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실적에도 주가는 최저치.. 코로나에 흥했던 업체들 주가 바닥

실리콘밸리/김성민 특파원 2021. 11. 23.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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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민의 실밸 레이더]
화상회의 솔루션 줌. /AFP 연합뉴스

22일(현지시각) 화상회의 솔루션 업체 줌은 올 8~10월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은 1년 전보다 35.2% 증가한 10억5075만6000달러(1조2500억원), 영업이익은 1년 전보다 51.3% 증가한 2억9085만7000달러(3452억5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주당 1.11달러의 순이익으로, 시장 예상치를 웃돈 것이다. 에릭 위안 줌 CEO는 “올해 전체 매출이 40억7900만~40억81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54% 성장할 것”이라며 “강력한 수익성과 영업 흐름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날 줌의 주가는 폭락했다. 줌 주가는 정규장에서 전날보다 3.59% 하락한 242.28달러를 기록했고, 실적 발표 후 시간외거래에서 5.96% 추가 폭락했다. 현재 줌의 주가는 최근 1년 간 최저치다. 이달 들어서만 주가가 13% 하락했다. 줌의 매출이 매 분기 30% 이상 성장하고 있지만, 기업 고객이 크게 늘지 않고 성장률이 둔화됐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투자자들은 줌이 새로운 비즈니스를 찾지 않는 한, 줌의 전성기가 끝났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 중 집중적인 수혜를 보며 몸집을 크게 불린 기업들이 최근 전 세계가 ‘위드코로나(코로나와 함께 생활하기)’에 접어들면서 주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백신을 맞고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경제 활동을 재개하고, 온라인보다 오프라인 활동을 선호하면서 팬데믹 기간 중 수혜를 본 화상회의 솔루션 업체, 가정 피트니스 업체, 온라인 교육 업체, 생활용품 업체 등의 주가가 폭락하는 것이다. 벤 에몬스 메들리글로벌어드바이저 매니징디렉터는 “시장은 코로나 팬데믹이 끝났다는 신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펠로톤 운동기구에 빨랫감이 잔뜩 걸려있는 모습의 뉴욕타임스 기사 일러스트레이션. /뉴욕타임스 홈페이지 캡처

◇한달 사이 주가 반토막 난 펠로톤

지난 19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는 비즈니스면 1면 톱 기사로 팬데믹 수혜 주식들의 동향을 분석하는 기사를 내보내며, 펠로톤 자전거에 빨랫감들이 걸려있는 일러스트레이션을 붙였다. 코로나 초창기엔 사람들이 집에서 펠로톤 기구를 활용해 운동했지만 지금은 빨래건조대 역할에 불과하다는 강한 메시지였다. 홈피트니스 기구 업체인 펠로톤은 작년 한 해 주가가 코로나 수혜를 입으며 470% 상승했다. 하지만 올 3분기부터 본격 내리막이다. 펠로톤은 올 3분기 매출을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치는 8억520만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전년 대비 매출 성장세는 6%에 그쳤다. 펠로톤 제품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홈트레이닝 횟수는 2분기 연속 감소했다.

펠로톤의 주가는 최근 끔찍한 하락세를 보인다. 최근 한 달 간 주가가 반토막이 났다. 22일 하루에도 주가가 전날보다 6.49% 폭락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사람들이 집 대신 야외에서 걷고, 뛰고, 사람을 만나기 때문이다. 존 폴리 펠로톤 CEO는 “운동을 집안으로 끌어들이자는 우리의 장기 과제 목표는 변하지 않았다”고 했지만 투자자들은 빠르게 펠로톤에서 빠져나오고 있다.

듀오링고. /로이터연합뉴스

코로나 시대에 각광을 받은 온라인 교육 플랫폼들의 주가도 하락세다. 지난 7월 나스닥에 상장한 온라인 언어 학습 앱 듀오링고는 상장 후 9월 말까지는 주가가 상승했다가 현재는 완연한 하락세를 보인다. 최근 한 달간 주가는 29% 폭락했다. 미 스탠퍼드 컴퓨터과학과 앤드류 응 교수가 창업해 지난 3월 말 상장한 코세라도 하락세다. 3월 31일 1주당 45달러로 거래를 시작했지만, 현재는 주가가 30.83달러로 기존보다 31.49% 하락했다. 다른 온라인 튜터 서비스 체그(Chegg)는 부진한 실적을 발표한 지난 2일 주가가 하루 만에 반토막이 났다.

가정용 세제 업체인 크로락스도 주가가 하락하고 있다. 사람들이 집에 있는 시간이 줄어들면서 세제 사용량도 감소하기 때문이다. 지난 7월 주당 187.74달러였던 주가는 현재 167.71달러 수준에 그친다. 뉴욕타임스는 “코로나 초기 정부의 코로나 지원금을 받고, 할일이 없어진 가운데 수많은 초보 투자자가 주식 거래에 손을 댔다”며 “많은 사람들이 펠로톤 같이 처음 보이는 제품이나 크로락스 같이 더 자주 사용하는 제품의 주식을 샀다. 하지만 이제는 아니다”라고 했다. 투자자들이 이제는 ‘집콕 주식’을 벗어나 항공, 오프라인 이벤트, 부동산, 상거래 업체로 관심을 돌리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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