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전세계적인 인플레 공포에도 日 물가는 제자리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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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가 인플레이션 공포에 떨고 있지만 일본 물가상승률은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1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반면 일본 9월 소비자물가는 0.1% 오르는 데 그쳤다.
일본이 전 세계에 불어닥친 인플레 우려에서 한 발짝 비껴나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렇다고 일본만 유가와 원자재, 반도체 가격 상승의 영향을 받지 않는 건 아니다.
가격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저물가 시대 일본 기업들의 생존전략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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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가 인플레이션 공포에 떨고 있지만 일본 물가상승률은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1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미국 10월 소비자물가는 작년 동월보다 6.2% 올라 31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물가 역시 4.1% 급등했다. 반면 일본 9월 소비자물가는 0.1% 오르는 데 그쳤다. 신선식품과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근원 물가는 0.7% 하락했다.
일본 소비자들이 수십년간 저물가에 익숙해지면서 가격 인상에 민감하고, 기업들도 이를 알기 때문에 좀처럼 가격을 올리려 하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일본이 전 세계에 불어닥친 인플레 우려에서 한 발짝 비껴나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렇다고 일본만 유가와 원자재, 반도체 가격 상승의 영향을 받지 않는 건 아니다.
저임금에 시달리는 일본 소비자들이 가격 인상에 민감한 탓에 기업들이 차마 가격을 올리지 못하는 것이 물가 정체의 주된 이유다. 가격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저물가 시대 일본 기업들의 생존전략이라는 설명이다.
물가가 오르지 않는다고 마냥 좋아할 일을 아니다. 기업들은 소비자에게 전가하지 못한 비용 인상분을 보충하기 위해 인건비를 억누르면서 소비 여력은 낮아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실업률은 3% 정도로 완전고용 수준을 유지하지만 정작 노동자들이 저임금에 시달리는 구조다.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않은 노동자들은 또다시 소비를 줄이게 되고 물가상승률이 제자리걸음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일례로 일본 최대 유통그룹인 이온몰은 전 세계적인 원자재와 재료비 상승에도 불구하고 올해 말까지 밀가루나 마요네즈, 스파게티 등 식료품 가격을 동결하기로 했다. 이온몰 측은 “소비자들은 생활필수품에 더 많은 돈을 쓰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일본 생활용품 브랜드 무인양품(MUJI)은 7월~11월 약 190개 품목의 가격을 인하했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8년 만에 행원 기본급을 동결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2013년부터 지금까지 “2% 물가상승 목표를 위해 노력한다”는 입장을 고집하는 일본은행이지만, 정작 직원들 임금을 인상하기는커녕 상여금도 소폭 삭감한 것.
이와시타 마리 다이와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은 기업이 (인상된) 원자재와 자원 비용을 판매가격에 전가할 수 있고, 빈부격차가 커지더라도 임금은 올라가는 비즈니스 문화가 있다”며 “반면 일본에서는 기업이 인력난을 겪어도 임금이 오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렇다고 일본이 언제까지나 인플레 무풍지대에 머무르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이 계속 오르면 일본 기업도 비용 부담을 못 이겨 제품 가격을 인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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