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산부인과 명칭 여성건강의학과로 바꾸겠다"

[2022 대선]페이스북에 11번째 '소확행' 공약
관련 의료법 개정안 법안심사소위 계류중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선거 후보가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전국민 선대위·청년과 함께 만드는 대한민국 대전환’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선거 후보가 22일 “산부인과의 명칭을 여성건강의학과로 바꿔 의료 접근성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11번째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공약이라며 “의료법을 개정해 산부인과 명칭을 여성건강의학과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미혼 여성에서 산부인과를 찾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임신 출산 등 기혼 여성을 위한 병원이라는 선입견이 큰 탓”이라며 “실제로 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혼여성 80% 이상이 산부인과는 일반 병원에 비해 꺼려진다고 응답했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또한 “산부인과라는 명칭은 여성을 부인으로 칭했던 일제 잔재”라며 “여전히 여성 건강과 질환을 부인병으로 부르는 시대착오적인 인식이 여성 청소년과 미혼 여성의 병을 키우고 있다. 과거에도 진료과목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해 소아과를 소아청소년과로, 정신과를 정신건강의학과로 바꾼 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명칭 변경부터 시작해 혼인과 출산 여부, 연령에 관계없이 모든 여성이 안심하고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의료 환경을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2019년 11월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산부인과를 여성의학과로 명칭변경 하라’는 제목의 국민청원이 올라와 4만2468명의 동의를 받았다. “여성이 나이와 성관계 유무, 결혼과 출생 여부와 상관없이 ‘포궁’(자궁)건강 진료와 의학적 치료, 조언이 필요한데, ‘산부인과’와 ‘부인병’이라는 시대착오적 이름 때문에 대부분의 여성들이 진료를 기피한다”는 내용이었다.

이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최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7월 “산부인과라는 명칭이 임신 또는 출산에 한정된 진료과목으로 인식될 수 있어 청소년이나 미혼 여성이 이용하기에 심리적 부담을 일으킨다는 지적이 있다”며 이런 내용을 담은 의료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하기도 했다. 이 법안은 현재 국회 법안심사소위에 계류돼 있다.

보건복지위 검토보고서를 보면, 이 법안에 대해 보건복지부는 “기본 취지에는 공감하나 의료법의 진료과목 명칭은 ‘전문의의 수련 및 자격 인정 등에 관한 규정’을 준용하고 있어 이 규정도 함께 개정할 필요가 있고, 특정 전문의의 전문과목 명칭 변경은 의료계 전체 학회의 협의가 필요하다”는 검토 의견을 냈다. 대한산부인과학회 역시 명칭 변경에 찬성 의견을 내면서도 “전문의 규정 없이 법안에 따른 명칭만 변경하는 것은 진료 현장에서 혼란 등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고, 대한의사협회는 ‘신중 검토’ 의견을 내어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명칭과 다른 전문과목 특성 등을 고려해 명칭 변경을 신중히 논의한 뒤 결정하는 것이 타당하다. 또한 여성의학과로 개정 시 여성이라는 포괄적 의미로 오히려 진료과목 선택 시 환자들의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재훈 기자 na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