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호도 박용진도 "송영길 대표 2선 후퇴 안 된다"는데.. 왜?
"당 대표가 당 조직력 강화해 중심 잡아야"
"2012년 대선, 당 활용 못 해 결집에 실패"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이재명 대선 후보를 중심으로 선거대책위원회를 개편하기로 하면서 제기된 '송영길 사퇴론'과 관련해 "송 대표가 자리를 지켜야 한다"고 일축했다. 당 중진과 선대위 핵심 인사들이 물러난 탓에 캠프가 원활하게 굴러가지 못한 2012년 대선을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2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송 대표가 선대위원장 자리를 내놓으면 안 된다. 그렇게 되면 당이 안 돌아간다"며 이같이 밝혔다.
우 의원은 이어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가 경쟁한 2012년 모델을 예로 들었다. 그는 "당시 후보 단일화 대상인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민주당) 지도부를 향해 물러나라고 해서 물러났다"며 "그 이후 정통성이 있는 당 중심이 없고, 선대위만 있으니 당 하부 조직까지 원활하게 돌리는 데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차라리 더 좋은 사람을 모셔와 선대위원장으로 새로 세우고 참신한 외부 인사들을 계속 독려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사람들을 없애는 게 혁신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우상호 "엔진 하루종일 돌릴 실무팀 컨트롤타워 필요"
우 의원은 또 실무진 차원의 컨트롤타워를 서둘러 구성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지금 상황에선 선장 교체가 아닌 선대위 엔진을 돌릴 실무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그는 "2017년 대선 당시 임종석, 양정철, 김경수, 윤건영 등 7, 8명이 하루종일 실무적으로 모터를 돌렸다"며 "지금은 그런 모임이 없어 문제가 됐다. 컨트롤타워라는 게 꼭 위를 말하는 게 아니라 실무 집행에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 의원은 이 후보가 전국 민생 현장을 탐방하는 매타버스 프로젝트를 가동한 것과 관련해 "효과가 상당히 좋다. 대통령 후보가 우리 지역을 방문했다는 효과가 작지 않다"며 "대화를 해 보고 분위기를 느끼면 왜곡된 이미지들을 많이 극복할 수 있고 먼저 방문한 선점 효과가 있다"고 호평했다.
박용진 "이재명 외 다른 사람이 무대 위로 올라오면 안 돼"
박용진 의원도 우 의원과 비슷한 주장을 펼쳤다. 송 대표 후퇴가 아닌 중앙당의 장악력을 강화해야 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송 대표 2선 후퇴론은 주마가편, 달리는 말에게 채찍질하는 '더 잘해줘라' 이런 얘기"라며 "현 지도부의 2선 후퇴는 당의 조직력이란 장점을 살리지 못하는 결과로 나타날 수 있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이어 "선대위가 돌아가면서 의원들과 그 지역 조직이 톱니바퀴 돌 듯 돌아가야 하는데, 이건 총연출자의 책임이고 중앙당의 역할"이라며 "당연히 총연출의 책임은 지금 당대표인 송 대표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또 대선 당일까지 이 후보 외에 다른 당내 인물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면 안 된다고 당부했다. 그는 "주의해야 할 건 대선에서 후보를 제외한 나머지 모든 정치인과 조직은 연출 무대 제작부"라며 "연출해야 할 사람들이 무대 위로 출연해 자꾸 집중도를 떨어뜨리는 일이 벌어져선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원들이 의원총회에서 컨트롤타워 부재를 많이 지적했다"며 "선대위는 후보를 제외한 모든 조직과 사람은 연출과 제작진 역할을 맡는 게 컨트롤타워"라고 지적했다.
이재명, 지지율 격차 줄였지만… 與 "믿으면 안 된다"
박 의원은 이를 위해 외부 인사를 영입하더라도 중심은 당이 잡고 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우 의원처럼 2012년 대선을 기억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중앙선대위 개편에 집중하다가 조직력을 활용하는 포인트를 잃으면 안 된다"라며 "2012년 대선 때 당 밖으로 선대위 캠프가 '시민캠프'란 이름으로 세 개쯤 생겼고, 후보가 당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톡톡 튀는 시민사회 인물들에게 선대위원장을 맡겼는데, 당은 완전히 꿔다 놓은 보릿자루처럼 아무것도 못 하는 상황이 벌어지며 조직력이 완전히 밀렸다"며 "전통적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데도 실패해 이중고를 겪었다. 이번에는 양쪽 다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우 의원은 이날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발표한 대선 후보 지지율 조사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40%, 이 후보 39.5%의 결과가 나온 데 대해 "그 결과를 믿지 않는다. 여전히 (이 후보가) 4~5%포인트 지고 있다고 본다"며 "지금의 위기감을 쇄신과 통합으로 이어지게 만들어야지, 느슨해지면 안 된다"고 경계했다.
여론조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KSOI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류호 기자 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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