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vs 울산' K리그 역대 최고의 라이벌 "바르사-레알 보는 듯"

김기범 2021. 11. 22.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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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K리그 최종 승자는 마지막 38라운드에 가서야 결정될 운명이다. 전북과 울산의 물고 물리는 우승 경쟁이 3년 연속 이어지면서, 프로축구 출범 이후 최강의 라이벌 구도를 형성한 채 막바지로 달려가고 있다.

K리그 36라운드가 끝난 지금 전북은 20승 10무 6패 승점 70점으로, 승점이 같은 울산을 다득점 차이로 제치고 아슬아슬한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35라운드 전북과 울산의 맞대결이 일류첸코의 극적인 결승 골로 전북의 승리로 끝날 때까지만 하더라도, 우승 경쟁은 끝난 듯 보였다.

하지만 지난 주말 전북이 승격팀 수원FC에 덜미를 잡히면서 울산에 다시 역전 우승의 기회가 주어졌다.

파이널 A, B로 나뉘어 펼쳐지는 스플릿 리그에서 만만한 적수는 없다. 누가 남은 두 경기 승점 6점을 챙겨오느냐에 따라서 막판 희비는 엇갈릴 수 있다.

전북은 대구-제주와 울산은 수원-대구와 각각 2경기씩을 남겨 놨다. 만약 전북과 울산이 나란히 승리를 챙긴다면 현 시점 다득점에서 5골 앞서 있는 전북이 유리하다. 캐스팅 보트를 쥐고 있는 팀은 대구라고 볼 수 있는데, 대구는 현재 FA컵 결승에 진출해 있어 이 경기 일정을 소화하는 것 역시 변수로 지목될 만하다.

축구팬들은 3년 연속 이어지는 전북-울산의 역대급 라이벌 구도에 주목하고 있다. 1983년 출범 이래 이런 라이벌전은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초창기 프로축구는 팀 수 자체가 5개로 출발했고, 전기와 후기를 구분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어 있어 뚜렷한 라이벌 구도를 찾기 어려웠다. 이 가운데 1990년대 초까지 대우 로얄즈와 포항제철이 전체적으로 우승/준우승을 3회씩 나눠 가지면서 대략적인 양강 구도를 형성했다.

1990년대 중반에는 울산과 신흥팀 수원 삼성의 라이벌 구도가 주목받았다. 1996년 울산이 전기 리그 우승을, 수원이 후기리그 우승을 차지한 뒤 벌인 챔피언결정전은 논란도 있었지만 지금도 회자되는 가장 치열한 승부 가운데 하나다.

2008년 K리그에서 가장 빛나는 경쟁 구도를 형성한 '슈퍼매치' 서울-수원의 라이벌전도 빼놓을 수 없다.
차범근 수원 감독과 귀네슈 서울 감독의 지략 대결이 볼만했다. 정규리그에서도 수원(17승 3무 6패)이 서울(15승 9무 2패)을 근소하게 따돌린 데 이어, 챔프전에서도 수원의 승리로 끝이 났다.

K리그 최고 흥행 카드로 급부상한 서울과 수원의 라이벌전은 하지만, 이후 신흥 강자 전북 현대의 등장으로 적어도 리그 우승을 다투는 치열한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지는 못했다.

2008년 K리그에서 뜨거운 경쟁을 벌인 차범근과 귀네슈 감독.


2년 연속 같은 팀이 K리그 챔피언을 놓고 경쟁했던 시절은 2014년과 2015년이었다. '1강' 전북에 이어 수원이 두 시즌 연속 준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이 두 팀 간의 승점 차는 두 시즌 모두 10점이 훨씬 넘을 정도였고, 라이벌 구도라기보다는 전북의 독주 체제에 가까웠다.

결론적으로 K리그 38년 역사에서 전북과 울산만큼 박빙의 우승 경쟁을, 3시즌 연속으로 펼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2019년 전북은 시즌 최종전에서 울산이 포항에 덜미를 잡히면서 승점이 같아졌지만, 다득점에서 앞서 극적인 역전 우승에 성공했고 이듬해에도 딱 승점 3점 차이로 우승컵을 들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36라운드를 돈 지금까지 전북과 울산은 승점 70점 동률이다. 3위 대구와는 자그마치 승점이 15점 차이나 벌어진 압도적인 1, 2위를 형성한 채 마지막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한국 프로축구연맹 이종권 홍보팀장은 "역대 K리그 역사에서 이 정도로 박빙의 경쟁을 벌인 경쟁 구도는 없었다. 유럽 리그에서도 보기 드문 라이벌 구도가 완전히 정착됐다고 보고 있다. 마지막까지 우승컵의 향방을 알 수 없다는 점에서 이 두 팀이 리그에 큰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기범 기자 (kikiholic@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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