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싸잡아 폄하한 北.."李 썩은 술·尹 덜익은 술·安 섞은 술"

22일 북한 매체 여야 대선후보 비판 눈길
"결국 세가지 모두 마실만한 술 못되는 것" 비아냥
진중권 "동의안할 수 없어, 근데 김정은 메탄올"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북한 매체가 이재명·윤석열·안철수 등 우리나라 20대 대선 후보들을 술에 빗대어 싸잡아 폄하했다. 북한은 그동안 보수진영을 겨냥해 비난 공세를 펼쳐왔으나 최근 들어서는 여당의 이 후보를 향한 비난도 심심찮게 내놓고 있어 이목이 집중된다.

북한 대외선전매체 메아리는 22일 ‘술꾼’이라는 필명으로 올라온 글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를 ‘푹 썩은 술’,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를 ‘덜 익은 술’,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를 ‘막 섞은 술’에 비유했다.

20대 대선후보인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사진=이데일리 DB).

이는 앞서 국민의당 선거대책총괄본부장인 이태규 의원이 지난 9일 KBS라디오에서 이 후보와 윤 후보를 겨냥해 각각 ‘썩은 술’, ‘덜 익은 술’, 그리고 안 후보를 ‘잘 숙성된 술’이라고 언급한 것을 차용한 것으로 보인다.

메아리는 먼저 ‘이재명은 썩은 술’이란 표현에 대해 “대장동 게이트 논란을 염두에 둔 것 같은데 술로 치면 냄새만 맡고 평가했다”며 “이재명이라는 술단지를 개봉하니 처음부터 냄새가 나빠 맛이나 색깔은 더 논할 필요도 없다는 뜻”이라고 촌평했다.

윤석열 후보에 대해선 “그의 미천한 정치 경험을 가리키는 듯한데 술로 치면 맛만 보고 평가했다고 할 수 있다”며 “코를 바싹 들이대고 냄새까지 맡는다면 이재명에 못지않게 썩은 내가 진동할 것 같은데, 처와 장모가 검찰 수사를 받는 것은 물론 본인이 무려 6건의 범죄혐의를 받고 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이 매체는 안철수 후보에 대해 ‘잘 익은 술’이라고 표현한 데 대해서는 “그의 정치경륜 10년을 치켜세울 의도 같은데, 술로 치면 색깔만 놓고 평가했을 수 있다”며 “10년 동안 여기저기 정치권을 동분서주해왔으니 이 색깔, 저 색깔 막 섞여져 색깔이 좀 특이해졌을 수 있겠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런 식이라면 물감을 넣더라도 색깔만 곱고 진하면 제일 좋은 술로 된다는 소리다”며 “그렇게 오가 잡탕을 다 뒤섞어놓고 건강에 해로운 물감까지 넣은 술을 마셨다가는 후과가 대단히 좋지 않다”고도 했다.

메아리는 “결국 세가지 술이 다 마실만한 술이 못되는 것”이라며 “맛과 향기, 색깔을 다 종합해 평가한다면 이재명이든, 윤석열이든, 안철수이든 모두가 ‘푹 썩은 술, ’덜 익은 술‘, ’막 섞은 술‘일뿐 이들 중 그 누구도 ’잘 익고 향기롭고 색깔 고운 술‘은 될 수 없겠다. 정작 마실 술이 없는 국민들은 정말 불쌍하기 그지없다”고 비아냥댔다.

이와 관련해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푸하하, 이건 동의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도 “근데 김정은은 메탄올이여”라고 반응했다.

김미경 (midory@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