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치추적' 스마트워치 제대로 작동안했다

고보현 2021. 11. 22. 17:4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범죄 못막은 스마트워치
경찰 "위기때 호출하라" 지급
GPS조회안돼 기지국통해 파악
오차범위 2~3km 정확도떨어져
신변보호 대상 통합관리 안돼
경찰관 공조요청에 대응 늦어

◆ 국민안전 못지킨 경찰 ◆

지난 19일 스토킹 피해 끝에 사망한 30대 여성 A씨에게 경찰이 지급해준 스마트워치는 위치정보 조회 실패로 제 기능을 하지 못했다. A씨가 착용하고 있던 스마트워치는 애플워치·갤럭시워치와 같은 방식으로 호출자를 추적한다. 카카오 택시를 부른다고 가정할 때 실시간으로 호출자를 찾는 것과 같은 방식인데, 기술적 결함으로 A씨가 주소지에 있는 것을 파악하지 못해 참변을 막을 수 없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22일 경찰에 따르면 A씨가 착용하고 있던 스마트워치는 기지국 위치값은 물론 와이파이, 위치정보시스템(GPS)을 종합해 실시간으로 호출한 장소를 추적한다. 카카오 택시를 예로 들면 해당 애플리케이션(앱)이 GPS 위치값을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면 반경 50m 이내로 추적할 수 있다. 경찰 관계자는 "112시스템을 통해 세 가지 위치정보 조회를 통신사에 요청하고, 통신사는 조회에 성공한 기록을 회신한다"며 "이번 경우는 와이파이와 GPS가 조회에 실패해 회신이 안 된 것이고 원인은 통신사 측에 공문을 보내 파악 중"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19일 서울 중구 저동 오피스텔에서 오전 11시 29분께 첫 번째 호출을 한 뒤 11시 33분께 2차 호출을 했다. 경찰은 1차 신고가 접수된 지 3분 만에 기지국 위치값에 따라 A씨 위치로 표시된 명동으로 출동했으나 A씨를 찾지 못했다. 뒤늦게 상황을 파악해 경찰이 11시 41분께 피해자가 있던 저동 현장에 도착했으나 A씨가 흉기에 수차례 찔린 뒤였다. 최초 긴급호출 후 12분만이었다. A씨는 병원으로 이송되던 도중 오후 1시 3분께 결국 숨졌다. 경찰은 기지국과 와이파이, GPS 위치정보 기술을 동시에 활용 가능한 새로운 위치 확인 시스템을 시범 운영하고 있으나 아직 상용화되지 않은 상태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경찰도 이동통신사에서 설치해 놓은 장비를 활용하다 보니 정확하게 위치를 잡아내기 어려운 것"이라며 "많게는 2~3㎞까지 오차범위가 생기고 도심은 상점과 주택 등이 밀집해 있어 정확하게 위치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관할 경찰서 간 신변보호 대상자가 통합적으로 관리되지 못한 점도 혼란을 가중시켰다. 1차 호출 당시 명동을 담당하는 남대문경찰서가 현장에 출동했으나 명동에 A씨가 없자 피해자 거주지인 저동을 관할하는 중부경찰서에 공조 요청을 하면서 대응이 늦어졌다.

비단 스마트워치 등 첨단 기기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보다 적극적인 가해자 모니터링을 통해 원인을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스마트워치는 피해자 본인이 신고해야 하는 식인데, 피해자가 당황하거나 제약적인 상황에 맞닥뜨릴 경우 비효율적"이라며 "가해자에게 접근금지 명령을 내림과 동시에 전자발찌라도 부착한다면 피해자, 가해자 간 거리가 좁혀질 경우 경찰이 출동하는 등 더 신속한 감시, 신고가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고보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