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대선 밀알되겠다" 김태호 "중진 백의종군해야"(종합)

野 중진들 잇달아 중앙선대위 '자리 양보'..지역 하방할 듯

(서울=연합뉴스) 이유미 이슬기 기자 =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당내 중진들도 잇달아 중앙선대위 내 자리를 양보하고 지역으로 '하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는 윤 후보가 구상하는 선대위가 실무형의 '일하는 선대위' 콘셉트인 점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선대위가 외부 전문가·비정치인 인사를 적극적으로 영입해 중원으로 달려나갈 채비를 하려면, 당내 중진들부터 선대위 내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지역 조직 다지기에 매진해야 한다는 뜻이 담겼다.

나경원, YS 6주기 추모식 참석 (서울=연합뉴스) 국민의힘 나경원 전 원내대표가 22일 오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내 김영삼 전 대통령 묘역에서 열린 6주기 추모식에서 차남인 김현철 김영삼민주센터 상임이사와 인사하고 있다. 2021.11.22 [국회사진기자단] uwg806@yna.co.kr

4선 의원·원내대표 출신인 나경원 전 의원은 22일 페이스북에 "우리 후보와 당의 승리를 위해 밀알이 되고 싶다"며 "선대위에 내 자리가 있는지, 없는지 모르겠지만 내 작은 자리라도 내어놓고 싶다"고 했다.

서울 지역 4선 의원을 지낸 나 전 의원은 선대위 내 총괄선대위원장-상임선대위원장 다음 직급인 공동선대위원장 후보군으로 거론된 바 있다.

나 전 의원은 "그 자리가 한 표라도 가져올 수 있는 외연 확대를 위한 인사 영입에 사용되길 소망한다"며 "나는 국민의힘 당원으로서, 또 동작을 당협위원장으로서 최선을 다할 결심도 자세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제 내년 대선을 위해 우리는 정권교체의 염원을 모두 묶어내는 외연 확대에 일로매진(一路邁進)해야 할 것"이라며 "아직 정권교체 지지율보다 윤 후보 지지율이 낮다는 것은 우리가 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찬장 향하는 윤한홍ㆍ김태호 (서울=연합뉴스) 국민의힘 윤한홍, 김태호 의원이 18일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윤석열 대선 후보와 비공개 오찬을 갖기 위해 식당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1.11.18 [국회사진기자단] uwg806@yna.co.kr

경남도지사를 지냈고 3선 의원인 김태호 의원도 당 선대위 구성과 관련해 "선대위는 새 인물들에게 맡기고, 중진들은 백의종군의 자세로 각자 맡은 지역에서 표밭을 일구자"고 했다.

3선인 김 의원은 윤 후보의 경선캠프에서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으며, 당 선대위에서도 선대본부장 등 '거점 포스트' 역할을 맡을 것이란 관측이 나왔었다.

김 의원은 이날 SNS에서 "선대위는 경선 공신들이 한 자리씩 나눠 갖는 전리품이 돼선 안 된다"며 "선대위 구성 논의가 한창이지만 언뜻 벌써 자리다툼 하는 것으로 비칠까 걱정이 된다. 이젠 중진들이 길을 터줘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후보의 짐을 덜어주자"고 언급했다.

이어 "중도 확장을 위해선 새로운 인물들이 전면에 나서서 변화와 혁신을 보여줘야 한다"며 "매머드 선대위로 가다가 뒤늦게 몸집을 줄인 민주당의 전철을 밟아선 안 된다. 저부터 백의종군하겠다"고 선언했다.

yu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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