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생방송 중 연설 프롬프터 오작동 '2분 침묵'
[경향신문]
글로벌리더스포럼 기조 연설 시작 후
기계 오작동에 생방송 중 ‘2분간 침묵’
최고위에선 “국민 영원히 속일 수 없다”
‘대장동 개발사업 의혹’ 이재명 정조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22일 대장동 개발사업 의혹에 대해 “국민을 결코 영원히 속일 수는 없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을 속인 사람들, 앞으로도 국민을 기만·공작·선동·세뇌로 속이려는 사람들, 국민의 재산을 빼앗아 성공적인 계획이라며 배 불리는 사람들, 대장동 게이트 주범 등 이런 사람은 지금도 자기 잘못을 숨기고 국민을 속이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윤 후보는 김영삼 전 대통령의 6주기를 맞아 “링컨 대통령이 ‘모든 국민을 잠시 속일 수 있고, 일부 국민을 영원히 속일 수 있지만 모든 국민을 영원히 속일 수는 없다’고 했는데, 이걸 김영삼 대통령이 짧게 ‘잠시 속일 수 있지만, 영원히 속일 수 없다’ 간단명료하게 남기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분들에게 의미 있는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앞서 윤 후보는 이날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에서 열린 TV조선 ‘글로벌리더스포럼’에서 기조연설하며 자신의 국정 철학을 말했다. 그는 “리더십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공동체가 나아갈 방향을 설정하는 것”이라며 “올바른 방향 설정은 올바른 가치관에서 비롯되는데 민주주의는 자유를 지키기 위한 것이고 자유는 정부의 권력의 한계를 그어주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개인의 자유는 보장돼야 하지만 존엄한 삶에 필요한 경제적 기초와 교육의 기회가 없다면 이름뿐인 자유는 공허한 것”이라며 “자유를 지키기 위해 연대와 책임이 중요하기 때문에 복지는 국가의 필수적 책임”이라고 말했다. 입시·채용에서 기회의 공정을 마련하고, 전문가 중심으로 국정을 운영하겠다고도 했다.
그는 “지금껏 살아온 것처럼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고 국민에게 충성한다는 신념으로 국민에 대한 무한책임을 지겠다”고 했다. 또 “‘엄마 리더십’이라고 불리는 독일 메르켈 총리가 칭송받는 건 국민 편에서 판단하는 원칙을 언제나 지키고 포용의 정신을 잃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저도 대통령이 된다면 국민을 포용하고 국민을 섬기는 리더십으로 국정을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후보는 기조연설을 위해 단상에 오른 후 발언을 시작하지 않고 잠시 침묵하는 해프닝이 있었다. 연설문 자막이 나올 예정이던 프롬프터(자막 노출기)가 오작동하면서 발표 내용을 읽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후보의 침묵은 2분 가까이 이어졌고, 사회자는 “준비에 착오가 있었다”면서 양해를 구했다. 윤 후보의 침묵 모습은 TV 생방송으로 노출됐다.
이양수 당 중앙선대위 수석대변인은 입장문에서 “(주최측 실수로) 프롬프터가 작동되지 않아 정상화를 기다리고 있었고 생방송 중이라 돌발상황에 대한 주최측의 진행 안내를 기다리는 것이 상식적이고 당연한 상황이었다”면서 “초대받아 참석한 사람에게 책임지고 수습했어야 한다는 주장은 억지일 뿐”이라고 했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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