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경찰 채용, 성비 맞추려 체력 자격조건 두면 안 돼"

"경찰 '테이저건' 사용 높일 필요 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22일 인천에서 발생한’ 층간소음 흉기 난동 사건’에서 여경이 부실하게 대응했다는 논란과 관련해 “치안 활동 시 제압 능력을 측정할 수 있는 체력검정은 성비를 맞추겠다는 정치적 목적으로 자격조건을 두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은 남성과 여성에 관계 없이 위기 상황에서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지킬 능력을 갖춘 경찰공무원 임용을 기대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국민은 최일선에 투입되는 경찰이 치안업무에 있어 최소한의 제압 능력을 가지리라 기대하고 있다”며 “특히 총기나 방어용 호신장비 사용 등 개인의 자력구제 행위를 엄격하게 통제하는 우리 치안시스템에선 경찰이 최일선에서 엄격한 법집행을 할 수 있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를 위해 “경찰의 치안업무수행에 있어 ‘테이저건’ 사용을 높일 필요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장 업무에 투입되는 경찰이 충분한 훈련을 통해 진압무기 사용 숙련도를 높이고, 테이저건 카트리지(전극침) 가격에 대해 부담을 안 느끼도록 훈련과 사용에 필요한 예산을 올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이 대표는 “비살상 제압무기를 더 넓게 허용해 경찰이 긴박한 현장에서 현행범의 인권이 아닌 본인과 위험에 빠진 시민 입장에서 진압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층간소음으로 갈등을 빚은 이웃 일가족 3명을 흉기로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 40대 A씨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17일 오후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지방법원에 들어서고 있다./연합뉴스

이 사건은 지난 15일 오후 4시50분쯤 인천 남동구 서창동 한 빌라에서 발생했다. 4층 주민 A(48)씨가 “문 닫는 소리가 시끄럽다”며 3층 B씨 집을 찾아가 소란을 피웠고, 112 신고를 받은 지구대 경찰관 2명이 출동했다. 경찰은 일단 A씨를 4층으로 돌려보냈지만, A씨는 잠시 후 B씨 집으로 다시 와 B씨 아내와 딸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사고 당시 출동한 남자 경위는 1층 현관 밖에서 B씨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고, 집 안에는 여경이 B씨 아내와 딸과 함께 있었다. A씨가 난동을 부렸지만, 이 여경은 대응하지 않고 지원을 요청하겠다며 1층으로 내려가 사고를 막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당시 여경은 테이저건과 삼단봉 등 장비를 갖고 있었지만 사용하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이 사건 경찰 대응과 관련해 “남경과 여경의 문제가 아니라 현장에 출동한 경찰의 기본자세와 관련한 사안”이라고 했다. 이어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교육훈련을 강화하고, 시스템을 정비하라고 지시했다.

앞서 경찰은 2022년까지 여경 비율을 15%까지 끌어올리기 위해 당분간 공채 때 여경 비율을 25% 이상으로 유지할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체력검정 기준도 남경과 여경이 다르다. 경찰청은 올해 6월 경찰관 채용 과정에서 남녀 체력검사를 통일하는 ‘경찰 남녀통합선발 체력검사 도입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이번 개선방안에 따라 오는 2023년부터 경찰대학생·간부후보생 선발 과정에 적용되고, 2026년에는 모든 경찰관 선발 과정에서 시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