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정체 속 전방위 사과 나선 李의 눈물.. "이 땅의 약자들 아픔 개선할 것"

박지원 2021. 11. 22. 16:34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전국민 선대위·청년과 함께 만드는 대한민국 대전환'에서 취준생, 워킹맘, 신혼부부, 청년 창업자의 걱정인형을 받아 들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선대위 쇄신 전권을 넘겨받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2일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부터 청년세대의 아픔, 당을 향한 비판 여론 등에 대해 전방위 사과에 나섰다. 반성과 전면적 쇄신 의지를 내보인 이 후보는 사회적 약자들의 아픔을 거론하던 중 울먹이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취업준비생, 워킹맘, 신혼부부, 청년 창업가 등 4명의 청년과 함께 전국민 선대위를 열고 “대장동 문제와 관련해 ‘70%나 환수했다’, ‘다른 단체장이 못하던 것을 했다’, ‘국민의힘 방해를 뚫고 이 정도 성과를 냈으면 잘한 것 아니냐’, ‘거대 이권 사업에서도 사적 이익을 전혀 취하지 않았다’는 점만 주장했다”며 사과했다. 그는 “국민께서 ‘왜 다 환수하지 못했냐’, ‘왜 민간에 저런 비리 잔치를 예방하지 못했냐’는 지적에 대해 나는 책임이 없다고 말한 것 자체가 잘못임을 인정한다”며 “그 자체가 저의 책임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그런 저항과 방해조차도 넘어서서 국민이 요구하고 기대하는 바를 충족시켜줬어야 하는 것”이라며 “부족했음을 인정하고 앞으로 더 나은 변화로 책임을 지겠다”고 약속했다.

청년층에게서 특히 낮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 이 후보는 청년세대가 처한 상황에 대해서도 사과의 뜻을 전했다. 이 후보는 “기성세대들은 고도성장 사회에서 많은 기회를 누리고 살았고 국가에서 상당 정도 성취를 해서 이 사회의 기득권적 위치를 차지했지만 지금 우리 청년들은 기성세대의 책임으로 저성장 사회 속에서 작은 기회 때문에 정말 격렬한 경쟁을 해야 한다”며 “경쟁에서 이기지 못하면 실패하고 좌절과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져야 하는 상황을 만든 데 대해서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참으로 안타깝고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릴 수밖에 없다. 청년들은 이제 미래의 주역이 아니라 현재의 주역이 돼야 한다”며 “역사상 가장 취약한 계층으로 만들어버린 점에 대해 다시 한 번 사과드리고 무한한 책임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그는 “새로운 민주당, 이재명의 민주당은 첫째로 반성하는 민주당이 될 것”이라며 “부동산 문제, 청년과 무주택 서민의 고통 가중 등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사과 말씀드린다. 국민의 비판을 겸허하게 수용하지 않고 내로남불 식의 남 탓이라든지 또는 전 세계적 현상 등 외부 조건에 그 책임을 전가하려 했다는 점도 반성한다”고도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국회사진기자단
의원총회에서 자신에게 선대위 혁신 전권을 위임하는 것으로 결론이 난 당내 쇄신론과 관련해서도 이 후보는 책임을 통감하며 사과했다. 이 후보는 “어제 주말인데도 2시간이 넘도록 민주당 의원들께서 의총을 하셨고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 백의종군하겠다, 현장 중심으로 활동하겠다고 해주신 점에 대해 국민과 당 그리고 이 나라의 미래를 위한 충정에 저도 깊은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민주당에 대한 국민의 실망과 일각의 분노에 대해서 의원님들만의 책임이 아닌 것을 저도 안다”며 “오히려 제 책임이 더 크다고 할 수 있다”고 스스로를 돌아보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면서 “저도 깊이 성찰 반성하고 앞으로 변화와 혁신을 통해서 그 책임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가 당과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며 차별화 시도를 하고 있다는 일각의 불만에 대해서는 ‘곡해’라고 일축했다. 그는 “‘이재명의 민주당’이라고 했더니 혹시 사당(私黨)을 만들려고 하느냐는 이상한 곡해를 하는 분이 계시던데 다시 한 번 말씀드리겠다”며 “국민께선 이재명이라고 하는 한 정치인을 민주당의 대선 후보로 선출한 핵심은 주어진 책임을 다하고 국민을 위한 성과 만들어내고 앞으로 더 나은 변화와 혁신을 할 수 있겠다는 기대 때문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에 동화되는 이재명이 아니라 민주당이 우리 국민께서 이재명을 통해 기대했던 변화와 혁신을 제대로 추구하는 당으로 변모해야 한다는 말씀을 그렇게 표현한 것이기 때문에 곡해가 없었으면 좋겠고 오해도 없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사회적 약자에 대해 언급하던 중에는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이 후보는 지난 주말 2박3일 간의 일정으로 충청 지역을 방문한 일을 회상하며 “어제 충북 청주 시장을 갔다가 그제는 논산 시장을 갔다가 하면서 95세나 되는 어르신이 시장 바닥에 쭈그리고 앉으셔서 머리도 다듬지 못하고 5000원어치 토란 팔아보겠다고 애쓰시는 모습을 봤다”며 “저를 끌어안고 우시는 분도 계셨다. 없는 사람, 가난한 사람 좀 살 수 있게 해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 대목에서 이 후보는 울먹이며 눈물을 참으려고 헛기침을 하기도 했다. 그는 “그런 분들의 눈물을 제가 정말로 가슴으로 받아 안고 살아가고 있는지 그런 생각이 들었다”며 “이 땅의 약자들과 그분들의 아픔을 개선하도록 작은 권한까지도 최대한 잘 쓰겠다”고 울먹였다.

박지원 기자 g1@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