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빠진' 선대위 인선안.."할말 없다" 金 합류 무산되나(종합)

김연정 2021. 11. 22.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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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확정 발표 하루만 이상기류..김종인 합류 거부설에 뒤숭숭
金 "하루이틀 시간 더 달라"..尹측 "진의 파악하고 예우 다할 것"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이슬기 이동환 기자 =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선대위 인선이 막판에 덜컹거리고 있다.

원톱 총괄선대위원장을 맡기로 한 것으로 알려진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이 자신의 인선에 대한 최고위 추인 절차를 보류해달라고 요청하면서 이상기류가 감지된 것이다.

윤 후보가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과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 김한길 전 민주당 대표로 이뤄진 '3김(金) 삼각축' 진용 확정을 발표한지 하루만이다.

윤 후보의 정치력이 시험대에 오른 모습이다.

尹, 김종인·김병준·김한길 합류 공식화…'3각 체제' 완성 (서울=연합뉴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1일 김종인(맨 왼쪽부터)·김병준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김한길 전 민주당 대표 등 3인에 대한 인선을 공식 발표했다. 대선 전반을 진두지휘할 선거대책위원회의 원톱 총괄선대위원장은 김종인 전 위원장, 상임선대위원장은 김병준 전 위원장이 맡고, 중도 외연 확장을 위한 후보 직속의 새시대준비위원장은 김한길 전 대표가 맡는다. 2021.11.21 leesh@yna.co.kr

국민의힘은 당초 22일 윤 후보가 직접 주재하는 최고위원회를 통해 '3김'의 합류를 공식화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김종인 전 위원장이 하루 이틀 시간을 더 달라는 뜻을 밝혀오면서 상임선대위원장인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과 이준석 대표에 대한 인선안만 최고위에 올렸다.

윤 후보는 이날 오전 최고위 모두발언에서 "이준석 당 대표와 김병준 전 위원장 두 분을 상임선대위원장으로 모시는 안을 최고위에 올리겠다"면서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님께서는 계속 말씀을 제가 올렸는데 하루 이틀 좀 시간을 더 달라고 해서 그거는 본인께서 최종적으로 결심하시면 그때 올리도록 하겠다"고 했다.

당초 이날 '3김' 인선안이 최고위에서 순탄하게 처리될 것으로 예상했던 기대를 깨는 발언이었다.

최고위 전 주요 당직자들의 차담회에서 윤 후보와 이 대표 간에 격앙된 분위기의 대화가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가 윤 후보에게 "김 전 위원장이 '안 한다'고 하는데 조율해 볼 생각이 없나"라며 '3김' 인선안을 25일 최고위로 미루자고 했지만, 윤 후보가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 인선은 이날 확정 짓겠다며 언짢은 반응을 보이면서다.

김종인 전 위원장은 전날 윤 후보가 '3김 인선'을 공식화하자 주변에 "아직 정식으로 수용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위원장은 전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도 "그쪽에서 발표한 것만 보고 그러는거지 아직 내가 정식으로 수용한 것도 아니다"라며 "여러가지로 생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김 전 위원장은 전날 이준석 대표에게 연락해 이날 최고위에 본인의 인선안은 올리지 말라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윤 후보 측에서 최고위 시간을 2시간가량 늦추자고 이 대표에게 연락하자, 이 대표가 '김 전 위원장이 이런 의사를 밝혔다'고 윤 후보 측에 전했다.

이에 김 전 위원장 의중을 파악하기 위해 이준석 대표와 선대위 종합상황본부장이 유력한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이 이날 오전 김 전 위원장을 직접 찾아가 만났으나, 주변의 설득에도 총괄선대위원장 수락 유보 의사를 고수했다고 한다.

윤석열, 최고위원회 발언 (서울=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2일 오전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1.11.22 [국회사진기자단] uwg806@yna.co.kr

당 주변에서는 합류를 거부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흘러나왔다. 이와 관련, '원톱' 진두지휘 그림을 그려온 김종인 전 위원장이 김병준 전 위원장, 김한길 전 대표와 '3김'이라는 프레임으로 한묶음으로 거론되는데 대해 불쾌감을 표시했다는 말도 돌았다.

김종인 전 위원장은 이날 오후 종로구 개인 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인선이 미뤄진 데 대한 질문에 "아무 할 말이 없다"며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다만 윤 후보가 "하루 이틀 좀 더 시간을 더 달라고 하셨다"고 설명한 데 대해 "내가 뭘 하루 이틀 고민하는 시간을 갖겠다고 이야기한 적도 없다"며 반박했다.

윤 후보 측은 당황해하며 진의 파악에 부심하는 모습이다.

이날 오후 4시께 임태희 전 실장이 김 전 위원장의 종로구 개인 사무실을 한 차례 더 찾아 30분가량 면담하기도 했다.

그는 "김 전 위원장은 앞으로 선거까지 과정에 대해 당신이 예상하는 걱정을 좀 하시면서 조금 시간을 갖고 생각해 보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일부 측근들은 김종인 전 위원장을 배제하고 '2김' 체제로 가야 한다는 불만을 드러내고 있으나, 윤 후보 측은 "김종인 전 위원장을 총괄선대위원장으로 모시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선을 긋고 있다.

이양수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후 현충원 YS 6주기 추모식 후 기자들과 만나 "어제저녁 김종인 전 위원장이 후보께 직접 말씀드린 건 아니고 제3자를 통해 '내일 최고위에 안건을 부의 안 했으면 좋겠다. 조금 늦춰줬으면 좋겠다'고 말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만약에 그 안건 전체를 부의하지 않으면 김병준 전 위원장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서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 인선안은 오늘 처리하고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인선안은 원하신 대로 하루 이틀 정도 더 있다가 의논하기로 결정됐다"고 덧붙였다.

최고위원회 참석하는 윤석열 (서울=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2일 오전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1.11.22 [국회사진기자단] uwg806@yna.co.kr

당 안팎에서는 김 전 위원장이 선대위 합류를 아예 거부하지는 않은 채 "하루 이틀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언급한 만큼, 선대위 구성과 인선을 두고 윤 후보와 막바지 신경전을 벌이는 과정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아직 외부에 공개되지 않은 중진 의원들의 선대위 배치 문제를 놓고 의견 충돌이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제기된다. 김 전 위원장은 윤 후보 주변 인사들을 '파리떼'로 비유하며 선대위에서 배제할 것을 '선결 조건'으로 거론했던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당 일각에서는 후보 비서실장에 '친윤계' 핵심 장제원 의원이 유력 거론되자 김 전 위원장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는 게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이날 최고위에서는 이준석 대표 체제에서 임명됐던 전략기획부총장과 조직부총장이 '친윤계' 윤한홍 박성민 의원으로 각각 교체됐다.

이양수 수석 대변인은 "여러 각도로 진의를 파악하고 이유를 알아보는 단계로, 윤 후보도 하루 이틀 기다리면서 진의를 파악하고 예우를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yjkim8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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