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힘 준 이재명" 동영상 3억·스타일링 8천만 원..임명장 '조직' 꾸리기
내년 3월 제20대 대통령 선거의 주요 정당 후보들이 결정됐습니다. 지난달 민주당 이재명 후보, 정의당 심상정 후보가 경선 끝에 후보로 선출됐고요. 지난 5일에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선출됐습니다.
각 후보들이 이번 대선에서 중요시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후보의 말과 행동뿐만 아니라 선거에 들어가는 돈을 어디에 썼는지를 보면 선거 계획과 전략 등을 구체적으로 가늠해볼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KBS 탐사보도부는 경선을 치르는 동안 각 당 후보들의 정치자금 수입·지출 보고서와 후원금 내역 등을 분석합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대한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지난달 초 경선을 마친 뒤 선관위에 제출된 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경선 자료부터 먼저 분석해봤습니다.
■ 이재명 후보, 선거비 지출과 모금액은 이낙연 전 후보보다 적었다
민주당 경선은 지난 6월부터 지난달까지(6월 28일~10월 10일) 3개월여 기간 동안 열렸는데요. 이재명 후보는 경선기간 전후로 총 26억 8천여만 원을 썼습니다. 이재명 후보는 이낙연 전 경선후보에 비해 후원회 기부금에서 나간 돈이 1억 1천만 원 적었고, 전체 지출액은 4천만 원 적었습니다.
참고로 기부금 수입액은 이낙연 전 경선후보가 25억 6344만 원, 이재명 후보는 25억 5,366만 원으로 천만 원 더 많았습니다.
이 후보의 자세한 사용 내역을 살펴보겠습니다.
■ '비대면 선거' 동영상에 3억...유튜브 적극 활용
이 후보의 지출 내역 가운데 눈에 띄는 대목은 유튜브 동영상 제작과 생중계 그리고 관련 장비 대여 등에 모두 3억 2천여만 원을 사용했다는 점이었습니다.
출마 선언 영상과 홍보 영상 등 영상물 제작에 1억 5천여 만원이 쓰였습니다. 후보의 동정이나 정책간담회에 대부분 활용된 생중계에는 1억 3천여만 원이 사용됐습니다. 별도 광고비용은 7천만 원입니다.
■ 미용과 코디, 의상 등 이미지 연출에 8천여만 원
이 후보는 이번 대선에서는 이른바 '대통령 이미지' 만들기에 투자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경기도 파주의 한 업체에 후보의 스타일링을 맡겼는데요. 지난 7월부터 10월까지 4개월 동안 해당 업체에 8천 660만 원을 지급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 금액에는 지난 8월 후보의 배우자 김혜경 씨에 대한 스타일링 비용(8월 배우자 330만 원, 후보자 부부 1천494만 원)도 포함됐습니다. 이 후보의 프로필 사진 촬영에는 510만 원이 지출됐습니다.
이에 대해 이 후보 측 관계자는 "전문 PI(Personal Identity, 개인 이미지 연출) 업체에서 미용과 의상, 이미지 컨설팅 등을 모두 관리한다. 각 분야 담당자들이 팀으로 움직이는데 지방 출장도 많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지난 대선 경선(2017년)에는 해당 항목에 지출이 가능한지조차 알지 못해서 후보 개인 돈을 썼다"고 덧붙였습니다. 확인해 보니 지난 대선에서는 염색 비용으로 3만 3천 원을 사용했습니다.
■ 각 지역 '특보' 임명....임명장에 2천9백여만 원 사용
이 후보는 경선 당시 각 지역별 조직을 꾸리기 위한 '특보' 임명에도 주력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임명장 속지 최소 7천 매, 임명장 케이스는 최소 6천 개 이상 구매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속지와 케이스 비용 등에만 2천791만 원이 들었고, 발송 비용 등을 포함하면 2천912만 원을 임명장에 썼습니다. 경선 기간 동안 임명장 관련 제작과 발송은 매달 꾸준히 이뤄졌는데요.
이에 대해 이 후보 측 관계자는 "각 지역에서 활동하는 분들에게 특보 임명장을 수여한다. 해당 지역에서 어느 후보를 돕고 있는지 증명되어야 하니까 임명장이 필요하다. 현재까지 수천 명 단위가 임명된 것으로 알고 있다. 지난 선거에서는 거의 하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 여론조사에 3억 8천만 원, 배우자 차량 렌트와 운전자 급여에 2천여만 원
여론조사와 컨설팅은 모두 9건, 3억 8천360만 원을 사용했습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케이에스오아이)에서 2건, 1억 7천만 원으로 가장 많은 금액을 지출했습니다.윈지코리아컨설팅이 4건, 1억1천여만 원으로 뒤를 이었습니다. 이 후보의 경선 열린캠프 이근형 기획단장이 해당 업체의 대표를 지낸 바 있습니다.
이 외에도 배우자 김혜경 씨에 대해서는 차량 렌트(7~9월)에 630만 원, 렌트 차량 운전자 급여 1천580만 원 등 2천2백여만 원이 쓰였습니다. 화상 회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줌'(zoom) 프로그램 계정 이용료로 260만 원, 글씨체 구입 사이트 산돌구름과 한글씨 등에 71만 원을 썼습니다.
이 후보 측 관계자는 "이번 대선에서 동영상 활용 등 비대면 방식은 당의 방침이기도 했다. 지난 대선에서는 기간이 짧았고 처음이었기에 어느 항목에 비용을 쓸 수 있는지 잘 몰랐던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현재 통신비 등 정산이 제대로 되지 않은 부분 등을 추가로 반영할 예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데이터 수집·분석: 윤지희, 이지연
인포그래픽: 김현수
김영은 기자 (paz@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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