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도 일자리도 드려요"..폐교 위기 '땅끝마을' 학교의 기적

정현수 기자 2021. 11. 22. 19:0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땅끝마을'로 유명한 전라남도 해남군.

북일면은 해남군의 13개면(面) 중에서도 인구가 가장 적은 곳이다.

22일 해남군청에 따르면 추진위는 다음달 3일 북일초·두륜중 학교설명회를 개최한다.

이 과정에서 북일면 주민자치회와 작은학교살리기에 나서기로 결정하고 북일초와 두륜중의 앞글자를 딴 '북두칠약'이라는 특전을 내놓았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전라남도 해남군 북일면 주민자치회와 북일초등학교, 두륜중학교 학생·학부모들이 11월9일 서울시청 앞에서 '작은학교 활성화 학생모심 캠페인'을 개최했다 / 사진제공=해남군청


'땅끝마을'로 유명한 전라남도 해남군. 북일면은 해남군의 13개면(面) 중에서도 인구가 가장 적은 곳이다. 1922년 개교한 북일초등학교는 99년 동안 북일면의 흥망성쇠를 함께 해왔지만 젊은 사람들이 떠나면서 폐교를 걱정해야 할 처지였다. 올해를 기준으로 북일초의 학생수는 18명, 그나마 교사 등 교직원 자녀가 대부분이다.

폐교를 막기 위해 할머니 4명을 신입생으로 받았지만 역부족이었다. 예정대로라면 내년 신입생은 한명도 없는 상황이었다. 북일초의 위기는 북일초와 맞닿아 있는 두륜중학교로 이어졌다. 가만히 있을 수 없었던 북일면 주민들은 작은학교살리기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를 만들었다. 그리고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22일 해남군청에 따르면 추진위는 다음달 3일 북일초·두륜중 학교설명회를 개최한다. 설명회는 내년도 전학생을 맞이하기 위한 자리다. 서울에서 400km 이상 떨어진 땅끝마을에서 열리는 설명회지만 참석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이미 전학을 신청한 가구만 전교생보다 많은 65가구(11월15일 기준)다.

신청가구 중 15가구(23%)는 서울에서 전학을 오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 외에 부산, 인천, 아산, 춘천 등 다양한 곳에서 전학을 신청했다. 제주에서도 신청한 가구가 있었다. 이처럼 다양한 곳에서 관심을 보일지는 추진위도 예상하지 못했다. 사실상 전국 선발의 구도가 됐다. 상담·신청 건수는 갈수록 늘고 있는 추세다.

땅끝마을 작은 학교에 쏠린 관심은 해남군청과 주민들의 합작품이다. 해남군청은 지역소멸위기대응 공동협의체를 구성해 6개월 동안 집중 논의에 들어갔다. 이 과정에서 북일면 주민자치회와 작은학교살리기에 나서기로 결정하고 북일초와 두륜중의 앞글자를 딴 '북두칠약'이라는 특전을 내놓았다.

추진위는 북일초와 두륜중으로 전학올 경우 △빈집 리모델링 주택 제공 △학부모 지역 일자리 연계 △전교생 해외연수 △전교생 장학금 △공부방 꾸미기 비용 지원 △방가 후 및 온종일 무료 돌봄 △생태교육 등 7개의 특전을 제공한다. 학부모들에게는 주거와 일자리, 학생들에게는 다양한 학습기회를 제공한다는 내용이다.

빈집의 경우 주민자치회가 전수조사를 해서 수리가 가능한 곳을 찾았다. 반신반의하던 빈집 소유주들이 마음을 열기 시작하면서 빈집 15채를 확보했다. 리모델링 비용은 해남군에서 지원한다. 월세는 10만원 미만으로 책정했다. 나성군 해남군청 자치혁신팀장은 "기금을 조성해 해외연수와 장학금 등에도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학생 가구는 확보한 빈집 15채 규모에 맞춰 선발하되 다자녀와 저학년에 우선권을 준다. 신청과정에서 부모들에게 희망 일자리도 받는다. 희망사항을 토대로 군청과 교육청, 면사무소, 지역 내 업체 등과 협의해 학부모들의 일자리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추진위는 이미 비슷한 프로젝트를 했던 경상남도 함양군과 남해군의 사례도 참고했다.

추진위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신평호 북일면 주민자치회장 역시 서울에서 45년 동안 살다가 북일면으로 온 귀농인이다. 신 회장은 본인이 "여유롭게 사는 삶의 증거"라고 말한다. 그는 "마련한 빈집이 15채지만 인연을 맺고자 하는 분들은 시간을 두고서라도 다 모실 생각"이라며 "많은 분들이 신청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이하늬 母 "우리집 돼지과, 미스코리아 나와 신기…태몽은 용꿈""타이슨, 경기 전 반드시 성관계…상대 누군지는 중요치 않아" 왜?로또 번호 또 맞춘 마술사 최현우…"난 로또 안 산다"는데 왜?황교익 "한국 치킨 세계에서 가장 맛없다···모르면 입 닫아야""안동·예천, 누가 더 센가"…'고교 짱' 8명, 안동댐 한밤의 난투
정현수 기자 gustn99@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