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특검' 한목소리, 여야협상 속도낼까..디테일엔 동상이몽

류미나 2021. 11. 22.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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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모두 檢수사 비판..與 "조건없는 특검" 野 "정답은 특검"
특검 추천, 수사기간·범위·쌍특검 둥 각론마다 이견..험로 예고

(서울=연합뉴스) 류미나 윤지현 기자 = 검찰이 22일 대장동 의혹에 대한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한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특검 요구가 여야에서 동시에 터져 나오면서 논의에 탄력이 붙을지 주목된다.

검찰은 이날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와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 천화동인 5호 소유주 정영학 회계사 등 대장동 의혹 주요 관련자들을 재판에 넘겼다.

그러나 배임 혐의 수사의 핵심인 '윗선' 관여 여부를 규명하지 못하면서, 이날 발표는 국민이 납득하기 어려운 결과를 내놓는 데 그쳤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에 여야는 '검찰 수사 무용론'을 내세우며 원칙적으로나마 특검 도입에 한목소리를 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는 검찰 중간수사 결과에 대해 "그 긴 시간 동안 뭘 했는지 궁금하다"며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면서 "첫 출발지인 부산저축은행 대출비리 묵인 사건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처음과 끝에 대한 조건이 없는 특검을 신속히 하는 게 좋겠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전주혜 원내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이재명 후보 방탄 수사이자 꼬리 자르기 수사였다"며 "윗선의 실체와 의혹의 몸통을 밝히는 정답은 특검밖에 없다"고 말했다.

윤석열 후보도 오전 최고위에서 "대장동 게이트 주범, 이런 사람들은 지금도 자기 잘못을 숨기고 국민을 속이고 있다"고 비판하며 특검 압박에 동조했다.

추모사 듣는 대권 후보들 (서울=연합뉴스) 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 6주기 추모식이 22일 오후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렸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윤석열, 정의당 심상정,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송태근 삼일교회 담임목사의 추모사를 듣고 있다. 2021.11.22 [국회 사진기자단] toadboy@yna.co.kr

이처럼 특검 도입 자체는 여야가 공감대를 이룬 듯한 모양새지만, 정작 특검 도입이 합의되기까지는 적지않은 난관이 기다리고 있어 험로가 예상된다.

당장 물밑 협상을 언제 시작할지를 두고도 난기류가 읽힌다.

민주당 원내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일단 원내수석부대표 간 예비 실무협상을 할 것"이라며 "다만 아직 정해진 것이 없기 때문에 입장이 정리되면 발표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국민의힘 원내 핵심 관계자는 "논의를 하루빨리 진행하자는 입장"이라면서 "민주당에 벌써 여러 차례 만남을 요청했지만 당내 일정을 이유로 미루고만 있다"고 주장했다.

설사 협상에 착수한다고 해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특검 추천 방식, 수사 대상 및 기간까지 여야 입장차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수사 범위부터 쟁점이다.

민주당은 윤 후보의 부산저축은행 대출비리 사건 부실 수사 의혹을 다시 들여다봐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국민의힘은 이 후보의 대장동 의혹에 대한 '물타기'라고 선을 긋고 있다.

이 후보는 SNS에서 "화천대유 특검에는 비리의 시작점인 윤 후보의 저축은행 대출비리 묵인, 화천대유 측의 윤 후보 부친 집 매입사건도 당연히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검 추천 방식도 엇갈린다.

국민의힘이 지난 9월 당론 발의한 특검법안은 대한변협이 4배수를 추천한 뒤 교섭단체 합의로 2명으로 압축하면 대통령이 최종 임명하도록 규정했다.

반면 민주당은 상설특검법을 준용하는 방안으로 기울어 있다. 특검 후보 추천위원 7명 중 4명을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2명씩 추천하고, 법무부 차관, 법원행정처 차장, 대한변협 회장을 당연직으로 포함하는 방식이다.

윤 후보는 최고위 후 민주당의 상설특검법 주장에 관해 묻자 "국회에서 하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며 선을 그었다.

수사 기간을 어떻게 정할지에도 변수가 많다.

국민의힘이 제출한 특검법안은 70일간 수사하고 30일을 더 연장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60일 수사에 30일 연장이 가능한 상설특검법보다 장기간이다.

대선까지 108일이 남은 만큼, 이론적으로는 여야가 서둘러 특검에 합의한 뒤 기간 연장 없이 수사를 마친다면 대선 전에 끝낼 수도 있다.

하지만 양측 협상 과정 등을 고려하면 사실상 대선 전에 수사가 끝나기는 쉽지 않다는 전망도 적지 않으며, 대선을 앞두고 여야 간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어 기간을 쉽사리 합의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 후보의 대장동 의혹과 윤 후보의 고발사주 의혹을 모두 수사하자는 '쌍특검' 제안의 수용 여부도 뇌관이다.

민주당은 대체로 부정적 기류다. 이 후보 선대위 관계자는 "고발사주 사건의 경우 공수처가 수사하고 있는 사안인 만큼 그 결과를 지켜보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반면에 국민의힘은 대장동 특검만 조기 출범할 수 있다면 동시 수사도 무방하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는 전날 쌍특검법 통과를 공개 촉구한 바 있다.

minary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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