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시대 미리 준비하자'.. 높아지는 TDF·TIF 인기

김효선 기자 2021. 11. 23.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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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DF 설정액 3년 간 5배 늘어
은퇴 후 노리는 TIF도 덩달아 인기
업계 관계자들 "시장 더욱 커질 것"
100세 시대라고 하는데 국민 연금으로는 노후 자금이 턱없이 부족할 것 같아서 개인 연금을 넣고 있어요. 차트를 들여다보고 분석할 시간이 없어서 TDF에 넣어뒀는데 최근 1년 수익률이 꽤 쏠쏠해서 기간이 됐을 때 열어보면 얼마나 될지 궁금해요. (31세 여, 직장인)

노후 대비를 안정적으로 하려는 투자자들의 관심이 TDF(타깃 데이트 펀드·Target Date Fund)에 쏠리고 있다.

TDF는 투자자의 예상 은퇴 시기를 ‘타깃 데이트(목표 시점)’로 삼아 해당 시점에 자산 가치가 최대한 불어날 수 있도록 자산 운용사가 알아서 돈을 굴려주는 펀드다. 한 번 가입하면 투자자 연령에 맞춰 자동으로 투자 포트폴리오가 조정된다.

국내외 주식은 물론이고 채권, 예금, 부동산 등 다양한 자산에 분산 투자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가령 2020년에 입사한 신입사원이 회사에 25년 근무하고 퇴직한다고 가정했을 때, 이 사원은 TDF2045 상품을 선택하면 된다.

그래픽=이은현

23일 한국펀드평가와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018년 11월 1조2573억원에 불과했던 국내 TDF 설정액 규모는 이날 기준 7조6344억원으로 불어났다. 3년 만에 설정액은 5배 넘게 늘어났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는 10조6245억원이 빠져나간 것과는 대조되는 양상이다. TDF 설정액은 올해 들어서만 3조1238억원 증가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이날 기준 TDF 순자산 규모는 10조3047억원이다.

올해 들어 TDF 전체의 평균 수익률은 9.9%다. 이는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 평균 수익률인 5.16%를 두 배 가까이 웃돌고, 해외 주식형 펀드 평균 수익률인 16.18%에는 못 미치는 수치다.

TDF 시장 규모가 커지자, 자산운용사들은 앞다퉈 관련 상품들을 내놓고 있다. 대신자산운용은 지난 8일 업계 최초로 인공지능(AI) 로보알고리즘을 이용해 자산을 운용하는 ‘대신 해드림 로보 TDF’를 출시했다. BNK자산운용은 처음으로 TDF 시장에 진출하겠다고 선언하며 2030, 2035, 2040, 2045 등 4개의 펀드를 출시했다.

업계에서는 TDF 인기 원인이 투자 광풍에 있다고 분석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작년부터 현금을 들고 있으면 오히려 돈을 벌지 못하고 ‘벼락거지’가 된다는 말이 생겨나며 투자 광풍이 불기 시작했다”면서 “이런 투자 광풍이 연금에까지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원래 연금은 안정성 보장이 최고라는 인식이 있었는데 이게 점차 바뀌면서 은행에서 증권사로 연금 이동하는 사람이 많아졌다”라고 말했다.

덩달아 TIF(타깃 인컴 펀드·Target Income Fund)의 인기도 높아지고 있다. TIF는 이미 어느정도 형성된 노후 자금을 맡겨 채권이나 부동산 등에 투자해 정기적으로 이자 및 배당 수익을 내는 상품이다. 매년 원금의 3~4% 정도 지급금을 분기, 반기, 연간 등의 단위로 받을 수 있다. 원금을 최대한 보존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방어형 상품이다.

TIF의 설정액 합계는 지난해 말 3000억원을 밑도는 규모에서 지난달 기준 5000억원을 넘어서며 1년 만에 80% 정도 증가했다. 설정액이 7조원에 육박한 TDF와 비교하면 작은 규모지만 꾸준하게 성장하고 있는 추세다.

두 상품의 설계 특성 덕분에 “은퇴 시점까지는 TDF로 돈을 불리고, 이후에는 그 자금으로 TIF를 활용해 이자나 배당을 받으라”는 말이 돌기도 한다.

현재 국회에서 논의 중인 ‘디폴트 옵션(사전 지정 운용 제도)’이 퇴직연금에 도입될 경우 TDF 및 TIF 시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미국, 호주 등 연금 선진국에서는 TDF를 대표적인 퇴직연금 기본 투자상품으로 채택하고 있다. 디폴트 옵션은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 가입자가 따로 운용지시를 하지 않아도 금융사가 가입자 투자 성향에 맞춰 실적배당형 상품으로 굴려주는 제도다.

업계도 향후 TDF와 TIF 시장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신영증권은 지난 상반기 리포트를 발표하면서 하반기에도 TDF를 중심으로 라이프사이클펀드와 (퇴직)연금펀드의 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최근 들어 TDF와 TIF의 문의가 늘었다”면서 “스스로 투자하기 힘든 투자자들이 노후 자금을 위해 TDF와 TIF로 눈길을 돌리기 시작해서 이쪽 시장은 계속 커질 것 같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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