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케트 배터리' 세방 "리튬전지로 매출 1조 올리겠다"

양연호 2021. 11. 22.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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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웅 세방그룹 회장 인터뷰
내연기관車 배터리 韓 최강자
전기차시장 공략도 속도 높여
리튬전지 조립 세계1위 목표
폭스바겐 등 완성차 신뢰 높아
세방전지 5년째 1조매출 유력
100% 지분 세방리튬배터리는
내년 3월 본격 양산·수출 계획
ESS 등 제품군도 대폭 확대
"쌀이 좋다고 해서 이를 요리해 만든 밥이 반드시 맛있는 것은 아니듯, 배터리 셀이 아무리 우수해도 모듈과 팩이 부실하면 성능을 제대로 발휘하기 어렵습니다. 납축전지에서 쌓은 노하우를 활용해 리튬이온배터리 모듈·팩 제조 사업에서 세계 1위로 도약하는 게 목표입니다."

최근 매일경제와 만난 이상웅 세방그룹 회장(사진)이 "이르면 내년부터 세방전지가 제조한 리튬이온배터리 팩을 탑재한 전기차가 국내와 유럽을 누비고 다닐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로케트 배터리'로 잘 알려진 세방전지는 이 회장 부친인 이의순 명예회장이 1952년 창업한 이래 국내 점유율 1위, 세계 5위 납축전지 업체로 성장했다. 납축전지는 충전과 방전을 반복하며 오래 사용할 수 있는 2차전지에 속한다. 안정성이 뛰어나 자동차 시동뿐만 아니라 은행, 발전소 등의 비상 전원으로도 사용돼왔다. 세방전지는 거의 모든 종류의 납축전지를 생산하는 국내 유일 종합 축전지 제조사다.

그러나 최근 친환경 자동차 확산과 함께 가볍고 수명이 긴 리튬전지가 대세로 떠오르면서 세방전지를 비롯해 한국아트라스비엑스, 현대성우쏠라이트, 클라리오스델코 등 납축전지 업체는 변화의 기로에 섰다. 납축전지 업계의 성장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이 회장은 "납축전지가 리튬전지에 비해 안정성이나 저온·고온 특성 등에서 지닌 장점을 무시할 수 없다"며 "납축전지가 시장에서 사라지기보다는 당분간 리튬전지와 공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회장은 2013년 회장 취임 직후부터 신성장 동력을 모색해왔다. 2016년 세방전지 자회사로 세방리튬배터리를 설립하고 리튬이온배터리 시장에 진출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 회장은 "리튬배터리 제품 개발·생산에서 안전성이 가장 중요한데, 세방전지가 오랜 기간 납축전지 시장에서 쌓아온 배터리관리시스템(BMS) 등 노하우와 기술력이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배터리는 셀→모듈→팩 순의 공정을 거치는데 이 중 세방전지가 담당하는 부분은 모듈과 팩 제조다. 배터리의 기본 단위인 셀을 12개 내외로 묶어 열이나 진동 등 외부 충격을 보호하는 프레임에 넣은 형태가 모듈이다. 배터리 셀 여러 개를 하나의 모듈로 묶고, 모듈 여러 개를 묶은 팩 형태가 차량과 중장비 등에 장착된다. 이 회장은 "리튬배터리 팩 시스템은 리튬전지 셀을 연결하는 용접 방법이 핵심 기술"이라며 "세방리튬배터리는 스폿 용접과 레이저 용접 기술을 이미 구축했고, 최근 준공한 광주공장에서는 반도체와 테슬라에서 사용하는 와이어 본딩 용접 설비를 자동 라인으로 구축해 양산하는 등 용접에 대한 모든 핵심 기술을 확보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그는 "이 기술을 이용해 원형, 파우치, 각형 셀을 이용한 팩 시스템 생산이 가능하다"며 "현재 진행 중인 시운전을 마치는 대로 내년부터 연간 42만대의 전기차 배터리 팩을 생산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오랜 기간 납축전지 분야에서 쌓아온 탄탄한 네트워크는 세방전지의 강점으로 꼽힌다. 자동차의 필수 소모품인 납축전지에서 원가 경쟁력을 인정받으며 현대·기아차뿐 아니라 폭스바겐, 볼보, BMW, 르노, GM 등 전 세계 자동차 기업과 꾸준히 신뢰를 쌓아왔기 때문이다. 세방전지는 지난해 국내외 유수 완성차(OE) 제조업체에서 전기차 배터리 모듈 공급계약을 수주했다. 추가 수주도 앞두고 있어 내년에 더 많은 물량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된다. 자동차용뿐만 아니라 무정전전원장치(UPS),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다양한 제품군을 양산해 국내와 해외에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2017년 처음으로 매출 1조원을 넘어선 세방전지는 올해로 5년 연속 매출 1조원 돌파가 유력하다. 이 회장은 "세방전지의 100% 자회사인 세방리튬배터리에서만 5~6년 안에 지금 세방전지 수준의 매출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양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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