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스트리트] 외교적 보이콧

노주석 2021. 11. 2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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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와 스포츠는 떼려야 뗄 수 없는 한몸이다.

정치의 노예가 된 스포츠는 1980년 미국의 모스크바 올림픽 참가 거부와 1984년 러시아의 LA올림픽 보복 보이콧으로 얼룩졌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대한 '외교적 보이콧'(diplomatic boycott) 카드를 18일 꺼내들면서 스포츠는 또 한번의 시련기에 접어들었다.

외교적 보이콧이란 올림픽에 선수단을 보내되 정부나 정치권 인사들로 꾸려진 축하 사절단은 파견하지 않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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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바이든 대통령과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 /사진=뉴스1
정치와 스포츠는 떼려야 뗄 수 없는 한몸이다. 정치가 스포츠를 낳았으니 모자관계라고 봄직하다. 근대 올림픽의 창시자인 프랑스의 쿠베르탱 남작이 제1차 세계대전 직전 올림픽을 부활시킨 것은 올림픽 정신의 고양보다는 전쟁준비용 시간벌기가 주목적이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정치의 스포츠화는 가속화됐다. 강대국은 스포츠를 무기로 사용했고, 약소국은 올림픽 무대에서 격렬하게 저항했다.

핑퐁외교는 정치와 스포츠의 결합을 알린 대표적 사례이다. 미국은 '죽의 장막' 뒤에 숨어 있던 중국을 국제사회로 끌어내기 위해 탁구를 이용했다. 마오쩌둥이 탁구광이었기 때문이다. 정치의 노예가 된 스포츠는 1980년 미국의 모스크바 올림픽 참가 거부와 1984년 러시아의 LA올림픽 보복 보이콧으로 얼룩졌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대한 '외교적 보이콧'(diplomatic boycott) 카드를 18일 꺼내들면서 스포츠는 또 한번의 시련기에 접어들었다. 외교적 보이콧이란 올림픽에 선수단을 보내되 정부나 정치권 인사들로 꾸려진 축하 사절단은 파견하지 않는 것이다.

미국의 컨설팅업체 유라시아그룹은 지난 4월 보고서에서 외교적 보이콧이 결정될 가능성이 60%라고 진단하면서 이 경우 영국·캐나다·호주 및 일부 유럽 국가들이 동참할 수 있다고 분석했었다. 다만 일본·인도·한국 등 중국과 깊은 경제적 관계를 맺고 있는 아시아 국가는 보이콧에 참여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한 바 있다.

미국의 외교적 보이콧 배경에는 중국이 내정 간섭으로 받아들이는 티베트와 신장 위구르, 홍콩 등의 인권 문제가 자리 잡고 있다. 주요 국가 정부 대표단이 줄줄이 불참하면 2023년 3월 세 번째 국가주석직에 오를 것이 확실시되는 시진핑 주석의 체면이 국제적으로 구겨질 수밖에 없다. 문제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아슬아슬하게 시소를 타는 한국이다. 보이콧 결정을 보이콧하고 싶은 심정이 간절할 것이다.

joo@fnnews.com 노주석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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