우리 형제복지원 피해자들이 또다시 잊혀질까 두렵다. 전두환 그 악인이 남긴 상흔 중에 형제복지원도 있음을 국민 여러분께서 기억해주시길 간곡히 호소한다”고 했다.
형제복지원 사건은 부산의 형제복지원에서 1975∼1987년 일어난 인권유린 사건이다. 불법감금은 물론 강제노역, 구타, 암매장 등이 자행됐다. 1987년 이곳을 탈출한 사람들에 의해 그 만행이 세상에 알려졌으나 가해자인 박인근 형제복지원 이사장은 업무상 횡령 혐의 등만 인정돼 징역 2년6개월을 받는 데 그쳤다. 박 원장은 전두환 정권으로부터 ‘부랑아 퇴치 공로’를 인정받아 1981년과 1984년 각각 국민포장과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았다. 박 원장에 대한 훈포장은 2018년 7월 박탈됐다.
정원택 서울대민주동문회 공동대표도 이날 녹화·선도공작의문사진상규명대책위원회가 서울 중구 소공로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 앞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녹화·선도 공작의 최종 명령자인 전두환이 사과 한 마디 없이 죽어버렸다”면서 “우리 민주주의가 뿌리를 내리려면 국가폭력에 의한 의문사가 진상 규명되고 책임자가 밝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보라 기자 purp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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