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 잡겠다더니.. 1주택자 세액 두배로 늘어났다[95만명 종부세 폭탄]

오은선 2021. 11. 22.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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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25억 이하 1주택자 평균 50만원
정부 稅경감 혜택 넓어졌다지만
인원 12만명 → 13만2000명 증가
세액도 1200억 → 2000억 확 늘어

다주택자들이 2021년 주택분 종합부동산세 폭탄을 맞게 됐다. 특히 조정대상 지역에 두 채 이상을 보유했다면 수천만원의 세금을 납부해야 한다. 같은 2주택자라도 조정지역에 해당하면 종부세 폭탄을 맞게 되는 셈이다. 정부는 1세대 1주택 등 실수요자의 종부세 부담은 크지 않다고 설명한다.

■다주택자·법인, 종부세액 88.9% 폭탄

기획재정부는 22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1년 주택분 종합부동산세 고지 관련 주요 내용'을 발표했다.

내용에 따르면 다주택자와 법인은 전체 종부세액 5조7000억원 중 88.9%인 5조원의 세금을 내야하는 종부세 폭탄을 맞게 됐다.

정부는 종부세 폭탄 논란에 대해 '98%의 국민은 종부세 고지서를 받지 않는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납부 부담이 한번에 2~3배 증가한 것에 대한 설명으로는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오히려 부동산 정책 실패에 따른 집값 급등의 책임을 모면하기 위해 특정 계층에 대한 세금 부담 전가를 당연시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다주택자는 지난해 35만5000명이 9000억원의 종부세를 부담했지만 올해는 48만5000명이 2조7000억원을 부담하게 됐다. 평균 세액은 지난해 약 254만원에서 올해 약 557만원으로 2.2배가량 증가했다.

법인의 경우 지난해 1만6000명이 6000억원을 부담했지만 올해 6만2000명이 2조3000억원을 부담한다. 다만 과세인원이 4배 가까이 급증하며 평균세액은 지난해 3750만원에서 올해 3710만원으로 내렸다.

이에 대해 기재부 관계자는 "조세회피 차원에서 1인 법인, 개인유사법인을 설립한 경우들이 올해 과세 대상으로 많이 들어온 것 같다"며 "이런 경우엔 아무래도 (종부세 과세액이) 소규모가 많다"고 설명했다.

특히 종부세 부담은 다주택자 중에서도 3주택 이상을 보유했거나, 조정대상지역에 2주택 이상을 가진 경우 급증한다. 다주택자 중 3주택 이상자 41만5000명(85.6%)이 이런 경우에 포함된다. 이들의 부담액은 2조6000억원으로 다주택자 전체 종부세액(2조7000억원)의 96.4%에 달한다.

■"1주택자 부담 크지 않다"지만 평균 세액 100만원 훌쩍

시가 25억원(공시가격 17억원) 이하 부동산을 보유한 1세대 1주택자는 2021년 주택분 종합부동산세로 평균 50만원 수준을 납부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가 16억원(공시가격 11억원)을 초과하는 1주택자 종부세 납세 대상자 중 72.5%가 이 구간에 속한다. 전체 1세대 1주택자 중 44.9%에 해당하는 시가 20억원(공시가격 14억원, 과세표준 3억원) 이하 주택에 부과되는 평균 세액은 27만원이다.

기재부는 기본공제금액이 9억원에서 11억원으로 오르면서 종부세 대상자가 8만9000명 줄었다고 설명했다. 세액 역시 814억원 감소 효과가 있었다는 것이다. 또 세부담상한 1.5배가 적용돼 과도한 세부담 상승을 방지했다고도 설명했다.

1세대 1주택 장기보유자나 고령 은퇴자는 세부담이 누리는 세부담 경감 혜택도 넓어졌다. 만 60세 이상부터 적용되는 고령자공제는 20~40%, 5년 이상 보유부터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장기보유공제는 20~50% 공제를 적용한다. 합산해 받을 수 있는 공제혜택 한도는 80%로, 지난해보다 10%p 높아졌다. 최대 공제혜택 80%를 적용받는 인원은 4만4000명가량이다. 1세대 1주택자 13만2000명 중 약 33%가 최대 혜택 대상이 되는 것이다. 이를 통해 감면받는 세액은 2267억원이다.

그러나 이 같은 정부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1세대 1주택자의 종부세 고지 인원과 세액은 지난해 대비 모두 늘었다. 지난해 12만명에서 올해 13만2000명, 같은 기간 세액은 1200억원에서 2000억원으로 일제히 증가한 것이다. 이때 1세대 1주택자의 1인당 평균 종부세액은 약 151만원이 된다. 지난해의 경우 97만원 수준이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종부세 세수는 전액 부동산 교부세로 지방자치단체로 이전돼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지방정부 재원으로 사용된다"며 "앞으로도 부동산 보유에 대한 조세부담 형평성 제고, 부동산 가격안정, 지방재정 균형발전 등 종부세 도입 취지에 맞게 제도가 운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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