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건 '中 전략적 파트너' 발언에..美 "중국 야심 함께 맞서야"
"한국 '대중 전선' 함께 해야" 간접 강조
미 국무부가 22일(현지 시각)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이 최근 중국에 대해 ‘전략적 파트너’라고 한 발언을 두고 “(한국은) 미국에 도전하려는 중국의 야심과 권위주의에 함께 맞서야 한다”는 취지의 입장을 내놨다. 앞서 최 차관은 지난 15일 워싱턴에서 한·미 관계를 주제로 열린 간담회에서 “중국은 전략적 파트너이며 현실적으로 베이징과의 파트너십이 필요하다”고 했었다. 이 발언을 두고 오바마·트럼프 행정부 당시 일했던 외교·안보 고위 당국자들이 “(미·중 양국 중) 미국 쪽에 서지 않으면 동맹 관계가 지속되기 어렵다”는 취지의 경고를 잇따라 내놨는데, 미 정부도 비슷한 내용으로 공식 입장을 낸 것이다.
국무부는 그간 한중 관계 및 두 나라 관계가 한미 동맹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한 질문에 “한국 정부에 문의할 사항”이라며 직접적인 언급을 피해왔다. 그러나 이날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최 차관의 최근 공개 발언에 대답할 의향이 있느냐는 미국의소리(VOA) 방송 질문에 “미국 지도부는 미국과 경쟁하려는 중화인민공화국(PRC)의 야심이 커지는 것을 포함해 권위주의가 점점 확대되는 새로운 순간에 대응해야 한다”라고 대답했다.
이어 “우리는 전염병에서 기후 위기, 핵 확산에 이르기까지 세계적인 21세기 도전이 가속화하고 있는 새로운 순간에 대응해야 한다”며 “이는 오직 국가들이 함께 협력해야만 해결할 수 있는 것들”이라고 했다. 미국의 대중 경쟁 전선에 한국이 함께 해야 한다는 뜻을 간접적으로 밝힌 것으로 해석됐다.
최 차관은 당시 간담회에서 “중국과의 교역 규모는 미국 및 일본을 합친 것보다 크고 그 시장에서 오는 큰 수익의 혜택을 즐기는 것은 우리 국민들”이라며 “우리는 중국과 좋은 관계를 형성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했었다. 국무부 관계자는 이 발언을 염두에 둔 듯 “1953년 이후 한·미 동맹은 동북아시아, 더 넓게는 인도·태평양 지역과 그 너머의 평화와 안보, 번영의 핵심축(Linchpin)이 돼왔다”며 “우리의 군사·국방 관계는 철통 같고 흔들림이 없지만, (특히) 상호 신뢰와 경제적·민주적 가치 공유에 기반한 유대 관계 역시 마찬가지”라고 했다. 최 차관이 무역 규모를 제시하며 한중 간 관계를 강조하자, 이를 반박하는 차원에서 한·미 동맹의 중요성을 다시 강조한 것으로 해석됐다.
국무부 관계자는 “모든 유엔 안보리 이사국이 만장일치로 채택한 유엔 안보리 대북 결의에 따른 의무를 빠짐없이 완전하게 이행할 것을 중국에 촉구한다”며 “중국은 북한의 제재 회피 노력과 싸우기 위해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고도 했다. 최근 중국은 러시아와 함께 대북 제재 완화를 주장하고 있다.
VOA는 “국무부는 지난해 6월 ‘한국이 미국과 중국 사이에 끼어서 선택을 강요받는 국가가 아니라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국가라는 자부심을 갖는다’는 이수혁 주미 한국대사의 발언이 공개되자 ‘한국은 수십 년 전 권위주의를 버리고 민주주의를 받아들였을 때 이미 어느 편에 설지 선택했다’고 맞받은 적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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