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영입' 삐끗? 윤석열 "모르겠어..여러분이 취재해 봐라"
[곽재훈 기자(nowhere@pressian.com)]
국민의힘의 대선 선거대책위원회 구성 문제가 막판까지 이상기류를 보이고 있다. 이르면 22일 발표될 것으로 여겨진 선대위 최상층부 인선안에서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이름이 빠지면서다.
윤석열 대선후보는 이날 오전 당 최고위 회의에 참석한 자리에서 "이준석 당 대표와 김병준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두 분을 상임선대위원장으로 모시는 안을 최고위에 올리겠다"고 말하고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제가) 계속 말씀을 올렸는데 '하루이틀 시간을 더 달라'고 해 본인이 최종적으로 결심하면 그때 올리도록 하겠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윤 후보는 주말인 지난 20~21일 김종인·김병준 전 위원장과 김한길 전 민주당 대표를 연달아 만나고, 이들이 선대위에서 주요 직책을 나눠 맡는 방안을 도출해 냈다고 밝혔었다. 그는 당시 "선대위 총괄선대위원장은 김종인 전 위원장이, 상임선대위원장은 김병준 전 위원장과 이 대표가 맡기로 했다"면서 "(김종인·김병준) 두 분 다 훌륭한 분들이고 연배상으로 김병준 전 위원장이 (김종인 전 위원장을) 선배로 잘 보필해서 해나가면 되지 않겠나"라고 했었다.
그러나 윤 후보의 이날 최고위 발언은, 발표 하루 만에 김종인 전 위원장이 '시간을 좀더 달라'고 요청했다는 것이어서 양측 간 막판 이견이 불거진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아예 김종인 전 위원장의 선대위 합류 자체가 어그러지는 게 아니냐는 말도 나오고 있다.
윤 후보는 이날 최고위 후 기자들과 만나 '김종인 전 위원장 합류에 시간이 더 필요한 이유가 뭐냐'는 질문을 받자 "저도 잘 모르겠다"며 "어제 제가 말씀을 다 드렸는데, 오늘 총괄선대위원장으로 (임명을 최고위에) 부의하는 부분에 대해 하루이틀만 좀 시간을 더 달라고 하셨다"고 전했다.
윤 후보는 김종인 전 위원장이 이같은 의사를 "어젯밤에서 오늘 아침 사이"에 전해왔다면서, 연기 사유가 김병준 전 위원장 관련 문제 아니냐는 물음이 나오자 "여러분이 취재해 보시라. 저도 정확하게 모르겠다"고만 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김종인 전 위원장은 처음부터 김병준 전 위원장이 선대위에 합류하더라도 고문 정도 역할 이상의 권한·책임을 갖는 구성에는 부정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난 20일 <뉴스1>은 김종인 전 위원장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윤 후보가 김병준 전 위원장과 함께 와서 대화를 나눴다"며 김병준 전 위원장의 선대위 합류를 받아들이겠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그는 같은날 앞서 윤 후보와의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윤 후보와) 선대위 관련 이야기를 했다. 특별한 이견이라는 게 아니고 내 나름대로의 생각을 이야기했다"며 "나는 내 의견을 내고 '참고하라'고 했으니까 후보가 알아서 판단할 일"이라고만 말했다.
한 관계자는 "'합의했다'는 말은 (윤 후보의) 일방적 해석일 수 있다"며 "김종인 전 위원장이 자기 입으로 '합류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말한 적은 없지 않느냐"고 했다. 지난 20일 윤 후보를 만난 자리에서도 김종인 전 위원장이 별다른 적극성을 보이지 않았다는 말도 있다. 이런 가운데 선대위 공식 합류가 연기된 것은, 합류 불발까지는 아니도 현재 상황에 대한 김종인 전 위원장의 내심이 썩 흔쾌하지 않은 게 아니겠느냐는 해석을 낳았다.
한편 윤 후보는 이날 최고위에서 선대위 구성의 원칙에 대해 △"당 중심의 선대위" △"국민과 함께하는 선대위" △"일하는 선대위"라는 방향을 발표했다. '당 중심'이라는 부분에 대해 그는 "경륜 있는 당 원로와 유능한 청장년 인재를 전부 모으겠다"고 설명했다.
'국민과 함께'라는 원칙과 관련해 그는 "선대위 구성 자체가 국민 통합 과정이 돼야 한다"며 "정권 교체의 열망은 같지만 아직 우리 당과 함께하기는 조금 주저하는 분들이 계신다. 그래서 당 선대위와 별도로, 후보 직속으로 김한길 위원장의 '새시대준비위원회'를 두고 함꼐 선거운동을 해보려 한다"고 밝혔다. 그는 "새시대준비위는 아무래도 당 선대위보다야 훨씬 규모가 작겠지만 그 구성과 활동 상황은 정기적으로 최고위에 공유하겠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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