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평>'위드 코로나' 위기와 5가지 대책
노환규 하트웰의원 원장 前 대한의사협회장
단계적 일상회복 시행 불가피
감염 대부분은 실내에서 발생
마스크 쓰기와 환기 가장 중요
거리두기 합리적으로 재조정
신규 중증환자 통계 발표하고
부스터샷 접종 더욱 서둘러야
코로나19의 존재가 세상에 알려진 것은 2년이 채 안 됐다. 그사이 전 세계에서 약 2억6000만 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고, 그 가운데 약 520만 명이 목숨을 잃었다. 100여 년 전 전 세계를 휩쓸었던 스페인 독감 이후 최악의 감염 사태다.
코로나19 등장 후 2년이 가까운 지금 들려오는 암울한 소식 중 한 가지는, 앞으로 코로나19가 인류의 곁에서 쉽사리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사람들은 수년 전 메르스 바이러스가 그랬듯이 코로나19도 어느 날 슬그머니 자취를 감추지 않을까 기대하면서 방역의 통제를 감내해 왔다. 그러나 바이러스의 소멸은 더 이상 기대할 수 없게 됐고,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불편과 생업에 대한 위협으로 더 이상 고강도 방역 통제를 인내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그리고 일상의 자유를 잃은 사람들은 ‘더 이상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우리의 인생을 뺏길 수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코로나19 바이러스와 함께 살아간다는 의미를 가진 ‘위드 코로나’는 이런 배경 아래 나온 조어(造語)다. 코로나 백신이 중증전환율과 사망률을 크게 낮추는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고 백신의 접종률도 높아지자 통제를 지속할 명분도 많이 줄었으며 거리두기의 가장 큰 피해자인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사회적 불만이 커지니 정부로서는 위드 코로나를 시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을 것이다. 이윽고 11월 1일 단계적 일상회복이라는 단어를 사용함으로써 우리나라도 위드 코로나 정책을 시행하게 됐다. 그러자 확진자와 사망자가 증가했다. 예상된 일이었지만, 언론은 이를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정부도 위기가 올 수 있다고 계속 경고하고 있다. 위드 코로나, 대체 어떻게 해야 제대로 할 수 있을까?
첫째, 마스크 제대로 쓰기. 우리나라보다 4개월 앞서 위드 코로나를 선언한 영국은 위드 코로나 선언 이후 4개월 만에 하루 사망자가 10배 폭등해 적잖이 당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사태의 가장 큰 원인을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전면 해제한 탓’이라고 분석한다. 영국은 실내에서의 마스크 착용 의무까지 삭제했는데, 감염은 대부분 실내에서 일어난다. 위드 코로나를 제대로 하려면 마스크는 반드시 써야 한다.
둘째, 의료시설 보완하기. 위드 코로나 선언 이후 입원 대기 중 사망자가 크게 늘고 있다. 감염자와 사망자가 늘어날 때마다 정부는 의료기관에 병상을 만들어내라고 요구해 왔지만, 병상은 갑자기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 더욱이 병원이 코로나19 환자를 위한 병상을 확보할 때마다 다른 환자들이 치료 기회를 놓쳐 죽어 나간다. 코로나 전문시설 마련은 민간 의료기관이 아니라 정부가 지금 당장 화급히 해야 할 일이다.
셋째, 합리적 거리두기 제도. 현재 정부의 방역정책은 일명 ‘쪼개기 예약’을 불법으로 금지하고 있는데, 옆 테이블 사람과 모르는 사람이면 괜찮고 아는 사람이면 안 된다는 것이다. 바이러스는 아는 사람 모르는 사람을 가리지 않는다. 불합리한 정책은 시민들의 반발만 일으킬 뿐이다. 반면, 환기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아무런 홍보도 대책도 없다. 감염은 거의 대부분 실내에서 일어난다. 감염예방에는 마스크 다음으로 외부 공기를 이용한 환기가 중요하다.
넷째, 통계 제대로 알리기. 위드 코로나를 선언한 후에도 정부는 신규 확진자 수 발표에만 매달린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중증환자와 사망자 수다. 무증상자와 경증환자보다 중증환자의 치료에 집중한다는 게 위드 코로나의 핵심 개념인데도 정부는 여전히 신규 확진자 수만 강조하고 신규 중증환자에 대한 통계를 밝히지 않고 있다.
다섯째, 적극적인 부스터샷(추가 접종). 비록 시작은 늦었지만, 현재 우리나라의 백신접종률은 2차 접종완료율이 80%에 육박할 정도로 우수한 상황이다. 그러나 2차 접종완료율이 90%가 넘는 싱가포르에서도 감염자와 사망자의 급증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부스터샷의 필요성을 잘 보여준다. 그리고 코로나19 백신의 부작용이 있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나, 백신 접종의 실(失)보다 득(得)이 크다는 사실을 정부는 더욱더 적극적으로 국민에게 홍보해야 한다.
대한민국 국민은 충분히 고생했고 고통을 감수했다. 정부만 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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