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위험도 수도권 '매우 높음', 전국 '높음'.."방역 강화 필요"

이재호 2021. 11. 22.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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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단계적 일상회복]

22일 서울광장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임시 선별검사소에서 검사를 받으려는 시민들이 줄을 서고 있다. 연합뉴스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을 시작한지 3주 만에 방역당국이 수도권의 코로나19 위험도를 ‘매우 높음’으로, 전국 단위의 위험도를 ‘높음’으로 진단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위험도 지표가 나쁜 수도권 만이라도 사적모임 제한 등 방역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하고 있지만, 정부는 일단 병상 확보와 백신 접종률 높이기에 주력할 방침이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질병관리청장)은 22일 정례브리핑에서 “정부 위험도 평가와 일상회복 지원위원회 방역의료분과위원회의 자문을 거쳐 논의한 결과, 지난주(11월14일∼20일) 코로나19 위험도가 전국은 ‘높음’, 수도권은 ‘매우높음’, 비수도권은 ‘중간’으로 평가했다”고 밝혔다. 정 청장은 “전반적인 상황을 고려할 때 이러한 추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중심으로 필요한 조치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지난 17일 단계적 일상 회복에 따른 후속 조처로 매주 코로나19 유행의 위험도를 평가해 수도권·비수도권·전국에 대해 ‘매우 낮음’, ‘낮음’, ‘중간’, ‘높음’, ‘매우 높음’ 등 5단계로 평가한다는 계획을 세운 바 있다. 위험도 평가 기준은 의료·방역 대응지표, 코로나19 발생지표, 예방접종지표 등 크게 3개 영역, 17개 세부 지표로 나뉜다.

지난주까지 전국을 기준으로 보건의료 체계의 대응 역량은 안정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던 정부의 태도도 바뀌었다. 정 본부장은 “수도권 중환자실 병상 여력은 거의 없는 상황이며 확진자수, 감염재생산지수 등 방역 선행 지표가 악화되고 있다”며 “전국적으로 병상 여력은 당분간 악화될 전망이며, 방역지표 악화를 고려해 현시점부터 방역조치 강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단계적 일상 회복을 중단하는 비상계획 발동과 관련해 “비상계획 적용을 포함한 방역조치 강화를 검토하는 게 필요하다고 판단한다”며 “다만 이 부분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중심으로 논의가 돼야 해 오늘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 중대본 논의, 일상회복지원위원회 검토 등을 통해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병상확보 만으로 지금의 유행을 통제할 수 없어 코로나19 위험도 지표가 나쁜 수도권 만이라도 ‘비상계획’에 준하는 방역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교수(감염내과)는 “정부가 중환자 병상을 빨리 확보한다 해도 확진자가 더 빠르게 늘면 결국 유행을 통제할 수 없다”며 “사적모임 인원을 제한하고, 백신 미접종자 인원 수를 제한하거나 수도권을 중심으로 방역패스를 강화하는 등 방역강화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방역당국은 일단 단계적 일상 회복을 유지하며 ‘병상 확보’와 ‘백신 접종률 제고’에 방역대책의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정부는 앞서 5일과 12일 두 차례에 걸쳐 수도권 상급종합병원 22곳에 병상동원 행정명령을 내렸는데, 이번 주부터 이에 따른 병상확보가 이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박향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행정명령) 3주 내 확충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주부터 조금씩 늘고 있다”며 “이번 주 말에서 다음 주까지는 당초 목표했던 수도권 준중증 병상 402병상 추가 확보를 완료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 주말 사이 정부가 추가 확보한 병상은 모두 162개(중환자 7병상, 준중환자 46병상, 감염전담 병상 109병상)다.

아울러 18살 이하 청소년의 백신 접종률을 제고하기 위한 방안도 본격적으로 강구하고 있다. 정은경 본부장은 “18살 이하 학령층에서도 주간 5백명대 확진자가 발생되고 있다. 보육·교육시설을 통한 감염이 많고 가족·지인·친구 접촉이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며 “방역당국은 교육부와 함께 소아·청소년 예방접종을 지속적으로 권고하고 아동·청소년이 주로 이용하는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방역패스 적용 확대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기준 12∼17살 청소년의 백신접종 완료율은 13.5%다.

코로나19 확진자에 대한 보건의료 역량은 확진자·위중증 환자가 급증하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계속 나빠지고 있다. 방대본이 발표한 코로나19 감염전담 병상 가동률(21일 오후 기준)을 보면 전국 중환자 전담병상 1134개 가운데 788개가 사용중이다. 병상가동률은 69.49%로 70%에 바짝 다가서고 있다. 정부는 단계적 일상 회복을 중단하고 방역을 강화하는 이른바 ‘비상계획’ 발동 긴급검토 기준으로 중환자 전담병상 가동률 75%를 제시한 바 있다.

코로나19 위중증 환자도 515명(22일 0시 기준)으로 정부가 제시한 안정적 관리가능 환자수(500명)를 연일 웃돌고 있다. 병상가동률이 높아지면서 병원에 입원해야 할 확진자들이 집에서 대기하는 시간이 점점 길어지고 있는 것도 문제다. 수도권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뒤 병상 배정을 하루 이상 기다리는 환자 수가 이날 0시 기준으로 907명으로 전날(804명) 보다 103명 늘었다. 대기 일수에 따라 살펴보면, 하루 이상 대기자 385명, 이틀 이상 223명, 사흘 이상 162명이고 나흘 이상 대기하는 환자수도 137명에 이른다.

이재호 박준용 권지담 기자 p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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