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폭증 속 전면등교 재개..기대반 우려반

이호준 기자 2021. 11. 22.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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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수도권에 유치원, 초·중·고등학교 전면등교가 시작된 22일 서울 서대문구 안산초등학교 학생들이 등교를 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전국 유치원 및 초·중·고등학교가 22일 전면등교에 들어갔다. 국내 코로나19 발생 이후 약 2년만으로, 서울·경기 등 학년간 시차·교차 등교나 원격수업을 병행했던 학교들은 전 학년이 이날 오전 등교하면서 오랜만에 북적대는 등교길을 연출했다. 하지만 신규 확진자가 연일 3000명 안팎을 기록하는 상황에서 백신 접종률이 낮은 학생들의 코로나19 감염이나 확산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교육부는 소아·청소년의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을 높일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서울 금양초등학교에는 이른 아침부터 본격적인 등교 행렬이 이어졌다. 전학년 전면 등교는 22개월만으로 쌀쌀한 날씨 탓에 두터운 외투를 입은 학생들이 삼삼오오 짝을 지어 교문을 통과했다. 5학년 김민서 양은 “친구들과 놀 수 있어서 학교에 오니 좋다”며 “공부는 별로 안 좋아하지만 수업도 집에서 들을 때와 다르다. 선생님이 앞에서 설명해주시니 집중이 더 잘되고 기분도 좋다”고 했다.

서울 신도림초등학교에 다니는 정은별양(4학년)도 오랜 만의 전면등교에 들뜬 모습이었다. 그간 주 3회만 등교 수업을 하고 이틀은 집에서 온라인 수업을 해오던 터다. 정양은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게 힘들긴 하지만 친구들과 학교에서 많이 놀 수 있어서 좋다”며 “특히 체육 수업을 온라인 동영상으로 하는게 이상했는데 농구, 피구 등 운동을 실제 할 수 있어서 신난다”고 했다.

서울 동소문초등학교에 두 아이를 보내고 있는 회사원 정선미씨(41)는 “아이들이 겨울 방학때까지 계속 학교를 절반 밖에 못가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다행”이라면서 “방역이 잘 이뤄져, 다시 학교에 못가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3학년 맞벌이 학부모인 송기현씨(36)는 “출근은 재개된 반면 아이는 학교를 가지 않아 혼자 둬야했는데 한시름 놓게 됐다”고 안도했다.

하지만 단계적 일상회복 이후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예방접종률이 낮은 학생들의 집단감염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서울의 한 중학교에 담임으로 근무하는 교사 A씨는 “학생 예방접종률이 20%도 안되는데 소독, 환기작업을 열심히 한다 해도 감염을 막을 수 있을 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12~17세의 백신 접종률은 21일 0시 기준 1차 39.8%, 접종 완료율은 13.4%에 불과하다. 전체 확진자가 늘면서 학생 확진자 수는 지난 15일 358명, 16일 472명, 17일 502명까치 치솟았다. 인천의 한 학부모는 “성인처럼 학생 백신 접종률이 70% 정도는 돼야 전면 등교하는게 맞지 않느냐”면서 “겨울방학까지 한 달도 안남았는데 굳이 모험을 할 필요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전면등교에 맞춰 1361명 규모의 ‘학교 생활방역 지도점검단’을 구성해 운영하고, 지자체·교육청 합동점검반도 연말까지 운영한다. 또 과밀·과대학급의 경우 시차 등교 등 탄력적으로 학사일정을 조율하는 한편, 코로나19 확산세가 최악으로 진행될 경우 다시 원격 수업 체제로 돌아가는 비상계획도 준비하고 있다. 이날 오전 수도권 전면등교 현장을 방문한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확진자가 늘어나는 상황이니 부모님들도, 학생들도 기본 방역수칙이 잘 지켜질 수 있도록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출입기자단 백브리핑에서 ‘청소년 방역패스 적용 여부는 언제쯤 결정되느냐’는 질문에 대해 “더 논의를 해야 하는 내용”이라며 “주말까지 가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앞서 유 부총리는 지난 19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 “18세 이하 방역패스 적용 여부는 이번 주 중 일상회복지원위원회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논의해 결정될 것으로 안다”고 밝힌 바 있다. 소아·청소년 백신접종과 관련해 교육부 관계자는 “학생과 학부모의 선택을 존중하나 백신 접종의 이득이 훨씬 크고, 해외접종을 통해서도 이같은 사실이 입증되고 있다”면서 “학생 접종률을 높일 다양한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호준 기자 hjl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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