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인천 흉기난동에 "남경·여경 아닌 경찰 기본자세 문제"

文대통령 "교육훈련 강화하고 시스템 정비하라"
靑 "젠더 이슈로 논의, 본질과 멀어진 것"

문재인 대통령은 22일 인천에서 발생한’ 층간소음 흉기 난동 사건’에서 경찰의 부실 대응에 대해 “이는 남경·여경 문제가 아닌, 현장에 출동한 경찰의 기본 자세와 관련한 사안”이라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공개홀에서 열린 2021 국민과의 대화 '일상으로'에서 국민 패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이날 “경찰의 최우선적 의무는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는 것인데,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브리핑에서 전했다. 또 문 대통령은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교육훈련을 강화하고 시스템을 정비하라”고 지시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남경·여경 문제가 아니라는 문 대통령 메시지가 젠더 갈등을 의식한 것이냐는 질문에 “젠더 이슈로 논의가 되고 있는 것이 본질과 멀어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담겨 있다고 본다”고 했다. 이어 “문 대통령의 말씀에 있는 것처럼, 남경이냐 여경이냐 문제가 아니라 출동했던 경찰의 기본 자세, 자질, 태도와 관련된 문제”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이 사건에 대해 별도의 언급과 지시를 한 데 대해서는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고, 많은 국민들이 관심을 가진 사안이어서 말씀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창룡 경찰청장 경질은 논의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층간소음으로 갈등을 빚은 이웃 일가족 3명을 흉기로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 40대 A씨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17일 오후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지방법원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이 사건은 지난 15일 오후 4시50분쯤 인천 남동구 서창동 한 빌라에서 발생했다. 4층 주민 A(48)씨가 “문 닫는 소리가 시끄럽다”며 3층 B씨 집을 찾아가 소란을 피웠고, 112 신고를 받은 지구대 경찰관 2명이 출동했다. 경찰은 일단 A씨를 4층으로 돌려보냈지만, A씨는 잠시 후 B씨 집으로 다시 와 B씨 아내와 딸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사고 당시 출동한 남자 경위는 1층 현관 밖에서 B씨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고, 집 안에는 여경이 B씨 아내와 딸과 함께 있었다. A씨가 난동을 부렸지만, 이 여경은 대응하지 않고 지원을 요청하겠다며 1층으로 내려가 사고를 막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당시 여경은 테이저건과 삼단봉 등 장비를 갖고 있었지만 사용하지 않았다.

결국 피해자 남편이 칼에 베여가며 몸싸움을 벌여 가해자를 제압했다. 중상을 입은 피해자는 의식 불명 상태다. 피해자 가족은 지난 19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경찰의 직무유기, 살인미수 방조를 고발한다”는 청원을 올렸다. 이 글은 이틀 만에 20만명이 넘게 동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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