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신저 "미중 갈등 '홀로코스트' 안 되게 막아야"
끝내기 힘든 충돌로 빠져드는 것은 위험"
1970년대 미·중 데탕트를 설계했던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이 “10년 내에 대만에 대한 (중국의) 총공격(all-out attack)이 있으리라고 기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전면전으로 이어지는 총공격보다는 대만의 자주성을 약화시키는 무력 시위 등을 계속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키신저 전 장관은 21일(현지 시각) 방영된 CNN 앵커 퍼리드 저카리아와의 대담에서 “시(주석)는 가능하다면 평화롭게 대만을 통일하고 싶어하지만 필요하다면 무력으로 할 거라고 사람들이 우려하는데 그렇게 보지 않나”란 질문을 받았다. 이에 키신저는 “예를 들어 10년 내 총공격은 기대하지 않는다”며 “대립이 계속되면 대만의 실질적 자주성을 약화시키기 위해 중국이 조치들을 취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상황이 진전되면 우리는 어느 정도까지를 군사적 수단으로 고려할지, 어떤 정도까지는 정치적 체계 안에서 받아들일 수 있는지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중국이 총공격에는 못 미치지만 대만의 자주성을 훼손하는 강압 행동이나 무력 시위를 반복하면 어디서부터를 ‘군사 행동’으로 봐야 할지 기준이 필요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키신저 전 장관은 “내가 처음 중국에 갔을 때 중국은 가난하고 약하고 매우 단호한 나라였다. 이제 중국은 꽤 부유하고 상당히 강하며 여전히 정말 단호한 나라”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우리의 도전은 상황을 ‘홀로코스트’로 만들지 않고 경쟁할 수 있는 관계를 찾는 것이다. 그것이 양측 지도자들에게 큰 도전”이라고 말했다. 그는 “어떤 충돌이든 관건은 어떻게 시작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끝낼지 알고 있느냐다. 군사적 성격의 경쟁이 있다고 했을 때 끝내기 힘든 충돌로 빠져드는 것은 위험하다”고 했다.
최근 있었던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시 주석의 화상 정상회담에 대해 키신저 장관은 “바이든이 다른 길을 향한 방향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것이 꼭 중국에 양보를 한다는 뜻은 아니다. 대화를 할 수 있는 수준을 찾아가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대결을 피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K리그 광주 엄지성, 잉글랜드 2부 스완지시티 이적 확정
- 신윤복의 ‘미인도’…대구간송미술관 개관전서 선보인다
- 김호중 ‘호화 전관’ 조남관 변호사, 재판 일주일 앞두고 손 뗐다
- 박상용 검사, “‘대변 루머’는 허위사실.. 사과 않으면 고소할 것”
- 뒤에서 ‘쾅’... 무면허에 무보험, 번호판도 만들어 붙인 가짜였다
- SK스퀘어 신임 대표에 한명진 투자지원센터장 선임 예정
- 학생 없는 대학들 스스로 문닫게… 정부 ‘사립대구조개선법’ 재추진
- 워싱턴에 무궁화가 피었습니다…22대 국회선 법으로 ‘국화’ 인정할까
- 검찰, 40억대 사기 친 뒤 8년여간 도피한 50대 남성 구속 기소
- 국립중앙의료원에 택시 돌진해 3명 중·경상… “급발진 때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