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더 두렵지?..칠레 대선, 양극단 후보 내달 결선
[경향신문]
극우 카스트·좌파 보리치 접전
“다원주의 훼손” “경제 우려”
칠레 대통령 선거에서 극우 성향의 50대 하원의원과 학생 지도자 출신 30대 좌파 후보가 1·2위에 오르면서 민주화 이후 가장 양극화된 결선 투표를 내달 19일 치르게 됐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21일(현지시간) 치러진 칠레 대선 결과 개표율 90%를 넘긴 시점에서 공화당 소속 호세 안토니오 카스트 후보(55·왼쪽 사진)가 28.01%를, 좌파 연합 ‘존엄성을 지지한다’의 가브리엘 보리치 후보(35·오른쪽)가 25.64%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이번 선거는 수도 산티아고 지하철 요금 인상이 촉발한 대규모 시위가 칠레 전역으로 확산한 지 2년 만에 치러졌다. 당시 시위에서 시민들은 부족한 연금, 열악한 공공의료와 교육 인프라 등에 대한 분노를 분출했다. 이후 칠레는 국민투표를 거쳐 새 헌법 제정에 착수하는 등 변화의 기로에 놓여 있다. 이번 선거에서도 시민들은 신자유주의 정책을 채택한 기성 정당들을 외면하고 주류 정당과는 거리가 먼 아웃사이더인 카스트와 보리치를 1, 2위로 뽑았다.
카스트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종종 비견된다. 불법 이민자를 차단하기 위해 국경에 도랑을 파겠다고 말하는 등 이민자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며 보수표를 끌어모았다. 반면 보리치는 2011년 칠레 학생 시위를 이끈 학생단체 지도자 출신이다. 그는 민영화된 연금제도 개혁과 부자 증세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마르셀로 멜라 산티아고대 정치학자는 “결선은 ‘두려움의 수사학’으로 드러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좌파 보리치 후보에 대해서는 (경제적) 문제에 대응할 수 없다는 두려움, 카스트에 대해서는 다원주의를 훼손할 것이란 두려움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박하얀 기자 whit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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