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쇄신 요구에 불거진 '송영길 책임론'..당내에선 2선 후퇴론엔 반대 기류
[경향신문]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본인 거취를 비롯한 대선 선거대책위원회 인선 전권을 이재명 대선 후보에게 맡기면서 당내에서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일각에선 선대위 쇄신 문제에 대한 송 대표 책임론을 제기한다. 송 대표의 상임선대위원장직 사퇴 등 2선 후퇴를 두고는 ‘원팀 선거’를 위해 당 지도력에 공백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분위기가 강하다.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송 대표 책임론을 제기했다. 박용진 의원은 22일 MBC 라디오에 출연해 “대선에서는 후보를 제외한 모든 정치인이나 조직은 연출 무대 제작부이고, 총 연출의 책임은 지금 당대표인 송 대표에게 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연출해야 할 사람들이 무대 위로 출연해선 안 되고 자꾸 집중도를 떨어뜨리는 일들이 벌어져선 안 된다”고 말했다.
김한정 의원도 전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당대표는 의원들에게 안 뛴다고 타박하면서 정작 (쇄신에 대한) 자기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면서 “평소 선당후사, 살신성인을 강조하던 분이 아니었나”라고 적었다.
송 대표는 그동안 언론매체와 각종 인터뷰를 하거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토론배틀에 나서는 등 대선 국면 전면에 나서왔다. 이 때문에 당내에서 송 대표가 대선 승리를 위한 후보 지원보다는 ‘자기정치’만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젊은 의원들과 당직자들 사이에서는 송 대표 등 중진의원들보다 청년들이 이 후보 곁에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던 터였다.
송 대표를 비롯한 중진의원들의 거취는 현재 선대위 쇄신 작업과 연동된 상태다. 이 후보는 당으로부터 선대위 재구성과 쇄신 권한을 모두 넘겨받았다. 이에 따라 이 후보는 실무자와 20·30세대 중심으로 선대위를 재구성할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이날 20·30세대 청년들이 참여하는 제1차 ‘전국민 선대위’ 회의도 직접 주재했다. 선대위 관계자는 “민주당 중심의 선대위에서 국민 중심의 선대위로 바꾸는 첫 행보”라고 설명했다. 이 후보가 선대위 개편방안을 발표할 때까지 송 대표 등의 공동선대위원장이 참석하는 선대위 회의는 당분간 보류된다.
이 후보가 송 대표에게 상임선대위원장직 사퇴까지 요구하지는 않으리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박용진 의원은 “지도부의 2선 후퇴로 가게 되면 당의 조직력이나 장점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는 결과로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우상호 의원도 TBS 라디오에서 “2012년 이해찬 당시 대표와 지도부가 안철수 후보와 단일화 협상 과정에서 물러나라고 해서 물러났지만, 그 이후로 정통성 있는 당의 중심이 없고 선대위만 있으니 실제로 당 하부조직까지 원활하게 돌리는 데 문제가 있었다”면서 송 대표의 2선 후퇴에 반대했다. 송 대표는 당내 비주류인 이 후보에게 가장 큰 우군이기도 하다. 당 관계자는 “이 후보가 당무에 대해 편하게 상의할 수 있는 상대가 바로 송 대표”라면서 “송 대표가 선대위원장직은 유지하고 전면에 나서지 않으면 대선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송 대표도 이날 자신의 책임론에 대한 질문을 받고 “그런 사람 거의 없다. 한두 분이야 있겠지만 전반적으로 만장일치로 공감했지 않나”라고 선을 그었다. 58세인 송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대전환 선대위 40·50세대 본부 출범식’에 참석해 “아직 5학년을 불태우기 위해 이번 선대위에 열심히 뛰겠다”고 말했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빗속에 모인 시민들···‘윤석열 퇴진·김건희 특검’ 촉구 대규모 집회
- 트럼프에 올라탄 머스크의 ‘우주 질주’…인류에게 약일까 독일까
- 최현욱, 키덜트 소품 자랑하다 ‘전라노출’···빛삭했으나 확산
- 사라진 돌잔치 대신인가?…‘젠더리빌’ 파티 유행
- “나도 있다”…‘이재명 대 한동훈’ 구도 흔드는 경쟁자들
- 제주 제2공항 수천 필지 들여다보니…짙게 드리워진 투기의 그림자
- 말로는 탈북자 위한다며…‘북 가족 송금’은 수사해놓고 왜 나 몰라라
- 경기 안산 6층 상가 건물서 화재…모텔 투숙객 등 52명 구조
- [산업이지] 한국에서 이런 게임이? 지스타에서 읽은 트렌드
- [주간경향이 만난 초선] (10)“이재명 방탄? 민주당은 항상 민생이 최우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