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인선 불만 "참여 안한다"..국민의힘 선대위 출범 다시 덜컹

장나래 2021. 11. 22.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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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대선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이 다음 달로 미뤄지며 막판까지 삐걱대고 있다.

22일 발표된 선대위 인선안에서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총괄선대위원장 추대안은 제외됐고 김 전 위원장은 윤석열 후보에게 "시간을 더 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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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대선]이준석 대표에 전해..윤 쪽엔 직접 안밝혀
'3김 구도'-장제원 선임 반대의사 강한 듯
윤석열, 이준석-김병준 인선안 상정
선대위 출범 새달 6일께로 미뤄져
"김 전 위원장 진의 파악 설득할 것"
지난달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노태우 전 대통령 빈소를 찾은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 위원장이 조문을 마치고 취재진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2일 국민의힘 대선 선거대책위원회 합류 거부 의사를 이준석 대표에게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윤석열 대선 후보는 이날 김 전 위원장 총괄선대위원장 추대안을 제외한 선대위 인선안을 의결했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이날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김 전 위원장이 이준석 대표에게 전날 밤 전화를 걸어 와 총괄선대위원장직을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혀 왔다”며 “이날 아침에도 이 대표가 김 전 위원장을 찾아가서 만났지만, 김 전 위원장은 같은 의사를 되풀이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또한 “김 전 위원장이 인선에 동의했다는 윤 후보 쪽 입장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윤 후보의 인선안을 강하게 ‘비토’(반대)했다고 덧붙였다. 김 전 위원장은 윤 후보가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을 상임선대위원장에 임명하고 장제원 의원을 윤 후보의 비서실장으로 임명하는 안에 대해 강하게 반대했다고 한다. 또 선대위가 자신과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 김한길 전 민주당 대표의 사실상 ‘3각 구도’로 비치는 것에 대해서도 불쾌감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윤 후보 쪽이 앞서 “김 전 위원장과 윤석열 후보가 만났고, 김 전 위원장이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이 상임선대위원장직에 선임되는 것에 동의했다”고 설명한 것과 정반대되는 내용이다. 윤 후보는 이날 김 전 위원장의 합류 여부에 대해 “(김 전 위원장이) 하루 이틀 시간을 더 달라 해서 본인께서 최종적으로 결심하면 그때 (총괄선대위원장 선임안을 최고위에) 올리겠다”고 밝혔지만, 김 전 위원장은 기자들에게 “나는 하루 이틀 고민할 시간을 갖겠다고 얘기한 적도 없다”고 부인했다. 다만 김 전 위원장은 윤 후보 쪽에 ‘합류 거부’ 의사를 직접 전달하진 않았다고 한다. 이양수 수석대변인은 “일단 김 전 위원장의 진의를 파악하고 설득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윤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이준석,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 선임 건을 상정했다. 김 전 위원장의 반대에도 선대위 출범 강행 의지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이양수 수석대변인은 “안건 전체를 부의하지 않으면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에 대한 예의가 아니지 않냐”라고 답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사무실을 찾아간 취재진에게 “나는 이미 할 얘기를 다 했다. 더 할 말이 없다”며 입을 닫았다. 김 전 위원장과 이날 오후에 만난 정태근 전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김 전 위원장이) 금방 합류하실 것 같지 않다. 선대위 구성방안에 대해 그렇게 긍정적으로 보는건 아닌 것 같다”고 전했다. 김 전 위원장과 만난 임태희 전 대통령 비서실장도 “전날 (김 전 위원장이 윤 후보와 인선에) 합의를 했다는 게 확인을 한 사실이냐”라고 되물으며 “김 전 위원장이 ‘지금까지는 지지자들 사이 경쟁이었다면 지금부터는 지지를 유보한 사람들에 대한 노력을 해야되는 것이 아니냐’는 걱정을 하시면서 조금 시간을 갖고 생각해보겠다고 하셨다”고 전했다. 김 전 위원장 쪽 관계자도 <한겨레>에 “김 전 위원장은 그동안 한 번도 (선대위 인선안에) 동의한다는 표현을 한 적이 없었다. 끝까지 김 전 위원장이 총괄선대위원장직을 받지 않을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밝혔다.

이달 안으로 계획했던 선대위 출범은 다음 달로 미뤄졌다. 이양수 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을 만나 “12월6일쯤 발족식을 해야 하지 않나 생각하고, 그걸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선대위 아래 선대본부는 조직, 정책, 직능, 홍보·미디어, 당무 지원본부 등 5개 분야로 나뉠 예정이다. 후보 직속으로 둔 ‘이재명 포퓰리즘 검증팀’에는 윤희숙 전 의원이, 공동선대위원장 후보군으로는 이수정 경기대 교수와 금태섭 전 의원, <조국 흑서> 공동저자인 권경애 변호사 등이 오르내리고 있다.

선대위가 제자리를 찾지 못하면서 당내에서는 ‘중진 백의종군’ 주장도 나왔다. 김태호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선대위에 다 담아내려다 보니 정작 대선을 위해 절실한 새로운 변화를 담아내지 못할까 우려스럽다”며 “선대위는 새 인물들에게 맡기고 중진들은 백의종군의 자세로 각자 맡은 지역에서 표밭을 일구자”고 제안했다. 윤 후보에게서 공동선대위원장 제안을 받았던 나경원 의원도 페이스북에 “선대위에 내 자리가 있는지 없는지 모르겠지만 그런 의미에서 내 작은 자리라도 내어놓고 싶다. 그 자리가 한표라도 가져올 수 있는 외연확대를 위한 인사영입에 사용되길 소망한다”고 적었다.

장나래 기자 w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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