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면 받는 공공시설]① 2조 들여 만든 '텅 빈' 공공시설..한해 8백억 적자
[KBS 대구] [앵커]
경북 곳곳에는 제 역할을 못한 채 예산만 낭비하는 공공 시설물이 많은데요,
KBS 대구방송총국은 이들 공공시설의 현황과 문제점, 그리고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연속 기획을 마련했습니다.
열악한 재정의 시비, 군비를 들이고도 억대 적자를 기록하는가 하면, 하루 평균 2명도 채 이용하지 않는 공설운동장도 있습니다.
그 실태를 이지은 기자가 돌아봤습니다.
[리포트]
쌀과 곶감 등 지역 특산물을 소재로 한 상주 삼백 농업농촌 테마공원입니다.
2014년 210억 원을 들여 조성했지만, 정작 지난해 하루 평균 방문객은 불과 2명 수준.
[지역 주민/음성변조 : "잘 안 와서 그렇지, 안 오거든. 시민들이 이게 뭐 무슨 이유 때문에 지어진 건지 솔직히 말해서 잘 모르잖아요."]
6.25 전쟁 당시 낙동강 방어선 전투 관련 전시물을 모은 칠곡의 호국평화기념관.
23만여 ㎡ 면적에 540억 원을 투입했지만, 한 해 평균 10억 원대의 적자를 내고 있습니다.
[칠곡호국평화기념관 관계자/음성변조 : "무료 관람객이 많잖아요. 고엽제, 뭐 참전용사 다 무료지, 경로 다 무료지... 돈 들어갈 일들은 있지 돈 받을 일은 없거든요."]
2009년 265억 원을 들여 만든 경산 시민운동장은 코로나19 사태 속에 지난해 단지 470명만이 이용했고, 바로 옆 490억 원이 투입된 실내체육관도 지난해 10억 원의 적자를 냈습니다.
[편잠덕/경산시 사동 : "운동장은 넓고 좋은데, 이용하는 사람들은 별로 없었어요. 열어놔도 열어놓은 줄 모르는 사람들이 많을 거예요."]
경북 지역 공공시설 89곳의 건설비용은 약 2조 천5백억 원.
그러나 이 가운데 95% 이상이 적자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적자 규모가 가파르게 늘고 있다는 건데, 2016년 60곳에 4백4십억 원에서 2020년 85곳 8백억 원으로 5년 새 3백억 넘게 늘었습니다.
통계에 집계되지 않은 소규모 공공시설까지 고려하면 적자 규모는 더 클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
건물을 짓고 운영하는 데 막대한 세금이 쓰이고 있지만, 시설 대부분이 이용객의 외면을 받는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지은입니다.
촬영기자:신상응/그래픽:김현정
이지은 기자 (eas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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