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장전입 김의철, 사퇴는 안해.."KBS, 국민 신뢰회복 최우선"(종합)

최지윤 2021. 11. 22. 18:27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김의철 한국방송공사 사장 후보자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선서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11.22.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최지윤 기자 = 김의철 한국방송공사(KBS) 사장 후보자가 22일 인사청문회에서 공영방송 정체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위장전입·과세축소 논란으로 도덕성 문제가 불거진 만큼, 사퇴 의사를 묻는 질문이 여러 차례 나왔지만 "성찰의 계기로 삼겠다"고 약속했다. KBS가 직면한 최우선 과제는 '국민들의 신뢰회복'이라며 "결단력있는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 모두발언에서 "우리 사회가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KBS가 중요하다는 믿음이 커지고 있다. KBS는 국민들의 삶과 일상에 밀접하게 관련이 있기 때문"이라며 "KBS는 다른 국내 상업 매체, 거대한 글로벌 OTT와 다른 역할을 한다. KBS는 국민들에게 가장 가까운 방송이자 미디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KBS에 대한 국민 신뢰가 엄청 높아지고 있지만, 국민들의 마음을 온전히 얻지는 못하고 있다. 내가 무거운 마음으로 KBS 사장에 지원하겠다고 결심한 이유"라며 "KBS는 국민들의 소중한 수신료로 운영하는 공영방송이다. 우리 사회가 점점 더 다양해지고 양극화되는 과정에서 KBS는 민주적 소통 기관 매체이자 문화 정체성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다. 내가 KBS사장으로 일하게 된다면 국민들로부터 믿음과 사랑을 받는 KBS를 만들고 싶다"고 바랐다.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김의철 한국방송공사 사장 후보자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안경을 만지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11.22. photo@newsis.com


김 후보는 1990년 KBS에 입사했다. 탐사보도 팀장, 사회팀장, 보도국 라디오뉴스제작부장, 보도본부장, KBS 비즈니스 사장 등을 거쳤다. 애초 KBS 사장 후보는 3명이었으나, 임병걸 KBS 부사장과 서재석 전 KBS 이사가 시민평가단 평가를 앞두고 사퇴했다.

이날 인사청문회는 김 후보가 과거 서울 아파트 청약을 위해 위장 전입하고 아파트 거래 시 계약서상 매매가를 실제보다 낮추는 방법으로 세금을 적게 냈는지 여부에 쟁점이 맞춰졌다.

지난 1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이 KBS에서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김 후보는 1993년 인천 남동구에 살면서 서울 양천구에 거주하던 누나 집에 위장 전입했다. 다음해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 아파트를 분양 받았다. 김 후보는 이 아파트에서 8년간 살다가 2004년 매도했다. 같은 해 서울 양천구 신정동 아파트를 매입하면서 매매가를 실제보다 낮게 적는 다운계약을 체결했다. 신정동 아파트 매입가는 4억원이었지만, 국세청 과세증명서 확인 결과 당시 매입가를 1억3900만원으로 신고해 취등록세 1400만원 가량을 적게 냈다.

김 후보는 "위장전입 부분은 정부가 정한 특정 시점 기준에 두 차례 이상이 아니었기 때문에 (KBS이사회에 제출한 자료에) 없다고 썼다"며 "과세신고 관련해서는 당시 부동산 거래 과정에서 부동산 중개업소에 맡겼지만, '세심히 살펴봤어야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국민들께) 죄송스럽다"고 사과했다. "의도를 가지고 축소 신고 하지는 않았다. 이번 사실 자체를 청문회 준비 과정에서 봤다"고 강조했다.

정희용 국민의힘 의원이 "서울 양천구에 사는 누나 집으로 위장전입했다. 인정하느냐"고 묻자, 김 후보는 "네"라고 답했다. 정 의원이 "도덕성 문제가 있는거 아니냐. 지금이라도 사퇴할 생각 없느냐"고 하자, 김 후보는 "성찰의 계기를 갖겠다"고 했다. "당시 부동산 거래 과정에서 깊게 살펴봐야 될 이슈이긴 했지만 고의적으로 탈세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당시 시가 표준액에 따라서 부동산 중개업자가 그렇게 신고한 것"이라며 "내가 다운계약서를 작성한 것은 없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김의철 한국방송공사 사장 후보자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11.22. photo@newsis.com


KBS 경영악화와 인력 비대칭, 수신료 인상 등의 문제도 지적됐다. 양정숙 무소속 의원에 따르면, KBS는 2023년까지 누적 사업손실 6569억원, 당기순손실은 4336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2018년부터 작년까지 누적 영업적자가 1484억원에 달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연봉 1억원 이상 월급을 받는 분이 전체 구성원 절반에 달하는 이 인적 구성 문제를 어떻게 정리할거냐"고 물었다. 김 후보는 "방송사 핵심 자산은 인적 인프라다. 동종업계에서 그런 부분을 반영하지 않으면 인력 유출 문제가 생긴다"며 "월급값 제대로 못하는 직원들이 있는지는 면밀히 구석구석 잘 살펴보겠다. 경쟁력을 높이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성과 보상 체계도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KBS 직원 평균연봉은 9800만원, 평균연령은 46.1세다. 50대는 43.56%를 차지한다. 윤 의원은 "50·60대가 사실상 모든 권력을 다 가지고 있고, 30대는 기껏 해봐야 1.7%밖에 안 된다"며 "20대 4.18%, 30대 22.79%로 합쳐서 27%다. 40대와 50대를 합치면 거의 70%"라고 설명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김상희 의원은 "올해 기준 KBS 임원 중 여성이 단 한 명도 없다"며 "역대 여성 임원 명단을 보면 KBS는 창사 이래 48년간 여성 임원이 3명밖에 없었다. 부끄러운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후보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는 없지만, 데이터·디지털 분야 젊은 인력들을 과감하게 채용해 조직 문화를 바꾸겠다"며 "여성이라는 이유로 혹시 '유리천장'으로 작용하고 있는지 그런 부분들을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약속했다.

KBS이사회는 지난 6월30일 수신료를 3800원으로 인상하는 안을 의결했다. 김 후보는 "수신료 조정안은 이사회 의결을 거쳐서 방통위에 있는 상태"라며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해 광고와 판매 수익을 늘리는 등 수익사업을 다각화하는 것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고 설명했다.

양 의원의 '수신료 인상하면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이나 '지옥'같은 콘텐츠 만들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어쨌든 훌륭한 콘텐츠를 더 많이 만들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답했다. "KBS 밖의 시장에서는 엄청난 재원을 투자하고 있다. 대작에 투자하기 재정적으로 힘든 여건"이라며 "KBS 콘텐츠는 KBS 다워야 한다. 공익에 최우선 가치를 두고 신뢰를 확보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솔직히 돈을 가지고 하기에는 좀 무리한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김의철 KBS 사장 후보자 페이스북 캡처.


김 후보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를 비방했다는 의혹도 받았다. 지난 6월29일 오후 6시께 페이스북에 포털사이트에서 '약탈' 뜻을 검색·캡처해 올렸다. "하도 오랜만에 듣는 생경한 단어라 사전을 한 번 찾아 봄"이라며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이나…아무런 비판 의식없이 그런 말을 그대로 받아쓰는 사람들이나…"라고 남겼다. 이날 오후 1시 윤 후보는 대선 출마를 선언하며 "이 정권은 권력을 사유화 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집권을 연장해 계속 국민을 약탈하려 한다. 우리는 이들 세력의 집권 연장과 국민 약탈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는 황보승희 국민의힘 의원의 서면질의를 받은 김 후보는 "해당 SNS가 어떤 이유로 작성된 것인지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오후 재개한 인사청문회에서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이 SNS에서 언급한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은 누구냐'고 묻자, 김 후보는 "윤석열 후보 맞다"고 인정했다. '편향적인 시각을 고치겠느냐'는 질문에는 "쭉 보셨으면 아시겠지만 일체 그런 내용들은 실은 적이 없다. 공인과 개인의 차이는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 후보는 KBS가 직면한 최우선과제로 '국민들의 신뢰회복'을 꼽았다. "국민들의 신뢰를 확보해야 공적 재원도 확대되고, 그런 것을 기반으로 해서 다양한 사업을 할 수 있다"며 "여러가지 실험적이고 도전적인 일을 하려면 재원의 안정성이 필요하다. 광고비 축소, 수십 년간 묶여있는 수신료 등의 이유로 재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게 큰 과제"라고 짚었다.

"담대하고 결단력 있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KBS 고민과 숙제 관련, 여러가지 안들이 마련 돼 있지만, 내부의 반발이라든지 여러 요소들 때문에 담대하게 추진하지 못하고 있다"며 "명확한 비전과 목표를 가지고 구성원들을 설득하는 리더십이 현 시점에서는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plain@newsis.com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