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학교폭력에 맞서 대통령이 직접 나서다

이두형 2021. 11. 22.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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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 대통령, 트위터에 학교폭력 근절 방안 영상 올려

피해 사실 신고 전담 서비스 마련…관련 시설 확충도

부모의 자녀 인터넷 접근 통제 필요성 역설

끊이지 않는 자살…약 70만 명 아이들이 학교 폭력 피해

학교폭력으로 안타깝게 생을 마감하는 아이들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프랑스 사회가 들끓고 있다. 이에 프랑스 대통령이 직접 나서 학교폭력 근절 의욕을 보이고 있다.



◆엠마뉴엘 마크롱 대통령 트위터 영상 ©트위터

엠마뉴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 11월 18일 본인 트위터 계정에 학교폭력 방지를 위한 방안을 직접 설명하는 약 4분 길이의 영상을 게재했다. 그는 "사회관계망 서비스와 학교에서 피해자를 가만히 두지 않는 폭력(hacèleement)이 끊이지 않고 있다"면서 "특히 피해를 받는 학생들이 고립돼 있고 공포에 떨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계속해서 이에 대처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해당 영상이 공개되기 앞서 마크롱 대통령과 브리지트 마크롱 영부인은 학교폭력 피해자들로부터 직접 겪은 고통을 귀담아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앵포의 11월 18일 보도를 보면 마크롱 대통령과 영부인 브리지트 마크롱은 앞서 지난 4일 엘리제궁에서 학교폭력 피해자들을 초대해 만남의 자리를 가졌다.

마크롱 대통령이 직접 나서 교내 폭력에 따른 피해를 강조하며 강력히 맞설 것임을 천명함에 따라 프랑스 언론들은 앞다퉈 새롭게 제시된 방안들을 조명하고 있다.

먼저 피해 사실을 신속히 고발할 수 있는 통로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LCI은 마크롱 대통령의 설명을 참고하며 '3018 서비스'를 내년 2월부터 제공한다고 지난 11월 18일 전했다. 이 번호로 피해자들은 피해 사실을 알릴 수 있고 학교폭력이 담긴 영상의 캡처본도 제출할 수 있다.

또 르몽드는 같은 날 보도에서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청소년 전담 상담시설인 '메종 데 아돌레상(Maison des adolescents)'을 설치, 청소년 상대 청취 서비스 그리고 안내인이 있는 공간을 프랑스 전역에서 강화할 것이다”라고 전하며 학교폭력 피해 청소년들을 위한 대책들을 설명했다.

이어 내년 신학기부터 한국식으로 6학년에 해당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민감성 인증제를 도입하고 이를 점차 확대 적용한다고 밝혔다.

또한 특히 온라인상에서 이뤄지는 학교폭력에 적극 대처하기 위한 학부모의 책임감도 강조했다.

영상에서 마크롱 대통령은 부모가 자녀의 온라인 접근 통제를 강화하는 내용의 법안을 언급하며 그 필요성을 역설했다.

앞서 프랑스앵포와 르몽드 등 프랑스 언론은 여당 ‘전진하는 공화국’당 소속 브루네 스투데(Bruno Studer) 의원을 중심으로 스마트폰과 컴퓨터, 오락기기 등 아이들이 인터넷에 접근할 수 있는 전자 기기에 부모의 통제가 가능하도록 하는 시스템을 의무화하는 법안을 제출한 바 있다.

해당 법안은 내년 초 국회에서 심사가 이뤄질 예정이다. 대통령이 법안의 중요성을 강조함에 따라 논의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통령이 직접 학교폭력 대응에 나선 것은 그만큼 관련 이슈가 뜨겁게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한 여성이 지난 10월 24일 장-앙리 랑베르 중학교(Jean-Henri Lambert college) 입구 앞에 놓인 디나(Dinaf)의 사진 앞에 장미꽃을 두고 있다. ©연합뉴스

무엇보다 지난 10월 4일에서 5일 사이 14세 소녀 디나(Dinah)가 학교폭력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실이 알려지며 프랑스 사회가 충격에 휩싸였다.

르몽드의 지난 10월 25일 보도에 따르면 디나가 동성애자라는 것을 알게 된 친구들이 그를 괴롭혔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모로코 계 어머니를 둔 사실로 인종차별도 당했다고 가족은 주장했다. 그의 아버지는 “교실에서 단 두 명만이 우리 아이를 지지했다”라며 “나머지는 그 아이를 죽게 했다”라고 울분을 토했다.

Cnews는 지난 11월 18일 디나 외에도 에바엘(Evaëlle)과 알리샤(Alisha) 등 학교폭력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사례들을 언급하며 프랑스 교육부 자료를 인용해 약 70만 명의 아이들이 교내에서 따돌림 등 고통을 받고 있다고 우려를 드러냈다.

마크롱 대통령은 “우리가 항상 학교 폭력에 대해 이야기한다면 (학교 폭력에 맞서는 것은) 가능하다”라며 “우리는 어떤 것도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프랑스 파리 = 이두형 글로벌 리포터 mcdjrp@gmail.com

■ 필자 소개

뤼미에르 리옹 2대학 사회학 박사 과정

파리 소르본대학(파리 4) 사회학 석사

전 서울경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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