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지옥' 시청자들 "화살촉, 왜 김어준이 떠오르지?"
“화살촉, 혹시 김어준인가?...그러면 새진리회는...?”
넷플릭스 시리즈 ‘지옥’을 본 시청자들 사이에 이런 궁금증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나오고 있다. 물론 이 작품은 연상호 감독이 직접 시나리오를 쓰고 연출한 순수 창작물이다. 하지만, 드라마를 보는 내내 현실 속 특정 세력의 모습을 떠올리게 되는 것도 어쩔 수 없다. 그것이 예술적 비유와 알레고리(표면적인 이야기나 묘사 뒤에 숨겨진 의미나 암시)의 힘이다. 때로는 창작자의 의도를 벗어나, 순전히 독자(시청자)들이 작품을 어떻게 이해하는가에 수반되는 순수 ‘해석’ 영역의 일이기도 하다.
6부작 드라마 ‘지옥’은 이유없이 나타나 사람들에게 ‘너는 죽는다, 지옥에 간다’는 선고를 내리는 초자연적 현상을 ‘신의 의도’라고 설파하면서 세력을 얻은 종교단체 ‘새진리회’와 이들에 맞서 인간의 자율성을 지키기 위해 싸우는 사람들 사이의 대결을 다루고 있다.
극 중에는 ‘특정 종교 세력’의 열성적 지지자를 자처하며 ‘신의 뜻’ ‘정의’를 앞세워 테러까지 일삼는 ‘화살촉’이라는 세력도 나온다. 시청자들 중에는 이들의 극단적인 행태를 보며, 정치적 열기에 휩싸여 타인을 비방하는 열성적 정치 지지자나 일부 유튜버를 떠올리는 이들이 많은 것. 일부 소셜미디어와 커뮤니티에는 극중에서 요란스러운 분장으로 실시간 방송을 하며 메시지를 설파하는 인물의 모습에 방송인이자 유튜버인 김어준의 얼굴을 합성한 패러디 사진도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지옥’에 등장하는 유튜버는 반대자들의 신상과 얼굴을 제시하며 지지자(또는 신도)들에게 응징을 요구하기도 하는데, 이는 마치 인터넷에서 보기 싫은 기사나 특정 기사의 기자 같은 것들에 이른바 ‘좌표’를 찍어 몰려가 악성 댓글을 달고, 이를 통해 정치적 반대 의견에 입닫게 만드는 일부 극성 네티즌의 행태와 닮았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일베 딴쥐 찢빠 손가혁 등이 쉽게 떠올라요. 자신들은 정의라는 맹신으로 올바른 말을 하는 사람들 지식인들, 작가님들을 수없이 공격했죠”라고 했다. 계영배라는 아이디를 쓰는 트위터 이용자는 “섬뜩한게 드라마 상에서 화살촉이 직접 테러한 게 작가, 변호사, 교수들이지 않냐”고도 했다.
이들 포스팅과 관련, ‘이니XXX’라는 트위터는 “사람들 느낌은 다 비슷한 모양. 화살촉이 현실에서 폭력을 유도하고 맹신과 광신을 추구하는 사람들이란 것도, 화살촉을 움직이는 유튜버가 우리 현실 속의 수많은 유튜버들이고, 우린 그들에게 두들겨 맞고 있다는 사실도...”라고 썼다.
트위터 아이디 KosXX는 “화살촉이 손가혁이고 유동규 정진상 김만배 김용민 황교익 같은 자들이 새진리회 간부들, 죄지으면 지옥 간다고 믿는 신도들... 특정 정당은 선하고 다른 정당은 악이라는 진영 논리를 개혁이라 생각하는 대중 아닌가”라고 썼다.
화살촉이 단순한 비유가 아니라 직접적인 현실 연관성을 갖는다는 주장도 나왔다. 한 네티즌은 “옛날 민주종편이라 불리던 종편패러디 유튜브에서 후원금 쏴주던 별풍선 을 그때 ‘화살촉’이라고 불렀다”고도 했다. 실제로, 구글 검색을 했더니, “어제 방송에서 여러분이 쏴주신 화살촉과 슈퍼챗으로 구입한 팝필터입니다. 저희 고기국에 쌀밥 말아먹을 때까지 열심히 하겠습니다.” 이런 글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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