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 NO.1 박경수 "MVP는 팀 KT의 것"

하무림 2021. 11. 22.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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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시즌 한국시리즈 MVP 박경수(37·KT)


데뷔 19년 만에 이승엽을 넘어 역대 최고령 한국시리즈 MVP에 오른 KT의 박경수, 그의 대기만성 성공 신화는 야구 팬들에게 깊은 울림을 줬습니다.

2003년 대형 유격수 유망주라는 평가와 함께 계약금 4억 3천만 원을 받고 LG에 입단한 박경수는 LG에서 뛰었던 2014시즌까지 1군에서 단 한 시즌도 100안타와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하지 못했습니다.

31살에 FA 자격을 얻은 박경수는 친정팀 LG와 계약하지 못하고, 당시 신생팀이었던 KT로 이적하게 됐는데 이후 성공 신화를 썼습니다.

KT로 이적한 첫 시즌 타율 0.284에 22홈런, 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인 WAR은 4.57을 기록하는 등 맹활약했고, 이후 KT의 핵심 선수로 우뚝 섰습니다.

데뷔 19년 만에 처음 밟은 올해 한국시리즈에서도 공격과 수비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특히 3차전에서 몸을 사리지 않는 투혼을 발휘하다 종아리를 다쳐 목발 신세를 지게 됐지만, 이승엽 홍보 대사를 넘어 역대 최고령(만 37세 7개월 18일) 한국시리즈 MVP에 오르며 환하게 웃었습니다.

사상 최초로 목발을 짚고 한국시리즈 MVP에 오른 박경수(37)를 KT의 한국시리즈 우승 다음 날인 19일 서울 영등포구 KBS 뉴스 스튜디오에서 만났습니다.


다음은 박경수 선수와의 일문일답입니다.

Q. MVP 수상 축하드립니다. 이승엽 KBO 홍보대사를 넘어 한국시리즈 역대 최고령 MVP가 되셨어요. 기분이 어떠신가요?

“글쎄요. MVP라는 큰 상은 나이에 상관없이 굉장히 의미가 큰 상인 것 같고요. 너무 감사드립니다.”

Q. MVP의 의미, 짧게 5글자로 표현할 수 있을까요?

“팀.K.T.의.것”

Q. ‘팀 KT의 것’, 어떤 이유인가요?

“제가 잘해서 받은 상이 아니라고 생각하고요. 우리 팀 KT가 잘했고, 하나로 뭉쳤기 때문에 한국시리즈 통합우승이라는 성과를 얻을 수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하고 싶습니다.”

Q. 황재균, 강백호 선수 등 쟁쟁한 경쟁자들이 있었는데, MVP 탈 것이라고 예상하셨습니까?

“크게 예상하지는 못했지만, 어느 정도는 잘하면 받을 수 있겠다는 생각은 있었거든요. 제가 받게 돼서 후배들에게 미안하긴 하지만 더 감격스러운 것 같습니다.”

A. 우승 세리머니 당시 후배들이 박경수 선수를 기다려줬잖아요. 그때 정말 감격적이었을 것 같아요?

“정말 감동이었고, 기대하지 않았거든요. 제가 다리가 좋지 않아서 천천히 나가려고 생각하고 있었고 (유)한준이 형도 저를 부축해주려고 더그아웃에 있었는데, 포옹하고 고생했다고 얘기를 나누고 있었는데 누가 빨리 나와야 한다고 말하더라고요. 봤는데 후배들이 다 저희를 보고 있는 거예요. 거기서 정말 울컥했어요. 정말 고맙고, 이보다 더한 감동은 없는 것 같아요.

Q. 유한준 선수, 황재균 선수를 껴안고 눈물도 흘리시는 모습 봤는데, 원래 눈물이 많으세요?

”그렇지 않은데요. 너무 원했던 한국시리즈에서 우승을 이뤄서 이 기분은 눈물 없이 지나칠 수 없을 것 같았어요. 그래서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나왔던 것 같아요.“

Q. 박용택 KBS 해설위원도 박경수 선수 모습 보면서 눈물을 흘렸다는데 들으셨어요?

”끝나고 나서 지인분들을 통해서 알게 됐는데, 박용택 해설위원님은 (LG에서 함께 뛰던 시절) 저를 너무 아껴줬던 분이고, 저도 잘 따랐던 선배님이거든요. 시리즈 준비하면서 연락을 주고받으면서 조언도 많이 해주셨고, 저에 대해서 잘 알고 계신 분이기 때문에 공감이 돼서 울컥하신 게 아닌가 생각하고요. 너무 감사드린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Q.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본인의 활약 중에서 가장 인상적인 순간은 언제였던 것 같아요?

”홈런도 있지만, 저는 (2차전) 다이빙 캐치를 꼽고 싶어요. 병살 플레이가 나왔을 때가 제일 짜릿했고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Q. KT의 우승 원동력은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일단은 프런트, 감독님의 성향, 고참들의 성격 이런 것들이 어우러져서 이렇게 된 것 같아요. 이강철 감독님과 코치님들이 고참들의 중요성을 많이 강조하세요. 고참들이 솔선수범을 해서 후배들을 이끌어가는데, 다행히 후배들이 착한 친구들이 많아서 (고참들의 말을) 굉장히 잘 따라줬어요. 그런 게 원동력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Q. 그렇다면 이번 우승에서 박경수 선수, 본인의 지분은 얼마나 된다고 생각하시나요?

”글쎄요. 저는 큰 지분은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저희 팀 첫째 형인 (유)한준 형은 솔선수범하는 모습이 후배들에게 굉장히 귀감이 되는 선수거든요. 그런 점에서 제 지분은 크지 않은 것 같습니다.

Q. 우승을 이끈 이강철 감독님의 리더십은 어떻게 보시나요?

“선수들이 일단 감독님을 존경하고 좋아해요. 감독님은 외유내강 스타일이세요. 감독님께서 가고자 하는 방향을 먼저 말씀해주시기도 하시는데, 저희 고참들은 그걸 바로 알아차릴 수 있는 능력이 생기더라고요.

고참들이 미팅을 통해서 후배 선수들과 대화를 하고, ‘감독님이 이런 생각을 하고 계시니 이런 방향으로 가야겠다’고 말하면 후배들이 믿고 잘 따라와 줘요. 감독님과 선수들의 신뢰가 없다면 이렇게 되기가 쉽지 않겠죠. 그런 부분에서 감독님은 정말 능력자이신 것 같습니다.”

Q. 우승 이후 감독님이 선수단에 전하신 메시지가 있나요?

“(우승 직후) 감독님께서 중요한 말씀을 해주셨어요. 감독님께서는 (현역 시절) 우승 경험이 많으신데, ‘행복한 이 기분이 조금 있으면 또 굉장히 허무해진다.’ 이렇게 말씀해주시더라고요. 경험에서 우러나온 그런 조언이었거든요.

감독님 말씀처럼 우승은 지나간 일이니깐 빨리 잊고, 다음 시즌에도 올 시즌 같은 좋은 성적 낼 수 있도록 빨리 준비해야 할 것 같습니다.”

Q. 프로 데뷔 19년만, 불혹을 바라보는 나이에 생애 가장 빛나는 순간을 맞았잖아요. 지금의 박경수 선수를 있게 한 원동력을 꼽자 면요?

“가족인 것 같아요. 한국시리즈 4차전이 어머니 생신이셨어요. 어머니 생신이었는데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선물과 아들이 한국시리즈 MVP를 받는 그 가장 큰 선물이지 않을까 생각하고요. 이 자리를 통해 너무 감사하고 사랑한다는 말 전하고 싶습니다.”

Q. 아직 자기 분야에서 빛을 보지 못했지만, 박경수 선수처럼 성실하게 자신의 길을 걸어가시는 분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나요?

“결과를 먼저 생각하면 안 될 것 같아요. 어떤 일이든. 빨리 그런 결과를 원한다면 제가 오히려 더 빨리 지치는 것 같고요. 내가 해야 할 일을 묵묵히 끝까지 하다 보면 좋은 일이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Q. 이제 곧 KT와의 2번째 FA 계약이 만료되는데, 향후 계획은 어떻게 되시나요?

“글쎄요. 긍정적으로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고요. 그 부분은 제가 선택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 이숭용 단장님이랑 대화하면서 풀어나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Q. 현재 부상 상태는 어떤가요?

“지금 상태로는 한 2주 정도는 목발을 짚고 다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최대한 빨리 재활을 통해서 좋은 모습으로 팬들을 만날 수 있게끔 준비해야 할 것 같습니다.”

Q. 마지막으로 KT 팬들에게 전하고 싶으신 메시지가 있나요?

“올 시즌 많은 응원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내년 시즌도 기대해주시고, 저희도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겠습니다.”

하무림 기자 (hagosu@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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