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이 선사한 한국 콘텐츠의 미래[광화문]

김경환 정책사회부장 2021. 11. 23.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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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게임'이 만든 K-드라마 신드롬을 '지옥'이 잇고 있다. 넷플릭스라는 전세계적인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플랫폼에서 전날 한국 콘텐츠가 한국 콘텐츠에 1위를 내주는 진기록을 쓴 것.

"너는 몇월며칠 몇시에 지옥에 간다." 고지를 받은 사람이 마치 고릴라를 닮은 저승사자에게 처참하게 공격을 받다 마치 불탄 것처럼 재가 돼 사라진다. 이러한 사실이 세상에 알려지면서 벌어진 혼란을 틈타 부흥한 종교단체 새진리회. 그리고 사건의 실체를 밝히려는 이들이 얽혀 스토리가 만들어진다. 새진리회를 맹신하며 점차 광기에 젖어 드는 사람들과 인간군상, 속편을 암시하는 충격적인 마지막 장면에 이르기까지 '죄와 벌'을 소재로 철학적 담론을 흥미롭게 풀어낸다.

지옥은 영화 '부산행'과 '반도'로 한국 좀비물 흥행을 이끈 연상호 감독과 웹툰 '송곳'으로 유명한 최규석 작가가 협업해 만든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이 작품은 연 감독의 첫 드라마 연출작으로, 공개 전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유아인, 김현주, 박정민, 양익준, 김신록 등 출연진들도 출중한 연기력을 선보이며 다양한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그려낸다. 이 웹툰이 창시한 세계관엔 한국적인 정서가 넘쳐난다.

콘텐츠 경쟁력을 입증하듯 22일 글로벌 OTT(온라인동영상플랫폼)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 패트롤에 따르면 지옥은 TV쇼 부문에서 총점 727포인트를 기록하며 종합 2위에 올랐다. 전날 오징어게임을 제치고 1위에 올라섰던 것에선 한계단 내려온 것이지만 포인트는 93점 상승하며 인기는 여전하다.

지옥의 인기엔 오징어게임의 대박으로 한국 콘텐츠에 대한 높아진 기대감도 반영돼 있을 것이다. '오징어 게임'에 빠진 시청자들이 새로운 한국 콘텐츠로 눈을 돌리기 시작하자 지옥도 덩달아 관심을 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은 한국 콘텐츠가 해외에서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내 제작자들은 앞서 대장금을 비롯해 수작들을 내놓았다. 하지만 OTT와 같은 글로벌 서비스 부재로 중동과 아시아 지역 등 일부 지역에서만 큰 인기를 구가했다. 그러나 BTS(방탄소년단), 블랙핑크와 같이 전세계를 주름잡는 K팝이 탄생하면서 한국 콘텐츠에 대한 주목도가 더욱 높아졌고, 넷플릭스와 같은 글로벌 OTT의 출범은 한국 콘텐츠에 날개를 달아주고 있다.

스위트홈, 오징어게임, 지옥 등 한국의 글로벌 흥행 콘텐츠가 계속해서 나오면서 한국은 헐리우드를 잇는 콘텐츠 강국으로 거듭나고 있다. 한국의 수많은 창작물들이 지금도 웹툰, 웹소설 등을 통해 쏟아지고 있어 한국의 콘텐츠 산업은 앞으로도 무궁무진하게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지옥은 웹툰이나 웹소설을 드라마화하는 등 '원 소스 멀티 유즈(OSMU)' 활용성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연 감독은 "웹툰 작업 때부터 영상화의 가능성을 열어두었다"고 설명했다. 국내 콘텐츠의 다양성 전략이 시장에서도 받아들여지기 시작한 것.

최근 넷플릭스에 이어 애플TV, 디즈니 등 해외 OTT 서비스의 국내 진출도 이뤄졌다. 해외 OTT 서비스에 대한 집중 현상은 추세화될 전망이다. PPL(간접광고)의 덫에 갇혀 우스꽝스러운 장면을 굳이 만들지 않아도 되고 제약없이 자유롭게 다양한 소재를 다룰 수 있다는 점에서 국내 창작자들도 오히려 국내보단 OTT 출시를 희망한다고 한다. 글로벌로 출시되면서 전 세계적인 인기를 누릴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 요소다.

오징어게임과 지옥의 성공을 계기로 앞으로 글로벌 OTT의 한국 콘텐츠에 대한 구애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는 결국 국내 창작자들의 몸값을 높여 정당한 콘텐츠 가치도 인정받게 되는 시대로도 연결될 것이다.

K팝과 K드라마를 필두로 하는 한국 콘텐츠는 이제서야 출발점에 선 것과 마찬가지다. 앞으로 얼마나 다양한 창작물이 나올지 기대되는 순간이기도 하다. 지옥의 성공이 국내 콘텐츠 제작자들의 창작 열기를 북돋아 다양한 장르의 창작물들이 쏟아져 나오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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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환 정책사회부장 kennyb@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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