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에세이] 어머니의 미학 그리고 태양

한겨레 2021. 11. 22. 18:26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아파트 공터에서 호박이 늦가을 햇살과 교잡하며 말려지고 있었다.

호박들은 검은 망사 위에 가지런하게 놓여 있었는데 아름다운 미학을 품고 있는 비구상 작품처럼 보였다.

시속 100㎞로 171년을 달려야 닿을 만큼 멀리 떨어진 태양의 빛이 이제야 펼쳐놓은 호박에서 멈춘다.

된장찌개에 넣곤 하는 말린 호박은 곧 우리 몸속으로 들어올 것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포토에세이]

아파트 공터에서 호박이 늦가을 햇살과 교잡하며 말려지고 있었다. 호박들은 검은 망사 위에 가지런하게 놓여 있었는데 아름다운 미학을 품고 있는 비구상 작품처럼 보였다. 시속 100㎞로 171년을 달려야 닿을 만큼 멀리 떨어진 태양의 빛이 이제야 펼쳐놓은 호박에서 멈춘다. 된장찌개에 넣곤 하는 말린 호박은 곧 우리 몸속으로 들어올 것이다. 빛은 호박으로 호박은 내 몸속으로 들어와 자리를 잡는다. 그러고 보니 나는 빛이요, 우주였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