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더 보기] 내력벽 철거하고 공기 단축..붕괴 위험 '불감증' 여전

조진영 2021. 11. 22.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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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청주] [앵커]

지난 6월 광주에서 철거 중이던 건물이 무너져 17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는데요.

정부는 뒤늦게 철거 현장의 안전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이 약속이 제대로 지켜지고 있을까요?

청주시가 발주한 건물 철거 현장에서도 안전 불감증은 여전했습니다.

뉴스더보기, 조진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청주의 한 전통시장 인근 공사 현장입니다.

기존 건물을 부수고 주차장을 넓히는 공사가 한창입니다.

그런데, 철거가 진행중인 5층 높이 건물에서 콘크리트 덩어리가 쉴새 없이 떨어집니다.

중장비는 쉼 없이 건물 위 아래를 부수고 있습니다.

철거 공사가 제대로 진행되는지 공사를 발주한 청주시를 찾아가 봤습니다.

철거 업체가 제출한 해체계획서에는 파란색 부분인 내력벽은 놓아두고 건물의 윗층부터 철거하도록 돼 있습니다.

또, 옥상과 4~5층 철거에만 열흘 정도의 일정을 잡았습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내력벽이 가장 먼저 사라졌고 상부 해체작업은 불과 닷새 만에 마무리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내력벽이 없어진 해체 건물의 붕괴 위험을 지적합니다.

[원정훈/충북대 안전공학과 교수 : "순서대로 하지 않는다는 얘기는 아무도 그 방법이 적당하다고 보장해주지 못하는거죠. 대부분의 해체 사고가 그런데서 발생하는거죠."]

해체 작업 뿐만이 아닙니다.

해체계획서에는 공사를 진행하는 동안 인접 건축물 사용을 제한하라고 되어있지만, 철거 현장 인근 식당에서는 가스통을 놓고 영업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식당 건물과 철거 건물 사이에는 먼지를 막아줄 천막만 설치돼있습니다.

해체 현장의 인부들은 안전모도 쓰지 않았고, 굴착기는 안전 요원도 없이 작업하고 있습니다.

[해체 공사 현장 소장/음성변조 : "지금 매일 감리도 와 계시고 감독관님도 와서 매일 저기를 하시니까 문제가 (안돼요)."]

감리는 물론 주차장 조성을 추진하고 철거 허가를 내준 청주시도 사실상 손을 놓고 있었습니다.

[라영선/청주시 공공건축2팀장 : "(안전과 관련해) 특이한 사항은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현장의 해체 순서와 관련해서 변경된 사항에 대해서는 저희들이 인지하지 못했고…."]

지난 6월 광주 재건축 철거현장에서 붕괴사고가 일어나자 국토교통부는 건물 철거 안전관리를 강화했습니다.

하지만, 서류 따로, 현장 따로인 상황이 여전히 반복되고 있습니다.

[원정훈/충북대 안전공학과 교수 : "해체작업계획서가 장롱계획서 같은 역할을 했던거죠. 승인을 받기 위한 하나의 서류…."]

취재가 시작되자 청주시는 철거 현장 감독을 강화하고 위반 사항에 대해 행정조치를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조진영입니다.

촬영기자:김성은

조진영 기자 (1234@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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