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하의 '그런데'] '대통령 배우자'의 조건?

2021. 11. 22.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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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망치듯 뒷문으로 내릴 수 없어요. 평소와 똑같이 나갈 거예요.'

우아하고 친근한 이미지로 미국인의 큰 사랑을 받았던 존F. 케네디 대통령의 부인 재클린 여사는 58년 전 오늘, 1963년 11월 22일 남편이 퍼레이드 도중 암살당한 후, 위험하니 비행기 뒷문으로 내리라는 참모들의 말에 당당하게 앞으로 내리겠다고 합니다.

그동안 우리나라 역대 영부인들은 청와대 안주인으로 불리며 내조의 여왕으로 그림자 역할에 만족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김대중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만 유일하게 1세대 여성 운동가로서 활발한 대외활동을 했지요.

그런데 내년 3월로 예정된 대통령 선거에선 특이하게도 대통령 후보 부인들, 콕 짚어서 말하면 김혜경 씨와 김건희 씨에 대한 관심이 네이버와 구글 등에서 급상승하고 있습니다.

왜일까요? 대통령 후보에 대한 비호감도가 역대 어느 선거보다 높고, 대선 후보들이 화끈한 정책을 내놓지 못하는 대신 상대 후보와 가족에 대한 네거티브 공격에 치중하면서, 후보 아내들이 본의 아니게 뉴스의 중심에 서게 된 겁니다.

각 캠프에서는 후보 부인에 대한 호감도가 내년 선거의 캐스팅보트인 MZ세대, 20·30세대와 여성, 중도 표심을 끌어올 핵심 열쇠라고 판단할 정도지요.

'제 장인은 좌익 활동을 하다가 돌아가셨습니다. 이런 아내를 제가 버려야 합니까?'

2002년 4월 열린민주당 대선 경선 연설에서 노무현 후보는 장인의 과거 좌익 활동 이력이 이슈가 되자 이렇게 받아치며 판세를 뒤집습니다.

1990년대 빌 클린턴 후보는 아내 힐러리를 언급하며 '나를 찍으면 힐러리라는 유능한 사람을 더 얻게 된다.'는 연설로 여성들의 호응을 끌어냈죠.

그러고 보면 대통령 후보의 아내는 단순한 조연이 아니라 주연에 필적하는 배우라고 해도 손색이 없습니다.

21세기는 다양성의 시대이고, 거기에 맞춰 퍼스트레이디의 역할도 변하고 있는 건 맞습니다. 그런데 국민들은 바보가 아닙니다. 선거 전력에 따른 보여주기식 모습은 금방 알아챕니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도 그럼에도 국민에게 인정받을 만한 인물이 아쉬울 뿐입니다.

김주하의 그런데, 오늘은 ''대통령 배우자'의 조건?'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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