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뱅은 연봉 1,000만 원 올리는데, 은행은 지점 폐쇄.. '꿈의 직장' 옛말

김정현 2021. 11. 22.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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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적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과 고액연봉으로 '꿈의 직장'이라 여겨졌던 은행원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디지털 가속화로 영업점이 폐쇄되면서 설 자리 자체를 잃어 가는 가운데 고액연봉이라는 타이틀 역시 '전 직원 최소 1,000만 원 인상' 등을 내세운 인터넷전문은행에 내주는 처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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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점 폐쇄되고  은행원들은 직장 떠나
'고액연봉' 무색하게 연봉도 인뱅에 밀려
취업 선호 1위 금융사도 'KB' 아닌 '카뱅'
게티이미지뱅크

안정적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과 고액연봉으로 ‘꿈의 직장’이라 여겨졌던 은행원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디지털 가속화로 영업점이 폐쇄되면서 설 자리 자체를 잃어 가는 가운데 고액연봉이라는 타이틀 역시 ‘전 직원 최소 1,000만 원 인상’ 등을 내세운 인터넷전문은행에 내주는 처지가 됐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은행 영업점은 올해 상반기에만 79개가 감소했다. 내년초까지 폐쇄가 예정된 영업점까지 합치면 200곳이 넘는다. 지난 5년간 문을 닫은 시중은행 영엄점만 768곳에 이른다. 각 은행들이 은행원 대신 ‘AI 뱅커’(인공지능 은행원)를 적극 활용하는 등 비대면·디지털 거래에 집중하면서 이 같은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은행을 떠나는 직원도 늘고 있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에서 올해 상반기 기준 최근 1년간 은행을 떠난 직원은 1,940명에 달한다. 같은 기간 카카오뱅크의 직원 수가 808명에서 1,005명으로 200명가량 늘어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영업점은 줄고, 떠나는 직원은 늘었지만 업무 강도는 더 늘었다. 9년차 은행원 A씨는 “카뱅과 달리 대면 영업도 실적을 채워야 하고, 비대면 흐름에 맞춰 디지털 역량도 키워야 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며 “이직을 고민하는 직원들이 많아진 분위기”라고 전했다. 19년차 은행원 B씨도 “연공서열이 깨지면서 지점장은 고사하고 이제는 후배들과의 경쟁도 치열해졌다"고 토로했다.

‘고액연봉’이라는 간판도 무색해졌다. NH농협을 제외한 4대 시중은행의 9월 기준 평균 연봉은 7,500~7,900만 원 수준인 반면, 카카오뱅크의 평균 연봉은 1억500만 원에 달해 격차가 2,000만 원 이상 벌어졌다. 4대 시중은행의 임금 상승률 역시 전년 대비 2~7%에 머무른 반면 카카오뱅크의 상승률은 30%가 넘는다. 여기에 더해 최근 카카오뱅크는 내년 연봉 협상 시 전 직원을 대상으로 최소 '1,000만 원 정액 인상’을 내걸었다.

이 같은 역전 현상은 취업 시장에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취업플랫폼 잡코리아가 금융권 취업준비생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금융권 취업 선호도’ 조사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올해 처음으로 KB국민은행을 밀어내고 ‘선호도 1위’ 자리에 올라섰다. 지난해 같은 조사에선 5위였지만 1년 만에 무려 4단계를 뛰어오른 것이다.

가상화폐 1위 업체인 업비트(두나무)가 우리금융지주 지분을 확보하는 등 최근 금융권 동향도 격세지감이다. 지난 8월 상장한 카카오뱅크는 단숨에 KB금융을 누르고 '금융 대장주'에 올라서기도 했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새로운 금융기관들의 영향력이 커지고, 인력·비용 부담이 큰 기존 은행들이 경쟁력을 잃고 있는 것은 불가피한 현실”이라며 “기존 은행권도 이제는 변화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 적응해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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