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에 고개 숙인 이재명 "회초리 맞을 준비 돼 있다"
[경향신문]
첫 선대위 회의서 “사과·반성”
정권교체 여론 과반 넘어가자
오만·독선 이미지 탈피 나서
더불어민주당으로부터 당 쇄신에 대한 전권을 위임받은 이재명 대선 후보가 22일 “새로운 출발은 성찰과 철저한 반성에서 시작한다. 저와 민주당은 따끔한 회초리를 맞을 준비가 돼 있다”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청년·일자리 문제를 주제로 열린 제1차 전국민 대전환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수 차례에 걸쳐 청년들에게 사과의 뜻을 표하며 연신 고개를 숙였다.
이 후보는 이날 ‘청년과 함께 만드는 대한민국 대전환’이라는 제목으로 열린 선대위 회의에서 “저도 깊이 성찰, 반성하고 앞으로 변화와 혁신을 통해 그 책임을 다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후보는 청년 세대를 향해 수 차례 고개를 숙였다. 그는 “기성세대는 고도성장사회에서 많은 기회를 누리고 살았고 사회의 기득권을 차지했지만, 청년들은 적은 기회 때문에 격렬히 경쟁해야 하고 이기지 못하면 실패해 좌절과 절망, 나락으로 떨어져야 하는 상황을 만든 데 대해 사과드린다”며 “역사상 가장 취약한 계층으로 만들어버린 데 대해 다시 한 번 사과드리고 무한 책임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깊은 반성과 성찰만큼 더 높은 책임감으로 실현 가능한 대안을 만들어내고 성과를 통해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 후보는 또 “부동산 문제, 청년과 무주택 서민들의 고통 가중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사과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이 후보는 이날 자신의 발언을 통틀어 ‘사과’라는 단어를 총 4차례 언급하는 등 한껏 자세를 낮췄다.
이 후보는 “그저께 충남 논산 시장에 갔다가 95세나 된 어르신이 쭈그려 앉아 머리도 다듬지 못하고 5000원어치 토란을 팔겠다고 애쓰는 모습을 봤다”며 “그런 분들의 눈물을 제가 정말 가슴으로 받아들여 살아가고 있는지에 대한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 대목에서 그는 감정에 북받친 듯 목소리가 떨리기도 했다.
이 후보가 수 차례 사과와 반성을 언급하며 ‘로우키’로 일관한 것은 민주당의 오만·독선 이미지부터 탈피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과반이 넘는 정권교체 여론이 그 배경에 깔려 있다. 앞서 민주당은 전날 긴급의원총회를 열어 이 후보에게 선대위 조직 개편에 대한 모든 권한을 위임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현역 의원들은 모두 지역구로 내려가 선거운동을 하고, 이 후보와 외부 영입인사를 중심으로 새로운 선대위 조직을 꾸릴 예정이다. 밑바닥 민심, 특히 여권에 반감이 큰 2030세대의 요구에 보다 기민하게 반응하려는 전략이다. 이날 회의도 취업준비생, 워킹맘, 신혼부부, 청년창업가 등 청년 4명이 이 후보와 간담회를 여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이 후보는 이들에게 “민주당의 기본적 방향에 어긋나지 않는다면 정책 발굴·집행이나 조직·명칭 등을 최대한 자율적으로 결정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상범 기자 ksb123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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